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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셰익스피어 #벤저민 브리튼 #오베른과 티타니아 #김동완…오페라 ‘한여름밤의 꿈’

입력 2024-03-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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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국내 초연작 '한여름 밤의 꿈'
국립오페라단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 창작진과 출연진(연합)

 

“줄거리나 이야기의 흐름은 같지만 각색이 좀 됐어요. 셰익스피어 원작에서는 히폴리타(Hppolyta)와 테세우스(Theseus)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페라는 (요정들의 왕과 왕비인) 오베른(Oberon)과 티타니아(Tytania)를 전면에 내세우죠. 줄거리는 비슷하지만 중점을 두는 캐릭터가 다르다 보니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로덕션 미팅 후 제작발표회에서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이자 예술감독은 현대 영어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4월 11~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원작 희곡과 다른 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한여름 밤의 꿈’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에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 수상자이자 도이치 그라모폰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벤저민 브리튼(Benjamin Britten)이 작곡한 아리아로 꾸려 1960년에 초연된 현대 영어 오페라다.
 

[국립오페라단]한여름밤의꿈포스터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 포스터(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최 단장이 유럽에서 한창 활동하던 30년여년 전 헤르미아(Hermia)의 연인이지만 요정들의 실수로 헬레나(Helena)를 두고 데메트리오스(드리트리어스 Demetrius)와 결투까지 벌이는 뤼산드로스(라이샌더 Lysander)로 분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몽환적입니다. 그 안에서도 오베른과 티타니아, 뤼산드로스와 헤르미아, 데메트리오스와 헬레나가 어떻게 변화하고 뭘 표현하는지 눈여겨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중점적으로 볼 포인트는 카운터테너가 주역이라는 겁니다. 카운터테너가 연기하는 오베른이 극 처음부터 끝까지를 끌어가거든요. 더불어 코믹 캐릭터들인 마을의 장인들이 많은 웃음을 줄 거예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여름 밤의 꿈’은 볼프강 네겔레(Wolfgang Nagele) 연출, 펠릭스 크리거(Felix Krieger) 지휘로 꾸린다. 펠릭스 크리거는 “벤저민 브리튼 음악은 어렵지만 사이사이 빛나는 것이 있다”며 “현대음악이지만 전통적인 작법을 많이 쓰고 있으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멜로디 역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극의 주축인 요정들의 왕 오베른은 카운터테너 제임스 랭(James Laing)과 장정권이, 그의 아내인 티타니아는 소프라노 이혜정·이혜지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오베른으로 처음 무대에 오르는 장정권은 “티타니아 여왕과 굉장히 싸움을 많이 한다”며 “시기와 질투, 젊은 연인을 이어주려는 따뜻한 마음 등을 가진 캐릭터”라고 전했다. 이어 “모든 역경과 고난 등을 행복과 평화로 만들고자 하는 왕의 너그러운 마음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베른으로 8번이나 무대에 올랐던 제임스 랭은 “저는 오베른으로서 경험이 많은 반면 장정권은 처음 오베른을 하는 분”이라며 “그에게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제 경험을 나누면서 서로 도와가며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한여름 밤의 꿈’으로 오페라에 데뷔하는 김동완(연합)

 

‘한여름 밤의 꿈’은 아이돌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헤드윅’ ‘시라노’ ‘썸씽로튼’ ‘서편제’ ‘젠틀맨스 가이드’ ‘에드거 앨런 포’ 등의 뮤지컬배우이기도 한 김동완의 오페라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가 연기하는 퍽(Puck)은 오베른의 ‘처음으로 눈에 띈 이를 사랑하게 되는’ 마법꽃 심부름을 실수하는 통에 한바탕 소동을 만들어내는 장본인이다.

최 단장은 “퍽은 처음부터 잘 알려진 셀러브리티로 캐스팅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사실 영국식 영어가 중요한 역할이라 (방탄소년단의) RM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나중에야 군 입대 사실을 알았다. 여러 차례 내부 회의를 거쳐 한 직원의 강력한 추천으로 김동완씨를 택했다”고 털어놓았다.

김동완은 “퍽은 엉망진창, 혼돈, 모자람 그 자체다. 적절한 캐스팅”이라 눙치며 “퍽은 연습과정에서도 그 음악 속에 있어야 하고 어우러져야 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너무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면 하기 어려운 극”이라고 밝혔다. 

 

프로덕션 미팅에 참석한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 프로덕션 미팅에 참석한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연합)

 

“클래식은 아름답고 서정적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연습에 임하다 보니 오페라를 잘 모르는 저 같은 사람에게도 굉장히 변칙적이고 지루할 틈이 없는 음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 음악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잘 놀 수 있도록 준비해 보겠습니다.”

최 단장은 “퍽은 노래는 없고 내레이션처럼 중간 중간 텍스트가 많다. 혼자 막 뛰어다니면서 여기저기서 얘기를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김동완씨가 영국식 영어를 따로 배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은 책으로 읽었던 이야기들이 음악으로, 무대극으로 만들졌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얼마나 새로워 질지를 경험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더불어 벤저민 브리튼의 음악이 진짜 좋아요. 조금 낯설기도 하지만 걱정이나 두려움을 갖지 말고 그냥 경험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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