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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국립발레단만의 스타일로 새로 꾸린 ‘돈키호테’ 송정빈 안무 “고전다우면서도 시대에 발맞춰!”

입력 2023-04-0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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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막하는 ‘돈키호테’를 국립발레단만의 색채로 재안무한 송정빈 안무가(사진제공=국립발레단)

 

“지난번 ‘해적’처럼 2막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셔서 구성도 바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도 발레를 처음 배웠을 때부터 왜 제목이 ‘돈키호테’인데 돈키호테는 마임만 하지 의문점이 들었어요. 그 의문점에서 안무를 시작했죠. 돈키호테를 입체적인 인물로 만들 수 있는 장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했습니다.”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 2020년 ‘해적’으로 안무가로 데뷔한 국립발레단원 송정빈은 두 번째 안무작 ‘돈키호테’(4월 12~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송정빈 안무로 재구성될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1869년 러시아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 Marius Petipa)가 초연한 작품이다. 제목은 ‘돈키호테’지만 키트리와 바질이라는 젊은 연인의 사랑 이야기다.

“뮤지컬을 너무 좋아하는데 ‘맨 오브 라만차’를 보면서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내세울만한 소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돈키호테라는 캐릭터를 원작과는 좀 다르게 이용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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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막하는 ‘돈키호테’를 재구성한 안무가 송정빈(사진제공=국립발레단)
원래 3막짜리 발레극을 2막으로 재구성하면서 송정빈은 “2막 1장 드림신에 늙은 돈키호테를 젊게 변신시켜 무용적 제약을 없애고 감정선의 활용도를 높였다”며 “그 장치를 이용함으로서 개연성 있게 풀어갈 수 있었고 캐릭터를 입체화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장면에는 젊은 돈키호테와 이상적인 여인 둘시네아의 파드되(2인무)가 추가됐다. 새로 추가된 파드되와 더불어 원작 발레의 키트리와 바질 결혼식의 그랑파드되 등은 고스란히 살렸다. 더불어 강수진 단장 겸 예술감독의 전언처럼 “솔로 파트가 잘 분배돼 있기도 하다.”

송정빈은 “1막 바르셀로나 광장은 최대한 원작을 살리면서 스피디하게 진행하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쳐내면서 개연성 있게 꾸리려 노력했다”며 “1막 2장에서는 원래 집시촌으로 가지만 유랑극단으로 대체된다”고 밝혔다.

“유랑극단이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펼치는 연극, 노래 등을 통해 동키호테가 풍차로 돌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 개연성을 만들었죠. 2막 1장은 풍차로 돌진해 기절한 돈키호테가 꿈속으로 들어가 사랑하는 이상형의 여인을 만나고 군대 및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느낌을 살렸습니다. 무엇있든 할 수 있는 꿈속이라는 장치를 통해 돈키호테라는 캐릭터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가 꿈에서 깨는 2막 2장은 원작의 화려한 결혼식 장면의 그랑파드되로 이어집니다.”

안무의 변화는 음악 편곡으로도 이어졌다. 송정빈은 “발레 애호가들이 ‘돈키호테’ 하면 떠올리는 화려한 테크닉과 볼거리는 살리면서 스페인풍의 정렬적인 동작들, 손동작들, 플라멩고 등에서 영감을 받아 2막 디베르티스망(이야기의 줄거리와 관계없이 볼거리를 위한 춤)을 제 식대로 풀어서 새롭게 안무했다”고 털어놓았다.

“제 식대로 끊어서 그런지 약간의 임팩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김인규 작·편곡가님께서 캐릭터적으로도 잘 살려주셨죠. 고전은 고전다워야 한다는 게 제 목표입니다. 그 목표 안에서 최대한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했죠. 발레 역시 시대적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고 스피디하게 장면전환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큰 들은 그대로 가져가되 세부적인 개연성을 추구했죠.”

그의 안무작인 ‘해적’은 선호도 조사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으로 꼽혔는가 하면 100년 역사를 가진 독일 바스바덴의 ‘2023 Internatinal May Festival’에 초청돼 공연되기도 한다.

“국립발레단을 사랑하는 단원으로서 저희만의 버전, 그 내용이 한국 고전이 아닌 외국에서도 이질감이 없는 작품을 저희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해외에 갈 수 있다는 게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는 한국적 정서가 어느 정도 들어갔다고 생각해요. K드라마, 영화, 팝 등이 우리만의 정서, 방식으로 풀어가면서 열풍을 일으킨 것처럼 K발레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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