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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공유경제가 동네상권 구원투수 될까

입력 2019-04-10 07:00 | 신문게재 2019-04-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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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전철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집까지 가는 길은 동네상권의 관찰자 노릇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동네상권 가게들은 식음료 업종 일색이다. 대략 100여 개 의 식음료 가게 중 체인점 간판을 단 곳은 20%가 채 안된다. 전적으로 주인의 솜씨에 의존하는 개인 독립점포들이 80%를 웃돈다. 대부분 가게가 영양실조 상태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모양새다.

동네상권이 이처럼 빈사상태를 헤매는 원인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수요를 훨씬 웃도는 과도한 공급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간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가운데 50대에 퇴직한 직장인들이 자영업 시장으로 밀려들어온 결과다. 동네 주민들은 기껏해야 주말에 한번 외식을 하는 게 고작이지만 70여 개에 달하는 음식점(주점 포함)은 매일 손님이 차야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다.

둘째는 차별화 전략의 실패다.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도록 만드는 상품도, 서비스도 갖추지 못한 가게가 대부분이다. 필자가 관찰한 70여 개 음식점 중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않고 손님이 차는 곳은 두 곳 정도다. 선두는 오리고기전문점. 메뉴와 맛의 차별화는 물론이고 가성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 다른 곳은 호텔주방장 출신이 차린 초밥집이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장인의 손길이 역력한 초밥에 소비자들이 매료된다.

세 번째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장사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원룸촌이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실내포차와 치맥집들이 줄지어 있다. 하지만 싱글족들은 원룸에서 4캔에 1만원짜리 수입맥주를 사놓고,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 맛깔스런 안주를 기다린다.

네 번째, 실패를 감지하고 재도전을 준비하기에는 점주 형편이 너무 열악하다. 영세성과 역량 부족이다. 이 때문에 자영업 시장은 빈곤층을 양산하면서 사회불안의 핵으로 작용하고 있다.

절망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나타난 ‘공유경제’가 자영업 시장에 한가닥 빛이 될 지 주목된다. 이 중 ‘공유주방’은 국내 외식시장에 큰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점주의 비용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이다.

공유주방이 활성화 되면 동네상권 음식점들은 배달형 가게로 형태를 바꿀 수 있다. 비싼 월세와 서비스 인력의 인건비가 대폭 절감된다.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시대 흐름에도 부합된다. 신생모델 공유주방이 동네상권의 구원투수가 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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