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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뮤지컬 ‘인간의 법정’이 던지는 질문 “인간은 그리고 인간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입력 2022-10-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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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인간의 법정
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장면(사진=허미선 기자)

 

“인간은 무엇이고 인간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그 경계에 대한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게 됐습니다.”

결국 조광희 변호사이자 작가의 말처럼 뮤지컬 ‘인간의 법정’(12월 4일까지 대학로아트원씨어터 2관)은 ‘만물의 영장’이라 자칭하는 ‘인간’ 그리고 인간중심주의가 만들어낸 ‘인간의 조건’에 대한 이야기다.

조광희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그가 직접 대본까지 꾸린 뮤지컬 ‘인간의 법정’을 위해 연극 ‘Q’와 이를 변주한 ‘에브리바디 원츠 힘 데드’, 뮤지컬 ‘그리스’ ‘빅피쉬’ 그리고 지난해 딤프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한 ‘스페셜5’ ‘그리스’ 등의 김정한(요세프 케이) 연출, ‘투란도트’ ‘조선삼총사’ ‘그날들’ 등의 장소영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뮤지컬 인간의 법정
뮤지컬 ‘인간의 법정’ 창작진과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

 

지난해 4월 출간과 동시에 해외 출판권, 한국을 비롯한 중국, 프랑스, 베트남 등 서유럽·아시아 8개국 뮤지컬 판권이 팔려나간 ‘인간의 법정’은 AI(인공지능)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아오(류찬열·유태양·이재환·최하람, 이하 프레스콜 참여·가나다 순)가 자신과 DNA를 나눈 주인 한시로(김승용·선한국) 살해범으로 인간의 법정에 서면서 벌어지는 법정 스릴러다.

살해 입증이 아니라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법정’에 설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벌이는 법정공방에서는 아오를 돕는 변호사 호윤표(오종혁·임병근·박민성)와 카운슬러(이상아·이서영), 인간 중심적 사고에 천착한 서인구(김승용·선한국) 등이 연대하는가 하면 반목하기도 한다.  

 

뮤지컬 인간의 법정
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장면(사진=허미선 기자)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6일 열린 프레스콜에서는 ‘인간이 나타나기 전에’(오종혁), ‘동생이 필요해’(선한국·이상아), ‘내 이름은 아오’(선한국·이상아·유찬열), ‘무슨 일인지 아시겠어요?’(임병근·선한국), ‘의식이 생긴 아오’(유태양·이상아), ‘내 뜻대로 살리라’(이상아), ‘내 피는 파랑’(이재환), ‘너를 구하는 건’(이병근), ‘이 재판은 어떻게 될까’(김승용), ‘제발’(최하람·김승용·이상아·오종혁)이 하이라이트 시연됐다.

법률자문차 조광희 변호사이자 작가를 만나면서 뮤지컬화를 이끈 장소영 작곡가·음악감독은 “20년차 뮤지컬 작곡가로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며 “새로운 소재 찾고 있던 때 근미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털어놓았다. 

 

“AI가 살인을 저지르고 법정에 서는, 형사 법정이 아닌 AI가 과연 ‘인간의 법정’에 서도 되는지를 가리는 법정이라는 데 흥미가 생겼죠.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인간의 본질과 이기심 등 근본적인 걸 고찰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뮤지컬 인간의 법정
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장면(사진=허미선 기자)

 

김정한 연출은 “작품 안에 내포하는 질문들이 많다. 아오가 하는 ‘저의 고향은 어디죠’ ‘저의 집은 어디죠’ ‘의식은 뭐죠’ ‘나는 뭐죠’ 등의 질문들이 누구나가 스스로에게 묻는 ‘나는 누구지’ 같았다”고 말을 보탰다.

그렇게 ‘인간의 법정’은 사람이 만들었고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법, 그 ‘인간의 법정’에 역시 사람이 만들었고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안드로이드가 설 자격이 있는지를 가리는 공방을 통해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에 대한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전혀 다른 매력의 ‘아오즈’, 작가를 모티프로 한 호윤표가 던지는 질문

뮤지컬 인간의 법정
뮤지컬 ‘인간의 법정’ 아오 역의 유태양(왼쪽부터), 류찬열, 최하람, 이재환(사진=허미선 기자)

 

“이 작품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빠져 있었어요. 우영우의 순수하고 아이같은 마음이 아오랑 비슷한 것 같아서 영감을 얻었죠.”

이렇게 털어놓은 안드로이드 아오 역의 이재환(빅스 켄)은 “영화나 드라마 등을 많이 보면서 말투, 눈빛, 동작 등을 연구하고 준비했다”며 “아오즈(아오 역의 배우 4명)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각자 다른 톤과 매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뮤자컬 인간의 법정
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장면(사진=허미선 기자)

 

유태양은 “대본을 읽고 연습하면서 ‘내가 만약 안드로이드고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했다”고 밝혔다.

 

“질문을 통해 나오는 답을 조합하면 진짜 억울하고 강렬한 감정을 표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겠다 싶어요. 이질적인 존재지만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안드로이드임을 잘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연습했죠.”

류찬열은 “인식이 생기기 전에는 공감을 안해야 해서 표정 관리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안드로이드를 표현하기 위해 움직임, 발음, 발성 등에 중점을 두면서 연습하다 보니 자연스레 아오에 ‘공감’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뮤지컬 인간의 법정
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장면(사진=허미선 기자)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딤프) 뮤지컬스타 최우수상 수상자로 ‘인간의 법정’으로 데뷔한 최하람은 “안드로이드라는 단어가 가진 딱딱함이 아니라 인간보다 더 순수하게 감정을 받아들이고 표출하는 아오의 매력이 굉장한 작품”이라며 “제목은 무겁지만 울고 웃고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털어놓았다.

오종혁은 “결국 아오가 어떻게 성장해 나가고 마지막 상황까지 가는지가 중요한 작품”이라며 안드로이드의 권익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 호윤표를 표현하는 데 “제 캐릭터가 더 돋보이고 풍성해지기 보다는 아오가 갈 길을 제시하는 인물로 존재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인간의 법정
뮤지컬 ‘인간의 법정’ 호윤표 변호사 역의 임병근(왼쪽)과 오조혁(사진=허미선 기자)

 

오종혁과 더블캐스트인 임병근은 “호윤표라는 역할이 (변호사이기도 한 조광희) 작가님을 모티프로 하고 있어서 책임감과 부담을 가지고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연습을 진행하면서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가, 이 세상이 인간만을 위해 존재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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