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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외출 꺼리고 우울한 부모님, 무릎 관절이 이유?

입력 2021-05-18 07:00 | 신문게재 2021-05-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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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힘찬병원 김진홍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2)
김진홍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자녀들에게 늘 강한 모습을 보였던 부모님도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 나이가 들며 노화로 인해 닳은 뼈마디가 부모님을 한없이 여리고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오랜 세월 자식을 키우고 뒷바라지 했던 헌신의 대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연골은 닳고 관절 기능이 상실되며 모양이 변한다. 이에 따라 O자형 다리나 손가락 끝이 구부러지는 등 퇴행성관절염의 후유증이 나타나게 된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표면을 덮고 있는 연골이 마모되어 뼈가 맞부딪히거나 노출되면서 통증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통증과 보행의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제약을 주지만, 관절염의 특성상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고 증상이 나타나도 혼자 감내하는 경우가 많아 자녀가 쉽게 알아채기 어렵다.

부모님의 다리가 예전과 달리 O자형으로 휘어진 경우, 다리를 온전히 펴거나 구부리지 못하는 경우, 걸음이 불편해 보이고 이동 속도가 느려진 경우, 앉았다 일어설 때 잡고 일어나야 하는 경우 등이 발견된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관절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무릎에 힘이 빠져 주저앉고 싶은 경험을 했는지, 통증이 심해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깨는지, 진통제를 얼마나 자주 복용하는지 등도 적극적으로 묻고 체크해야 한다.

노인 관절염 환자들이 방치될 경우 거동의 불편함으로 인한 보행 장애를 초래해 자칫 사고로 이어지는 등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 외부 활동이 줄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외로움을 느끼고, 이전처럼 활동하기 어려워지면서 다양한 우울 증상을 겪는 경우도 생긴다.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서 장기간 혼자 통증과 고통을 감내하다가 심리적 변화로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우울증을 겪는 사례도 있다. 관절염 환자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은 신체적 고통보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만큼, 주변인들이 관심을 갖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정기적으로 병원 방문에 맞춰 가족들과 근사한 외식이나 쇼핑을 함께 하는 것도 관절염을 앓는 부모님의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기대수명이 높은 만큼 여생을 고려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다행히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관절이라 하더라도 통증을 경감시키고 다시 걸을 수 있도록 의료기술은 진보되어 있다. 망가진 무릎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치하는 수술로 충분히 통증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말기 관절염 환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손상된 연골 부위를 제거하고 튼튼한 새 관절을 삽입하기 때문에 관절의 운동기능이 되살아나 통증이 사라진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도 가능하다. 뼈 절삭 범위 계획과 실제 절삭이 모두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계측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로봇이 관절염으로 변형된 다리 축을 바르게 정렬하고 정확한 위치에 인공관절이 삽입되도록 정확한 수술을 돕는다. 로봇수술은 육안으로 보면서 수술할 때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근육 손상이나 관절 마모율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진홍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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