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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반려동물 고령화 따른 새로운 '노노 케어'… 고령 돌봄 노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는?

입력 2024-03-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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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z

 

사람 사회의 고령화 못지 않게 반려동물 사회의 고령화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보살핌의 수준이 높아지고 건강 관리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반려동물들의 수명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반려동물이 사실상 노령기를 맞고 있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문제는 반려견을 벚으로 노후를 함께 보내는 어르신들이다. 반려동물도 치매에 걸리는 사례가 늘면서 더 이상 반려동물을 케어 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우리보다 반려동물과의 유대 문화에서 앞선 일본의 관련 지원 서비스 사례를 비교하며, 노후의 반려동물 케어 방법을 고민해 보자.



◇ 일본에서 자리잡은 반려견 고령화 지원 서비스들

태어난 지 10년이 된 반려견은 사람 나이로 60대 초반에 해당한다고 한다.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고령자들에게 늙어 거동이 불편해진 반려동물을 돌보는 것은 대단히 힘든 노동이다. 일본에서는 ‘노견 홈’이라는 일종의 반려견 요양원 서비스가 이런 새로운 ‘노노(老老) 케어’ 수요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동물간호사와 노견 전문 동물요양사가 상주하며 24시간 간병과 수발을 맡는 체제다.

‘노견 홈’은 현재 일본에서 전국에 200여 곳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아침 기상부터 산책과 식사 등 시간별로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운영되고, 제휴를 맺은 동물원장이 정기적으로 왕진을 온다. 언제든지 면회가 가능하며, 집에서 온라인 면회도 할 수 있다. 블로그를 만들어 반려동물의 일상을 수시로 업 데이트해 확인시켜 주기도 한다. 도심 외곽의 일부 시설은 ‘도그 런’ 같은 운동장도 구비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게 한다.

노견 홈에 들어가려면 6개월에서 1년 기한의 장기 입소와 사망 때까지 돌봐주는 종신 입소가 있다. 종신 간병의 경우 연간 30만~160만 엔 수준이며 평균 50만 엔 대 중반이라고 한다. 일부 노견 홈 업체는 방문 서비스도 한다. ‘펫 케어’는 일본 최초로 전문 동물간호사나 펫 시터를 파견해 반려동물 재택 간병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 대부분이 60세 전후 여성이라고 한다.

방문 서비스의 경우 안전에 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100% 여성 동물간호사가 파견된다고 한다. 방문 서비스 상황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보여주기도 한다. 24시간 대응 가능한 반려동물 전용 구급차도 구비해 놓고 있다. 요금은 1회에 1만 엔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일본 전문가로 시니어 트렌드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김웅철 EBC 대표에 따르면, 최근에는 노년 홈 시장 수요가 커지는 틈을 타 질 낮은 업체들이 잇달아 생기는 바람에 사회 문제화되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 반려동물도 나이 들기 전에 건강검진이 필수

전문가들은 노령견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병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악취와 치주질환이라고 말한다. 늙은 반려견의 95% 가까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또 노령견의 절반 가량은 과호흡과 심혈관에 악영향을 미치는 비만과 과체중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가려움을 동반하는 만성귓병과 피부알러지도 거의 절반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이 밖에 백내장과 시력 저하, 폐부종을 동반하는 심장병과 만성 신부전, 방광염과 결석 및 비뇨기 질환 등이 35% 안팎에 이른다고 한다. 퇴행성 관절염도 노령견의 거의 3분의 1 가량이 경험한다고 한다. 식욕부진 구토를 유발하는 만성췌장염이나 치매 등도 10% 전후지만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될 때까지 고령의 주인들이 미리 예상하고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서 심각한 질병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최근 반려동물 시장에서는 노령 반려동물에 대한 건강검진과 진단 및 치료 영역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반려동물 시장에서, 동물 질병을 예측하기 위한 건강검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또 노령견에서 지주 발생하는 심장병, 만성신부전, 종양 등을 진단하는 검사와 치료 영역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사람의 중년기에 해당하는 생후 6~8세 정도의 반려견이라면 생애전반기 건강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매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권하기도 한다.

이제까지는 미용 차원으로 조치했던 것들이 이제는 치료 목적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것이 동물 스켈링이다. 사실상 마취를 통한 치과 수술이라 할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치과 치료 시 세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호흡마취를 채택하는 등 매우 과학적인 절차로 진행된다.

검진은 심전도나 혈액검사, X-ray, 초음파 검사 등 사람들이 주로 하는 내용들도 대동소이하다. 이 가운데 노령견의 경우 특별히 혈액응고계 검사가 추가되기도 한다. 심장 관련 검사와 출혈이 동반되는 치료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다.

서울 강남에서 관련 시설을 운용 중인 김성복(가명) 원장은 “검사와 진단, 수술 등 모든 면에서 국내 동물병원의 의료 수준은 매우 뛰어나다”면서 “고령자가 노령견이나 노령묘를 케어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만큼, 서로가 거동이 어렵지 않을 때에 미리 건강 검진을 해 노후의 어려움과 슬픈 이별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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