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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플루언서] 샌드박스 "게임블록으로 쌓은 경복궁, 온 가족 뛰노는 역사 놀이터 됐죠"

'랜선 어린이 궁중문화축전' 제작 총괄 황호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팀장

입력 2020-10-18 12:23 | 신문게재 2020-10-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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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찬 샌드박스네트워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팀장이 서울 강남 대치동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문화재 관람 시설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여행객들의 아쉬움이 깊어지고 있다. 전시회나 행사는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증강현실(AR)과 같은 실감형 영상 콘텐츠로 문화재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갈증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MCN 샌드박스네트워크(이하 샌드박스)는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게임 분야 역량을 살려 전에 없던 방식의 문화재 관람 기회를 선사한다. 인터넷 사용자와 현장을 잇는 도구는 게임 ‘마인크래프트’다. 온라인 관람객은 정육면체 블록을 쌓아 실제처럼 구현한 문화재 안에서 다른 유저들과 소통하고 게임을 즐기며 우리 역사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황호찬 샌드박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팀장은 다음 달 10일까지 4주간 진행하는 ‘랜선 어린이 궁중문화축전’ 프로젝트의 제작을 총괄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매년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로 한국의 대표 문화유산인 궁궐의 매력을 알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온라인 채널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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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로 구현한 경복궁 전경. (사진제공=샌드박스네트워크)

 

“경복궁 전체를 구현하는 데 석 달이 걸렸습니다. 앞서 진행했던 ‘어린이날 청와대 초청 행사’보다 3배 이상 큰 규모죠. 어린이들이 역사적인 사실을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도록 NPC(게임 도우미)를 배치했습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콘셉트로 문과와 무과로 나눠 장원급제를 목표로 하는 게임도 준비했죠. 답사와 위성사진을 참고해 건축물을 만들었습니다. 해태, 십이지신, 어도에 깔린 봉황 문양 등 궁궐의 모든 요소를 세밀하게 표현하려고 애썼습니다. 억 단위가 넘는 블록을 썼어요.”

샌드박스는 이번 프로젝트가 역사 교육 콘텐츠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고증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임금만 다닐 수 있었던 어도를 온라인 관람객들이 밟을 수 있게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한국문화재재단과 했을 정도. 문신(왼쪽)과 무신(오른쪽)이 다니는 길이 서로 달랐던 점을 고려해 각 위치의 성격에 맞는 게임을 넣었다. 매시간 NPC는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장면을 선보인다. 행사 첫 주 방문객은 2만명을 돌파했다.

“마인크래프트는 일반 3D 툴보다 효율적으로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게 강점입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14세 이상 이용자 접속률이 전체의 절반에 달합니다. 아이와 아버지가 함께 온라인 경복궁을 둘러보며 게임을 하는 모습이 무엇보다 인상 깊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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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찬 팀장이 크리에이터 ‘도티’ 캐릭터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샌드박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마인크래프트 파트 6명, 애니메이션 파트 4명이 근무한다. 정부 기관과 기업의 프로젝트 제안이 쏟아지면서 내년 2월까지 스케줄이 꽉 찼다.

“유튜브라는 플랫폼 안에서 가볍지만 오래가는 독특한 아이디어의 애니메이션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키즈 시장을 벗어나 20대 이상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신진 작가를 육성하려고 해요. 최근에는 시청자 사연으로 영상툰을 만드는 작가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사 장르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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