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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고삐 풀린(?) 동갑내기 박강현·허도영의 “우린 같은 계열” 그리고 서로에게 제안하는 클로징 멘트!

입력 2017-12-1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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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박강현(왼쪽). 허도영3
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박강현(왼쪽)과 허도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은근히 비슷한 구석이 많아요.”

부리부리한 이목구비와 오밀조밀한 눈코입, 새하얗고 까무잡잡한 얼굴, 툭툭 던지는 저음과 날카로운 하이톤의 보컬…. 분명 달랐던 두 사람이 “이상하게 닮아가는 것 같다”는 말에 뮤지컬 ‘광화문연가’(2018년 1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젊은 명우 박강현·허도영은 이렇게 말했다.

“친구가 생겨서 너무 좋아요. 다들 형님 아니면 동생들인데 ‘광화문연가’에서는 저희가 막내인데다 같은 역할을 하다 보니 장난도 치고 얘기도 많이하면서 엄청 친해졌어요. 저희 두 사람 뿐 아니라 (인피니트) 성규, 린지도 89년생 동갑이에요.”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죽음을 앞둔 중년 명우(안재욱·이건명·이경준, 이하 가나다 순)가 시간여행 안내자 월하(정성화·차지연)에 이끌려 1984년 봄 젊은 명우(박강현·성규·허도영) 시절로 돌아가는 타임워프 물이다.


◇고삐 풀린(?) 동갑내기 “우린 같은 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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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박강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코드가 잘 맞아요.”

‘베어 더 뮤지컬’로 데뷔해 ‘인 더 하이츠’ ‘나쁜 자석’ ‘이블데드’ ‘칠서’ 등을 거쳐 JTBC 크로스오버 남성 4인조 그룹 결성 프로젝트 ‘팬텀싱어’ 시즌 2의 미라클라스(김주택·박강현·정필립·한태인) 멤버로 이름을 알린 박강현과 서울시뮤지컬단원으로 ‘서울의 달’ ‘밀사’ 단 두편의 주연작으로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신인상을 수상한 허도영, 서른을 앞두고 ‘광화문연가’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다시 한번 한목소리를 냈다.

“성규까지 셋 다 동갑이라 되게 좋아요. 내일모레면 서른인데 젊은 명우를 연기하면서는 다들 나이에 안맞게 귀여워요. 그래선지 연습하면서 이상하게 금방 친해졌어요.”

이렇게 말하는 박강현에 “하면서도 부끄러워요”라고 대꾸하는 허도영, 다시 박강현이 “얼굴이 뜨거워져요”라고 말을 보탠다.

“할 땐 하는데 하고 나서 다른 친구들 하는 걸 보면 ‘내가 저걸 했다고?’ 싶어요. 생각보다 도영이의 풋풋한 고등학생 연기가 잘 와닿아요. 되게 어리바리하게 귀엽더라고요. 도영이의 실제 성격이랑은 많이 다른 젊은 명우를 연기하는 것 같아요. 원래 도영이는 노는 거 좋아하고 굉장히 섹시한 남자인데 극 중 여자 앞에서 서툴고 그런 걸 보면 배우구나 싶어요.”

박강현의 설명에 허도영은 “(세 젊은 명우 중) 제가 제일 많이 깨야 한다”고 하소연이다. 이어 “강현이나 성규는 워낙 미성이어서 젊은 명우에 잘 어울리는데 저는 목소리도 발성도 무거워서 ‘광화문연가’에 어울리는 색을 연구하느라 좀 힘들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리곤 박강현과의 첫 대면에 대해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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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허도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친해지기 전에는 되게 차분하고 내성적인 친구인 줄 알았어요. 말수도 되게 없고 차가운 도시남자? 그랬는데 장난기도 많고 말도 많이 하면서 먼저 다가와주고 그래서 반전이었어요.”

이에 박강현은 “눈은 부리부리하고 좀 세 보이기도 해서 꽉 막히거나 원칙주의자면 어떻게 하지 걱정을 했다”고 허도영의 첫인상에 대해 털어놓았다.

“제가 너무 자유분방하거든요. 그래서 걱정을 좀 했는데 저랑 같은 결이더라고요. 약간 고삐 풀린 것처럼? 그래서 단기간에 금방 친해졌죠.”

두 사람과 젊은 명우를 번갈아 연기하는 인피니트 성규가 중간에서 힘들겠다고 묻자 “성규도 저희랑 같은 계열”이란다. 그리곤 주거니 받거니 성규 칭찬에 한참 열을 올린다.

“성규는 귀여워요.” “젊은 명우 셋 중 제일 귀염둥이죠.” “동갑이고 같은 남자인 저희가 봐도 귀여워요.” “이래서 그 많은 팬들이 성규 성규 하는구나 싶어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로 시작된 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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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박강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이영훈 작곡가님 노래는 워낙 유명하다보니 저희 세대도 자연스레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나이가 한살 한살 들어가면서 그 감성에 더 공감하게 되고…그렇게 조금씩 빠져들었죠.”

허도영의 말 대로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소녀’ ‘가을이 오면’ ‘붉은 노을’ ‘그녀의 웃음소리뿐’ 등 故이영훈 작곡가의 히트곡들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고선웅 작가, 이지나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안재욱·이건명·이경준, 정성화·차지연 등 화려한 창작진과 출연진이 참여한다. 허도영이 서서히 그 노래들에 공감했다면 박강현은 중학교시절부터 열심히 찾아듣던 옛 노래들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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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연가 포스터 촬연현장의 박강현(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CJ E&M)

“김광석, 이문세 등 감성적인 옛날 노래를 즐겨 들었던 편이에요. 어쩌다 ‘서른 즈음에’를 접하고 찾아서 듣기 시작했는데 그냥 좋았어요. 막 신나는 노래보다 구슬픈 노래에 끌려요. 제가 좀 애늙은이 같은 데가 있나봐요.”


스스로에 대한 ‘애늙은이’라는 표현에 허도영이 “감성적”이라고 대꾸한다.

“감성이 부족해서 감성적이 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닐까요?”


◇자기 배우를 절대 부끄럽지 않게 하는, 귀엽고 터프한 이지나 연출

 

“이지나 선생님은 자기 배우가 무대에서 절대 부끄럽지 않게 만드시는 것 같아요. 그 배우의 장단점을 단박에 짚어 내시죠. 장점은 부각시키면서 단점은 커버하는 연출을 하세요.

힙합 뮤지컬 ‘인 더 하이츠’에 이어 ‘광화문연가’에서도 함께 하는 이지나 연출에 대해 박강현은 깊은 믿음을 표했다. 이지나 연출과는 ‘광화문연가’로 첫 인연을 맺은 허도영은 “귀여움과 터프함이 공존하는 분”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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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연가 포스터 촬연현장의 박강현(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CJ E&M)
“에너지가 엄청 크신 분이라 처음엔 화들짝 놀랐어요. 에둘러 말하시는 게 아니라 코멘트를 솔직담백하게 해주시죠.” 


허도영의 말에 박강현은 “어떠한 필터링도 없다”고 말을 보태고는 “오히려 단박에 알아듣게 되니 좋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군대에서 자극 받아 본격 뮤지컬 배우로!

동갑내기 두 배우는 주목받는 2년차 신인이라는 점 외에도 적지 않은 공통분모를 가졌다. 지극히 내성적인가 하면 두 사람 모두 군제대 후 뮤지컬 배우로 첫발을 내딛었다.

 

박강현은 뮤지컬 배우 한지상, 서경수 등과 함께 했던 서울청 경찰홍보단(구 호루라기 연극단)에서, 허도영은 군복무시절 이준기·주지훈·김다현 등과 6.25 60주년 기념 뮤지컬 ‘생명의 항해’ 출연을 계기로 배우를 시작했다.

“사실 뮤지컬은 군대에서 처음 접했어요. 제대하고 ‘사운드 오브 뮤직’ 등 몇 작품을 했죠. 방송도 좀 하고 머리 빡빡 밀고 CF모델도 하고….”

“노래도 연기도 좋아해서 열심히 활동 중이었지만 쉽지 않은 배우의 길을 걷던 허도영이 서울시뮤지컬단에 몸 담은 것은 부모님께 효도하겠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서울시합창단원인 누나가 서울시뮤지컬단원을 모집한다고 알려줬어요. 부모님께서 ‘안정적이면서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도 있으니 일단 시험이라도 보면 안되겠냐’고 간곡하게 말씀하셨어요. 살면서 부모님 소원을 한번도 못들어드렸으니까 이번 기회에 효도를 해보자 싶은 마음에 지원서를 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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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허도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렇게 서울뮤지컬단에 입단하자마자 나문희 주연의 ‘서울 1984’ 무대에 올랐고 이후로 ‘서울의 달’의 김홍식, ‘밀사’의 이위종으로 분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박강현 역시 군 제대 후 본격적인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박강현의 군대시절 얘기에 허도영은 ‘다재다능’이라며 웃었다.

“서울청 경찰홍보단에서 연극도 하고 뮤지컬도 하고 북도 치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야광봉·쌍절권도 돌리고 격투기도 했어요. 별 걸 다 하다 보니 얻는 게 정말 많았어요. 사람들도 너무 좋아서 우정도 돈독했죠. 보통 군대 하면 치를 떠는데 저는 그 시절이 정말 행복했어요.”

그리곤 “거기라면 한번 더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더니 금세 “하지만 다시 돌아가진 않을 거예요. 그래도 군대”란다.

“원래부터 뮤지컬을 하고는 싶었어요. 군대에서 만난 한지상, 서경수 등의 형들과 지내면서 좀 더 자극을 받았죠.”


◇가족 같아 부러운 서울시뮤지컬단, ‘팬텀싱어’로 단련된 단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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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박강현(왼쪽)과 허도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진행상황은 비슷하지만 성향은 좀 달랐는데 둘 다 신선하고 많이 배울 수 있는 경험이었어요. 항상 같이 지내는 사람들이다 보니 너무 따뜻하고 정도 많고…공연이 끝났다고도 헤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가족 같고 친척 같고 그렇더라고요.”

서울예술단의 ‘칠서’에 이어 서울시뮤지컬단원들과 ‘광화문연가’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을 털어놓은 박강현은 “안정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허도영은 고선웅 작가, 이지나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안재욱·이건명·이경준, 정성화·차지연 등 쟁쟁한 선배들 앞에서 노래하고 연기를 하는 데 대해 “오디션을 보는 기분”이라고 부담감을 드러내며 박강현에게 “원래 단련된 성격인 건지 ‘팬텀싱어’의 영향을 받은 건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졌다.

“영향이 있는 것 같기는 해요. 경연이니까 떨어지기 싫고 1등도 하고 싶어서 마음을 졸이다 보니 단련이 됐나 봐요. 굉장히 내성적이어서 어려서는 남 눈치도 엄청 보고 2명 이상이 저를 쳐다보면 기겁해서 도망가곤 했거든요.”

그랬던 박강현은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배역을 얻기 위한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팬텀싱어’ 시즌 2 출연으로 경연을 치르면서 꽤 단단해졌다.

“결국 집중의 문제인 것 같아요. 어느 순간 내 공간 안에서 내 할 일에만 집중하면 되는데 남의 눈을 의식하면서 집중이 분산되는 것 같거든요. 제 할 것만 제대로 하면 떨릴 일이 없는데 그 마인드 콘트롤이 좀 어려웠어요. ‘팬텀싱어’를 하면서 좀 단련되지 않았나 싶어요.”


◇고급휘발유통 장착하고 시속 110킬로로! 시동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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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박강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지금은 너무 바빠서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 주어진 걸 하면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중이죠.”

뮤지컬 ‘광화문연가’와 ‘팬텀싱어’ 시즌2 갈라쇼, 강필석·김재범·임병근·정원영을 비롯해 ‘팬텀싱어’ 시즌 1, 2의 고훈정·기세중·박유겸·백형훈, 배두훈·이충주·조형균 등이 총출동하는 크리스마스 갈라콘서트 ‘펠리스나비다’(Feliz Navidad) 등 준비로 아침 일찍부터 새벽 1시 넘어서까지 분주한 박강현은 “고속도로를 시속 110킬로로 달리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자기 전에 생각이 많아요. 내일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야하는데…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죠. 저를 응원해주시거나 저의 콘서트, 작품을 기다리는 분들이 있잖아요. 어느 순간 줄어들 수도 있지만 지금은 조금씩 많아지고 있으니 배우로서, 싱어로서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너무 커요. 그 욕심과 그래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인 것 같아요. 요즘은.”

현재 주어진 걸 잘 해내는 데 모든 것을 걸고 있다는 박강현은 “적당한 때에 잘 나간 것 같다”고 ‘팬텀싱어’ 시즌2를 끝낸 소감을 전했다.

“저는 이제 시작하는, 막 걸음을 뗀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현이가 고속도로 110킬로로 달린다면 저는 출발 전에 큰 연료통 하나를 주셨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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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허도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서울뮤지컬단의 ‘밀사’로 11월 20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수상한 신인상을 허도영은 ‘큰 연료통’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박강현이 “고급휘발유”라고 말을 보탠다.

“고급휘발유를 주셨으니 운전을 잘 하는 건 제 몫이죠. 살짝 부담도 되지만 더 잘하라고 추진력을 주셨으니 앞으로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 뿐이에요.”


◇워너비 캐릭터, 허도영의 ‘쓰릴미’ 그, 박강현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사람마다 음역대가 정해져 있잖아요. 위아래 총량은 같은데 그 안에서도 강하게 낼 수 있는 음들이 있죠. 도영이가 내는 음이 저는 아무리 애를 써도 강하게 나오질 않아요. 엄청 부럽죠.”

허도영의 묵직한 목소리에 대한 부러움을 전한 박강현은 “무게감 있는 작품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색”이라고 덧붙였다. 허도영 역시 “밝은 것 보다는 어두운 작품이 좋다”고 동의를 표했다.

서울시뮤지컬단 소속으로 외부작품에도 출연할 수 있는 연차(만 2년)에 이르렀다는 허도영은 뮤지컬 ‘쓰릴미’의 그(리처드)를 연기하고 싶은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허도영의 바람에 박강현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유다 역을 비롯해 하고 싶은 역할이 넘쳐난다고 말을 보탰다.

“쇼적인 게 강한 ‘인 더 하이츠’의 베니는 춤추는 사랑꾼이고 ‘광화문연가’의 명우는 약간 지질하고 부끄러운 사랑꾼이지만 (지금까지 연기한 것은) 대부분 비극적인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베어 더 뮤지컬’의 피터나 ‘나쁜 자석’ 프레이저, ‘칠서’ 광해는 너무 비극이었고 ‘이블데드’ 애쉬는 여자친구, 여동생, 친구가 다 죽었으니 가장 비극인데 정신줄을 놨었죠. 못 해본 게 너무 많아서 많은 걸 해보고 싶어요.”


◇자극을 주고 싶은 박강현, 사람이 남는 작업을 하고 싶은 허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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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박강현(왼쪽)과 허도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자극을 주는 배우가 좋은 선배고 후배 같아요. 끊임없이 배우고 더 열심히 해야지 싶은 마음이 들게 하거든요. 저 역시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선후배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박강현은 허도영에 대해 “된 사람”이라며 “인간적인 면을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저도 누군가에게는 제가 도영이를 보고 느낀 것 같은 감정이나 자극을 주는 사람이고 싶어요.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이고 싶어요.”

허도영은 박강현에 대해 “재밌는 사람이 있고 얌전한 사람이 있는데 강현이는 공존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다양하게 재밌고 다양한 매력이 있어요. 저와는 다르지만 저런 사람 참 좋다는 느낌을 확 받았거든요. 저도 어딘가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이런 느낌을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생각했죠.”

표현은 달랐지만 “닮고 싶다”는 두 사람은 결국 박강현의 말대로 “서로 같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사람 냄새나는 배우로 사람이 남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배우라고 특별하게 느껴지기 보다 친근한 내 주변 사람 같은 느낌을 풍기는 배우요. 예전 스승님께서 ‘사람이 남는 작업’을 하라고 하셨는데 이제야 무슨 뜻인지 좀 알 것 같아요. 처음엔 내 연기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 했는데 공연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잖아요. 작품이 끝나고도 사람이 남는 건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 정신없이는 살지 않는 게 목표인 박강현과 완벽한 사랑을 꿈꾸는 허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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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박강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이제 좀 비우고 저만의 시간을 가질 거예요.”

이미 정해진 차기작 ‘킹키부츠’(2018년 1월 31~4월 1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와 팬텀싱어 갈라쇼, ‘펠리스나비다’ 등으로 바쁠 박강현은 “너무 정신없이는 살지 않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분산된 집중력을 좀 모으고 싶어요.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하나를 하더라도 정확하게 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쉽지 않거든요.”

내년 초 ‘킹키부츠’ 공연 즈음을 목표로 하는 ‘비우는 작업’에 대해 박강현은 “쉬는 날도, 잠잘 시간도 없이 일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최소한의 법과 기본적인 걸 지키면서 좀더 자유롭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저는 완벽한 사랑을 하는 게 목표예요.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고 하잖아요. 사랑이 넘치는, 사랑을 많이 주고 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이가 많이 들어서 ‘좀 더 사랑해 줄 걸’ ‘좀 더 사랑 받고 싶었어’ 등 후회하지 않게요.”

충분히 많은 사랑을 주고 받는 게 꿈이라면서도 “완벽한 사랑은 끝이 없다”는 로맨티스트 허도영은 ‘광화문연가’가 끝나자마자 서울시뮤지컬단의 정기공연 준비에 돌입한다. 서울뮤지컬단이 제작하는 김형석 작곡가의 히트곡으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 ‘브라보 마이 러브’(가제)를 비롯해 “항상 어떤 작품이든 하고 싶다”고 바람을 털어놓았다.


◇서로에게 제안하는 클로징 멘트 “결국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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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허도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지금이 좋아요.” 뮤지컬 ‘광화문연가’에서처럼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냐는 질문에 박강현은 이렇게 단언했고 허도영은 “대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귀띔했다.

“살면서 그때가 가장 새로운 자극이 많았던 것 같아요.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놓였고 스무살 성년이 됐죠. 그때는 이래도 되나 하면서 놀았는데 이제는 그래도 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갓 성인이 된 때로 돌아가 자극을 좀 더 만끽하고 싶어요.”

인터뷰 막바지 “하고 싶은 데 못한 말이 있냐”는 질문에 허도영이 박강현에게 “요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그분들께 한마디”라는 숙제를 던진다. 수시로 “낯가림이 심하다”거나 “내성적”이며 “부끄러움이 많다”던 박강현은 천연덕스럽게 친구의 숙제에 답했다.

“항상 ‘과분하다’는 표현을 쓰는데 당연히 아직도 과분하다고 생각해요. 평생을 살아도 변함이 없을 거예요. 누군지도 모를 타인을 응원하고 좋아해주고 사랑한다고까지 말씀해주시는 걸 보면 여러분은 천사인 것 같습니다. 절대로 그 응원이 헛되지 않게 여러분께 진솔한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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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젊은 명우 박강현(왼쪽)과 허도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마치 팬들에게 보내는 영상편지 혹은 라디오 클리징 멘트 같은 답을 마친 박강현은 허도영에게 “공연계 큰 샛별이 될텐데 미래의 도영이에게 한마디”라고 숙제를 던진다. “몇년 정도 뒤?” 허도영의 반문에 “5년 뒤? 초심을 잃지 말라든가 5년 뒤 인터뷰를 읽으면서 뜨끔하거나 자극받을 수 있게”라는 박강현의 답이 돌아온다.

“도영아. 너 벌써 서른 넷이구나. 결혼은 했니? 궁금하다. 그때쯤 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구랑 결혼했는지 궁금하다. 잘해주고…네가 지금 어느 위치에 있든 지금의 설렘을 잊지 않고 계속 간직했으면 좋겠다. 결혼 축하한다. 도영아!”

사랑 때문에 살아간다는 허도영답게 5년 뒤 자신에게 남긴 편지에 박강현이 “(결혼)못하면 어떻게 해?”라고 되묻자 또 다시 허도영이 “못하면 자극받고 해야겠지. 5년 안에는 꼭 해야 겠다”고 다짐한다.

“그러고 보니 나 너랑 말투도 좀 비슷해지는 것 같아. 너 따라 가나봐.” “뭘 그렇게 많이 하고 살았어~” 뭐가 그리 즐거운지 소녀처럼 까르르 거리거나 개구지게 툭툭 주고받는 말들이 살갑기도 하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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