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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얽힌 국제원유시장,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

입력 2015-12-0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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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ia OPEC Meeting <YONHAP NO-3427> (AP)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오는 4일(현지시간) 오펙 회의를 앞두고 지난 1일 오스트리아 빈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AP=연합)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 회의를 코앞에 두고 지난해보다 더 복잡하게 얽힌 원유시장은 한동안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펙 회원국들 간 불협화음을 예고한 듯 전세계 최고 석유 트레이더들은 당분간 유가 회복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블룸버그는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4일 오펙 회의에서 원유감산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심지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 것이다. 대다수 오펙 회원국들은 원유 감산에 동의했지만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일부 중동 걸프만의 오펙 회원국들은 이에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감산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사우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국제 에너지전문지 ‘에너지 인텔리전스(EI)’는 OPEC 내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가 조건이 부합할 경우에 내년에 일일 100만배럴의 감산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일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해 저유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다른 회원국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것이라며 원유 감산에 대한 발언을 자제한 바 있다.

비회원국들과 합의 없이 감산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동 걸프만 지역의 오펙 회원국 관료들도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이란이나 이라크, 러시아처럼 오펙 비회원국도 참여해야 오펙도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비오펙 생산국들과의 협의가 부진하고 조만간 이란이 원유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자리잡고 있다. 이란은 최근 국제사회 핵협상에 합의한 후 보상으로 원유시장 복귀를 앞두고 있는데 특히 내년 1분기 원유 생산량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란 정부는 하루 30만~50만배럴에서 시작해 1년 내에 100만배럴까지 늘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 트레이딩업체 비톨그룹의 크리스 베이크 상무는 “내년 3분기까지 원유 재고가 계속 쌓이면서 시장을 압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적 원유 거래 기업인 트라피규라(Trafigura)사의 사드 라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내년에는 전세계적으로 원유 재고가 쌓일 것”이라며 “특히 내년 새해에 원유 과잉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심지어 현재 오펙 회원국의 원유 생산량은 목표치(3000만배럴)를 넘어 공급과잉이 심각한 가운데 수요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골드만삭스는 올 겨울 기온이 예년보다 따뜻하다면 수요가 더욱 줄어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또한 중국 경기 둔화로 글로벌 경기까지 먹구름이 잔뜩 껴 있어 원유 수요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지만 최근 40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치면서 저유가의 장기화 추세다. 이 가운데 산유국들의 부도위험도 급상승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사우디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일 오전 150bp를 돌파했고 바레인, 카타르, 아부다비의 CDS프리미엄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권예림 기자 limmi@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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