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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미스터마우스’ 이현규 대표 “문학은 스토리텔링을 위한 최상의 재료”

[뮤지컬, 문학에 깃들다! 미니 인터뷰] 뮤지컬 ‘미스터마우스’ 제작사, 파파프로덕션 이현규 대표

입력 2017-03-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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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을 위한 최상의 재료.”

최근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 많아진 현상에 대해 뮤지컬 ‘미스터마우스’의 제작사인 파파프로덕션 이현규 대표는 제작비 절감과 더불어 문학작품이 최상의 스토리텔링 재료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스토리화돼 있고 오랫동안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유명 고전문학작품은 뮤지컬이 가질 수밖에 없는 상업성에 문학성, 예술성까지 뒷받침해주는 무기가 됩니다. 원작이 좋다고 뮤지컬도 좋을 수는 없지만 최소 원작의 명성에 기댈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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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 ‘앨저넌에게 꽃을’.(사진제공=동서문화사)

‘미스터마우스’는 대니엘 키스의 ‘앨저넌에게 꽃을’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이다. 이현규 대표의 작·연출로 무대에 올렸던 ‘미스터마우스’는 꼭 10면만에 홍광호, 김성철, 서범석, 문종원, 강연정과 함께 다시 돌아왔다.

 

12년 전 우연히 서점에서 원작 ‘앨저넌에게 꽃을’을 읽으면서 이 대표는 ‘아주 커다란 캔버스에 꽉 차 있는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작품’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제작동기를 밝혔다.

“아주 선명했어요. 명작 그림을 보게 될 때 느끼는 강렬함에 한동안 넋을 놓고 무장해제 당했던 시간이었죠. 그만큼 마음에 많이 와 닿았고 울림이 컸어요.”

원작소설을 뮤지컬 대본으로 만들었지만 힘이 잔뜩 들어간 초고에서 인위적인 힘을 빼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원작의 기둥과도 같은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소설 원작 전반에 흐르는 어둡고 차가운, 가슴시리고 냉혹한 현실을 조금은 따뜻한 정서로 풀어내고 싶었어요. 그래야 주인공이 찰리(원작 주인공)든 인후든 숨이라도 쉴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원소스 멀티유즈, 결국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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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마우스'(사진제공=파파프로덕션, 쇼노트)

 

“하나의 좋은 이야기는 다양한 매체로 재생돼요. 문학작품이 영화, 방송,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매체로 재생산되듯 현재는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의 원작이 공연무대의 원재료로 쓰이기도, 반대로 연극 원작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현규 대표의 작품인 뮤지컬 ‘최치원’은 이후 ‘범해’라는 소설로 발간되기도 했다. 문학작품이 연극과 뮤지컬로 만들어질 때의 차이점에 대해 이 대표는 “연극은 작가 1인의 각색이나 번안 또는 재창작의 형태로 대본을 만든다. 대본 상태에서도 창작물에 대한 판단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며 “반면 뮤지컬은 대본, 가사, 작곡까지 나와야 기초 창작물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 모든 파트에서 협업이 이루어져야 하고 자본과 시간을 얼마나 어떻게 들이냐에 따라 완성품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한 작품의 호불호가 갈리는 현상에 대해서는 “이미 문학작품으로 하나의 기호를 형성하고 있는 이야기가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 각색, 번안, 재창작, 음악 작곡 등 다양한 변주 과정을 거치다 보면 본질의 느낌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수백,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작품을 단 50페이지 내외의 텍스트로, 노래까지 곁들이는 과정에서 문학작품이 가진 모든 감정과 정서를 똑같이 담아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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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마우스'(사진제공=파파프로덕션, 쇼노트)
“뮤지컬은 음악이 끌고 가는 형식의 극이에요. 음악과 배우의 노래는 뮤지컬의 강력한 무기죠. 하지만 극을 진행하면서 어떤 부분을 노래로 표현하고 대사로 처리할 것인지, 무엇을 드러내고 또 어떤 이야기를 묻어두고 갈 것인지 조율이 필요해요. 문학 작품 속 인물, 이야기, 상황 등 모두를 등장시킬 수는 없으니 복합적으로 투영시켜 배치하는 기초 작업이 가장 중요하죠.”

이 대표는 현재 일본 소설인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을 무대에 올리기 위한 초고 작업을 마쳤다고 귀띔했다.

“‘미스터마우스’는 한 남자가 겪는 이야기고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은 마츠코라는 한 여자의 잔혹하고 비극적인 일생을 담고 있어요. 이런 작품들을 마주 대하고 쓰기 시작할 때 어떤 시선으로 그를 혹은 그녀를 바라볼 것인가가 곧 콘셉트가 되죠. 슬픈 이야기를 슬프게 바라보고 슬프게 쓰면 전형적인 슬픈 이야기가 되지만 슬픈 이야기를 멀찍이서 바라보면 희극이 될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슬픈 이야기이지만 타인이 보면 코미디인 상황들이 있잖아요. 다만 중요한 맥락은 한결같이 가지고 가야하죠.”

이현규 대표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에 대해 “극한 상황에서도 전체적으로 흐르는 기조는 밝고 가벼운, 하지만 그 안타깝고 무거운 주제와 이야기는 뇌리에 무겁게 남아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시리즈 # 즐거운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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