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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주담대에서 신용대출로 이동… 위험신호 커진 신용대출

4월 이후 매달 1조원 이상씩 늘어, 증가속도 더욱 빨라져
주담대 부족분 신용대출로 충당, 가계빚 질 더욱 악화

입력 2017-08-09 17:31 | 신문게재 2017-08-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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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면_2017시중은행신용대출증감추이
신용대출이 또다시 급증양상을 보이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빨라지면서 주택담보대출 부족분이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때문에 6·19 부동산 대책에 이어 8·2 부동산 대책의 주담대 규제가 오히려 신용대출 증가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7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늘어난 은행권 기타대출(신용·마이너스대출)은 1조9000억원이다. 전달보다 1000억원 더 늘었고 지난해 같은달(50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4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신용대출은 지난 4월부터 상승세가 뚜렷해졌다. 2월과 3월은 각각 8000억원과 4000억원 늘었지만 4월에 1조3000억원, 5월 2조5000억원, 6월 1조8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달 1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올들어 7월까지 늘어난 규모만 8조6000억원이다. 2015년(3조6000억원) 및 2016년(5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규모가 가파르다.

여기에 4월과 7월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도 신용대출을 확대하는 데 일조를 하는 모습이다. 이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신용대출 규모는 16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신용대출이 주담대와 동반 상승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에는 주담대가 70조3000억원 증가하는 동안 신용대출은 8조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주담대가 55조8000억원 증가하는 동안 신용대출은 12조9000억원이 늘었다. 올 3~7월까지 늘어난 주담대(16조2000억원)와 신용대출(7조5000억원)을 비교하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이는 집값 상승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이 지난 1일 발표한 7월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0.25% 상승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1년간 장기평균 증감률(0.13%)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서울 지역은 1월 0.03% 오른 이후 2월(0.05%), 3월(0.13%), 4월(0.23%), 5월(0.35%), 6월(0.66%)까지 매달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집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차주들이 주담대에서 모자란 차액을 신용대출을 통해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집값 오름세가 뚜렷한 4~6월에 신용대출이 매달 1조원 가량 늘어난 것도 이같은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금융감독원은 8·2부동산 대책으로 올해 하반기 신규 대출자 중 81%(10만명)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강화된데 따른 영향이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올 하반기 입주 물량은 22만1000가구다. 지난해 하반기(16만3000가구)보다 35.5%나 많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5% 증가한 43만 가구가 입주한다. 이런 규모를 고려해 신용대출을 받아야 하는 차주들은 4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흐르면서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6월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22%, 신용대출은 4.41%이다.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 우려는 더 커졌다. 은행권 신용대출 약정금액 중 주택자금 용도는 전년 대비 27% 하락했지만 2금융권은 26% 증가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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