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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자영업이야기] 구호에 그친 '자영업 살리기'

입력 2019-05-15 07:00 | 신문게재 2019-05-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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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소상공인 500명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경영실태를 조사했다. 응답자의 77.4%가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줄었다고 답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1억원 미만인 영세 사업장일수록 매출감소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매출 5000만원 미만인 소상공인들은 올해 매출이 작년 대비 37%이상 줄었다고 응답, 내수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임이 드러났다.

응답자의 60% 가까이가 올 2분기 이후 경영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비관적인 생각을 가진 소상공인의 절반 이상은 3년 이후 장기적으로도 경영상태가 호전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비관론으로 말미암아 최근 1년사이 휴폐업을 고려한 소상공인은 총 응답자의 33%를 넘었다. 휴폐업을 고려하긴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이유로 ‘매수자 없음’이 63.1%(복수 응답)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폐업후 생계유지 부담’이 58.9%로 뒤를 이었다. 마음대로 사업을 접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6개월전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우리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자영업 동향분석’이란 보고서에서도 자영업의 위기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보고서에는 총 222만개 가맹점 중 자영업 집중도가 높은 세부 업종을 ‘자영업 집중 업종’으로 분류, 자세한 분석을 곁들였다. 자영업 집중 업종은 일반 서비스 업종의 88%를 차지하는 10개 업종으로 요식업, 의류잡화 판매업, 음식료 판매업, 학원, 소규모 소매점, 자동차 정비, 개인서비스 등이 해당한다.

이같은 자영업 집중 업종은 점포당 매출액 감소, 휴폐업 점포 증가, 전체 카드결제금액 중 법인카드의 비중이 축소되는 등의 특징을 보였다.

휴폐업 가맹점도 늘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휴폐업 가맹점수는 60만개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으나 작년 1∼9월까지 66만개에 달했고, 연간으로는 80만개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전체 카드 가맹점 중 36%가 정상 운영이 힘든 상황임을 말해주는 데이터다.

작년 12월 정부는 무려 16개 부처가 참여해 만든 자영업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자영업자가 잘 사는 나라를 위한 중장기 정책로드맵’이란 설명과 함께.

하지만 소상공인 점포 3분의 1 이상이 문을 닫고 있다. 휴폐업은 올들어서도 고공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국 구도심 상권 30곳을 혁신거점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정책과제만 하더라도 언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요원한 실정이다.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란 거창한 구호가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와닿을 지 의문이다.

급증하는 휴폐업이 자영업 위기상황이란 뚜렷한 신호임을 인정, 이들이 사회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는 일이 긴요하다. 자영업 시장에서 퇴출되는 소상공인들의 재기 지원에 16개 부처가 팔을 걷어붙이는게 훨씬 시급하고 바람직해 보인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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