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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규제' 전 막차 타자…가계부채 또 증가

입력 2017-08-09 13:22 | 신문게재 2017-08-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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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은 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선 6·19 부동산 대책에도 투자심리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며 주택시장 과열이 지속했다. 여기에 한층 더 강력한 8·2 부동산 대책 시행을 앞두고 일명 ‘막차 수요’가 몰리며 아파트 집단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37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8조8000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이며, 특히 2010~2014년 7월 평균 가계대출 증가액 2조원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특히 정부가 서울 전 지역에서 대출규제 강화와 분양권 전매 금지 등이 포함된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가계대출 열기가 전혀 식지 않고 있음을 보여줘 우려스럽다. 해당 대책으로 7월 3일부터 서울 등 청약조정지역 40곳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10%씩 강화됐지만 ‘무용지물’인 셈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역시 집단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다. 7월 말 주담대 잔액은 554조6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4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증가액은 5월 3조8000억원, 6월 4조3000억원 등으로 계속 확대되며 지난해 11월(6조1000억원)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의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활황이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1만4841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집단대출이 꾸준히 이뤄지는 가운데 주택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 개별주택담보대출도 계속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반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이례적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7월 말 기준 기타대출 잔액은 182조2000억원으로 한달 새 1조9000억원이나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7월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계약금, 취·등록세 등 주택관련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기타대출을 활용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달 27일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의 돌풍도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31일 기준 대출액은  3230억원 규모다.
 
한은은 올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분양 및 입주물량 증가, 경기회복 등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기대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해선 정부가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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