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ontribution(봉사)

[비바100] 잠실3동 '위 캔 봉사단' 박규섭·김예은 부부

[열정으로사는사람들]

입력 2018-01-15 07:00 | 신문게재 2018-01-15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위캔봉사단 공부
박규섭·김예은 부부는 봉사활동을 위해 어학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이 어학 공부를 위한 필기가 빼곡하게 적힌 학습자료.(사진=김동현 기자)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과 소통하며 늦은 나이에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있죠. 위 캔 봉사단은 저희에게 단순히 봉사활동이 아닌 삶의 활력소로 자리잡았어요.”

‘위 캔 봉사단’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총 4개 언어로 안내 봉사를 한다. 봉사단원들은 봉사단 로고가 적힌 노란 조끼를 착용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길을 안내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노란 조끼를 자랑스럽게 꺼내 보이며 자신들을 소개한 박규섭(70), 김예은(66) 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 송파구 잠실 3동 ‘위 캔 봉사단’의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4세부터 74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소속된 이 봉사단 중 부부가 함께 활동하고 있는 경우는 이들은 유일하다.

이들 부부는 은퇴 전 어학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적이 없다. 박 단원은 오랜 기간 육군 장교로 복무한 후 예편했으며, 김 단원은 가정주부로서 남편을 내조했다. 

 

위캔 봉사단 부부
위 캔 봉사단으로 활동 중인 박규섭·김예은 부부.(사진=김동현 기자)

 


외국어와 인연이 없던 이 들이 어학을 접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영어 봉사 중인 박 단원은 “은퇴 후 자녀들과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간 일이 있었는데 말이 통하지 않다보니 너무나 답답한 겁니다. 묻고 싶은 것도 많고 혼자 해보고 싶은 것도 있는데 영어가 안되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죠.”라고 어학을 접하게 된 당시를 떠올렸다.

일본어 봉사를 하고 있는 아내 김 단원은 “딸이 일본어를 전공했는데 아이와 더욱 많은 대화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고자 공통분모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 공통분모를 일본어로 정하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이렇게 열심히 어학을 공부한 이들 부부는 이를 활용해 활동할 방법을 찾던 중 위 캔 봉사단을 접하게 됐다고 말한다.

“우연히 저희가 살고 있는 잠실3동에서 봉사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처음에는 조금 망설였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자라는 각오로 봉사활동에 지원하게 됐죠.”

이렇게 단원이 된 부부는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지금껏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박 단원은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대화를 하는 이 봉사활동이 너무나 즐거워요.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긍정적인 충격을 받는 경우도 많아요. ‘우리나라 사고에서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 쪽 나라 사람들인 저렇게도 생각하는 구나’하고 다양한 사고방식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계기가 된 거죠”라고 봉사활동으로 얻는 즐거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 단원 역시 “안내가 필요한 관광객들도 많지만 혼자 온 경우 누군가와 대화가 하고싶은 사람들도 더러 있어요. 우리의 경우 이런 관광객들에게 필요한 정보도 전달하고 말동무도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 입니다.”라고 전했다.

부부는 통역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어학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저희가 통역이 필요한 봉사를 하지만 어학 실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래서 저희도 봉사활동을 위해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게 되는거죠. 그래서 요즘엔 매일 아침 6시부터 두 시간동안 영어 TV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하루를 시작해요. 그리고 아침 식사를 하고 영어스터디에 나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가족들도 이들 부부의 열정적인 봉사활동에 대해 적극 환영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들과 딸이 모두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는데 저희 부부가 이런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너무나 좋아해요. 나이가 들어서 집에만 있지 않고 부모가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굉장히 고맙다고 웃으며 말하더라고요. 손주들도 저희 봉사활동에 응원을 많이 해주고 필요한 자료도 챙겨줘요.”

이들 부부는 위 캔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얻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이 같은 봉사활동 시스템이 더욱 활성화 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은퇴 후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삶이 무료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요즘 의학이 발달하면서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년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정작 사회에서 그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와 같이 이렇게 봉사활동도 하고 무료함도 달래면서 사회에 나오는 계기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부부는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여건이 되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저희는 위 캔 봉사단의 일원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싶어요. 위 캔 봉사단은 단순히 저희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하면서 저희 부부 역시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활력소가 됐기 때문이에요. 이미 저희 생활에 일부분이에요. 앞으로도 열정을 다해 봉사하면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 저희의 꿈이자 목표입니다.”

글·사진=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