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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인도로부터 차(茶) 산업 독립 선언

입력 2018-02-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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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일람에 있는 차 생산 농가 모습 (사진=힌두비즈니스라인)
네팔 일람에 있는 차 생산 농가 모습 (사진=힌두비즈니스라인)
지난 100년이 넘는 기간동안 네팔의 정통 차 수출품은 ‘다즐링, 인도(Darjeeling, India)’라는 상표를 달고 해외로 수출되었다.

하지만 네팔에서 차가 생산된 지 154년 만에 해외로 수출되는 차제품에 더 이상 ‘다즐링, 인도’라는 상표가 빠지게 될 전망이다. 네팔 차 개발 위원회와 차생산자 협회가 공동 수출품에 대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새로 개발된 상표는 ‘히말라야에서 온 네팔산 품질 좋은 차’라는 글자 위에 히말라야산 모양으로 이미지화 된 ‘네팔 차’를 형상화한 모습이다.

인도 다즐링 티 고로와 새로운 로고
기존 인도 다즐링 티 고로(좌)와 새로 만들어진 네팔의 티 로고 (사진=다즐링 티 생산자 협회 및 인도 차 생산위원회)
최근까지 네팔산 전통차는 인도 다즐링 로고를 사용해서 수출되어 왔다. 인도 다즐링 차와 외관, 향, 맛 등이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로고는 히말라야 차 생산자협회와 네팔 차 및 커피 개발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네팔 농업부가 직접 개발했다. 새로운 로고 발표는 특색 있게 에베레스트산 베이스 캠프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규모 수입업자들과 해외 언론인들은 에베르스트 산 베이스 캠프에서 열리는 로고 발표회에 참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차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와 관련기관 및 단체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이번 네팔의 신규 차 로고의 앞날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팔 정부는 보건 복지부 중심으로 네팔 전통차 인증 상표 사용 지침 ‘2074’를 발표했는데, 이 지침서에서는 생산된 차가 완전 유기농이어야 한다는 것을 포함해 로고 사용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했다.

또 새로운 로고를 사용하기 위해 우선 네팔 차 제조업체들은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며 차의 품질, 노동자의 고용 보장, 환경 보호에 대한 기준을 반드시 충족시켜야 이 로고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네팔의 차 전문가 찬드라 부산수바는 “정부에 의해 개발된 로고와 함께 사용권을 획득한 업체들은 이제 국제 차 시장의 틈새를 새롭게 개척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이번 조치로 네팔산 차의 국제적인 가격은 오를 것이고 농민들은 직접 이익을 보게 될 것이므로 차 생산업체는 이 로고 사용을 위해 규정된 사항을 꼭 준수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네팔 정부는 차 생산업체들이 네팔 고유 상품 개발로 자부심과 지신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히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품질 확보와 수익성 강화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팔 차 및 커피 개발 위원회에 따르면 네팔의 차 재배면적은 6만 6700에이커(약 8160만 평) 이상의 땅에서 차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네팔의 차는 주로 인도, 캐나다, 독일, 미국, 중국에 수출된다. 네팔에서는 1920년부터 네팔 동부 일람(Ilam)에서 시작된 차 경작은 현재 44개 지역으로 확대되었다.

당시 이 ‘바다킴’ 지역을 지배하던 구자라트 싱 타파가 일람에서 차를 처음으로 경작했다. 그후 1935년에 이 지역에서 생산된 차를 가공하기 위한 공장이 들어섰고 일람은 네팔에서 가장 오래되고 역사적인 차 생산과 제조의 본거지로 기록되고 있다.

네팔이 그동안 사용해왔던 인도 다즐링 차 로고를 버리고 네팔 자체 로고를 개발해서 사용하게 된 배경을 그간 인도에 지배되어왔던 네팔 경제가 중국의 영향으로 인도중심에 벗어나고 있는 현상의 하나로 해석하고 있다.




권기철 기자 speck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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