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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빠진 국민의당…도덕성 타격·호남민심 이반으로 운신 폭 좁아질 듯

입력 2017-06-27 15:30 | 신문게재 2017-06-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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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쓰는 김동철 원내대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총량제·학교신설 및 통폐합 문제 개선방안 마련 정책토론회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

‘조작 파문’으로 여야 대치 정국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조작된 증거로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당 측은 앞으로 청와대와 여당을 향한 공세를 망설일 수밖에 없게 됐다.

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안 통과의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암초’를 만난 반면, 민주당은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하게 됐다. 인사청문회와 추경 심사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측은 조작이 당시 선대위 지도부와 무관한 당원 개인의 소행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당의 공세를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젊은 사회초년생들이 다른 것도 아닌 대통령 선거에서 증거를 조작해 무언가를 얻어 보겠다는 어떻게 이런 끔찍한 발상을 할 수 있었는지 경악스럽고 기가 막힌다”며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작 당사자인 이 모 당원이 2012년 18대 안철수 전 대표 대선 캠프에서도 일한 바 있으며, 안 전 대표와 사제지간이라는 점에서 국민의당을 향한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당원 역시 자신의 행위가 당 지도부의 지시로 이뤄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민주당 측에선 정확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당을 압박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대선 개입이자 국기문란”으로 규정하며 “국민의당은 국민 앞에 분명히 석고대죄해야 하고 자체 조사를 우선 실시해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조작에 관련된) 두 사람 모두 안철수 전 후보와 매우 가까운 인물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험이 많지 않은 30대로서 독단적인 판단으로 이런 범행을 저지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라며 “안철수 후보와 당시 책임 있는 사람들은 국민 앞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당은 공당으로서의 도덕성·신뢰성에 치명적 내상을 입고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정치권의 구태와 결별하겠다는 ‘새정치’를 창당 정신으로 삼았던 정당이 ‘조작’이라는 최악의 구태와 연루되었다는 점은 뼈아픈 타격이다.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 여론도 국민의당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지지가 역대 최고 수준인 가운데 이번 파문으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 이후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국민의당으로선 이번 사건의 추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까지도 걱정해야 될 상황에 빠졌다. 이전까지 국민의당은 ‘우리가 있어 민주당이 호남을 배려한다’고 주장하며 민심을 얻고자 했으나 그런 설득이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향후 국민의당은 조작 사건과 함게 문준용씨의 특혜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를 동시에 요구하며 ‘정면 돌파’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과 증거조작 두 가지 사건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특검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준호 기자 MTG1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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