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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컨템퍼러리, 시즌무용수, 프로젝트 별 제작시스템으로 무장한 서울시발레단 창단

입력 2024-02-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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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20일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오세훈 시장(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 강국입니다. 하지만 발레를 비롯한 순수 예술 분야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명실상부하게 문화 강국으로 K콘텐츠를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서울시발레단 창단이 K콘텐츠, K컬처의 매력을 확장하고 서울시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늘리는 것은 물론 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공헌해 나갈 생각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언처럼 “48년만에 창단되는 공공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이 그 출발을 알렸다. 서울시는 20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알렸다. 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은 세 번째 공공발레단으로 고전발레가 아닌 컨템퍼러리 발레에 집중한다.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
20일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 왼쪽부터 박효선·남윤승·원진호·김소혜 시즌단원, 오세훈 시장, 안성수 안무가, 안호상 사장, 김희현 시즌단원, 이루다·유회웅 안무가(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단원제가 아닌 시즌 무용수 시스템으로 운영될 서울시발레단은 8월 미국에서 활동 중인 주재만 총연출·안무의 ‘한여름 밤의 꿈’ 세계 초연을 창단공연으로 선보인다. 

 

주재만 안무가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은 물론 무용적으로는 조지 발란신(George Balanchine)을 통해 아주 유명한 작품”이라며 “서울시발레단 창단 작품은 저만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의 안무와 독특한 상상력으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알렸다. 이어 “복잡하면서 깊은 인간의 내면과 솔직하게 표현되는 희망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미래를 상징하는 작품이 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선 4월에는 창단 사전 공연 ‘봄의 제전’을 무대에 올리고 두명의 안무가가 꾸릴 10월 공연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봄의 제전’은 안성수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교수, 유회웅 리버티홀/리버티발레 대표, 이루다 블랙토 컨템퍼러리 발레 컴퍼니 안무가가 각각 ‘로즈’(Rose), ‘노 모어’(No More), ‘볼레로 24’(Bolero 24)로 꾸린다.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 (8)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의 시즌무용수와 안무가들. 왼쪽부터 박효선·남윤승·원진호 시즌단원, 안성수·유회웅·이루다 안무가, 김소혜·김희현 시즌단원(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로즈’는 안성수 안무가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 맞춰 2008년 첫 선을 보인 후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땅 그리고 땅에서 태어나는 생명체들에 대한 예찬을 주제로 한다.

 

‘노 모어’는 엔포(N포) 세대에 대한 이야기다. 유회웅 안무가는 “포기가 일상이 돼버린 젊은이들에게 발레라는 예술을 통해 감각을 일깨우고 희망을 전달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드럼이라는 악기를 선택해 바쁘게 움직이는 일상과 심장 박동 그리고 그 안에 가지고 있는 힘을 발레와 함께 조화롭게 만들어 보겠다”고 설명했다.

‘볼레로 24’는 지난해 한국 발레협회 작품상을 수상한 ‘블랙 볼레로’를 새롭게 재구성한다. 이루다 안무가는 “서울시발레단 창단하는 2024년을 기념하고자, 그리고 1년의 24절기, 하루 24시간을 표현하면서 순환이라는 시각적 구조를 미디어 아트와 함께 구성한 무대”라고 소개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서울시발레단은 단원제가 아닌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시즌단원들로 운영된다. 올해는 129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김소혜, 김희현, 남윤승, 박효선, 원진호(이상 가나다 순) 5명의 무용수들이 시즌단원 자격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에 대해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처음 계획은 12명 정도의 시즌 무용수와 작품별 프로젝트 무용수 방식으로 운영하고자 했으나 다 뽑지는 못했다. 9월경 다시 한번 선발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 사장은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창단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건 효용성과 안무가 그리고 제작시스템”이라며 “지금은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일 단체이기 때문에 별도의 신인 안무가 양성 등이 기반이 된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갖춰 나가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을 하되 결국 독립법인으로 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발레라는 장르의 특성상 단원 중심의 단체 형태로는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그래서 중간 형태로 법인 설립을 전제로 하되 설립 전까지 제작시스템을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들어 운영한다고 정리해 출범했습니다.”

예술감독이나 단장 선임에 대해서는 “국내 관객들의 반응을 봐가면서 선택하는 게 안전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에 1~2년간은 작품과 안무가 중심으로 무용수를 구성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여전히 클래식 발레가 선호되는 한국 시장에서 컨템퍼러리 장르를 정착시킬 방안, 단장이나 예술감독, 상임안무가 등의 수장 없이 프로젝트 별로 운영되는 시스템의 안착, 이 같은 시스템 속에서 신진 안무가나 무용수 발굴이 가능한지 여부, 단발성으로 끝날지도 모를 작품을 통해 예술적 정체성 및 제작 노하우 등을 축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정단원이 아닌 시즌단원의 운용 및 관리 문제 그리고 지속가능성 등 서울시발레단은 창단과 더불어 녹록치 않은 과제들을 떠안게 됐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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