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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우리아이 평발, 치료해야 할까?

입력 2019-06-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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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한쪽 발에는 26개의 뼈, 41개의 인대와 20개의 근육, 수백에서 수 천 개에 이르는 신경과 혈관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발은 몸무게로 인해 발바닥이 지면의 충격을 흡수 및 분산시키며 인체에 가해지는 역학적인 힘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태어나서 걷기 전 아기들의 발은 아치가 발달되지 않아 평발을 유지하다가 걸어 다니면서 아치가 생긴다. 하지만 이때 발바닥 아치를 이루는 내측아치 인대 탄력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평발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보통 발은 발바닥 안쪽이 아치형태를 그리며 움푹 들어가 있다. 하지만 평발은 발바닥 안쪽의 아치가 가라앉아 평평하다. 발바닥에 잉크를 묻히고 종이 위에 섰을 때 평발이 아닌 사람은 발모양 일부가 찍히지 않는다. 반면 평발인 사람은 발 모양 전체가 찍힌다.

평발의 원인은 유전, 발목관절 골절 등 외상 후유증, 아킬레스건 긴장, 소아마비·뇌성마비 같은 신경근육성질환, 류마티스관절염, 과체중 등 다양하다. 원인에 따라 평발의 심한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평발은 유연성평발과 강직성평발로 나뉜다. 유연성평발은 발에 체중이 실리지 않으면 발에 아치가 보이지만, 발을 바닥에 딛고 체중을 실으면 발의 안쪽이 볼록하게 나오거나 발바닥의 대부분이 지면에 닿는다. 강직성평발은 체중부하와 관계없이 발바닥이 항상 평평한 경우다.

평발인 어린이는 달리기나 먼 거리를 걷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성인의 경우 외관상 발 안쪽 아치가 소실되어 발뒤꿈치가 바깥쪽으로 기울어진다. 주로 신발 안쪽이 닳고, 오랫동안 걷거나 운동했을 때 통증을 느낀다. 평발이라고 하면 생활하기 불편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평발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특별히 불편한 점이 없다는 사람들도 많다.

통증이 있을 경우 아치를 받쳐주는 깔창을 신발 안에 착용하거나, 발가락 끝으로 걷게 하거나, 발가락 올리기 운동을 반복해 후방경골근(종아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등 보존적 치료를 한다.

통증이 가벼우면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거나, 심한 변형으로 발 모양이 변하거나, 신경 근육성 질환과 관련한 평발이라면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 방법으로는 뼈를 깎아 발의 아치를 만드는 절골교정술이나 발의 아치를 만들어주는 힘줄의 기능 저하가 있을 때 시행하는 힘줄 이전술 등이 있다.

유아기에는 치료를 하지 않는다. 좀더 성장할 때까지 지켜보는 게 좋다. 대신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격한 운동을 피하며,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착용해 피로나 통증을 줄인다.

평발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운동선수에겐 하나의 취약한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성과를 못 내는 것은 아니다. 특수 제작된 축구화를 신고 평발의 불편함을 이겨낸 포르투갈의 축구 황제 에우제비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뛰어난 실력을 입증하고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했던 박지성 선수도 평발을 갖고 있다.

평발로 인해 통증이 있다면 얼음이나 차가운 물수건으로 냉찜질하는 게 좋다. 전문의 진단 없이 스스로의 판단만으로 보조기구 등을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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