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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중국 텐진공장 철수설이 산업계에 불러온 '나비효과'

입력 2018-08-16 16:48 | 신문게재 2018-08-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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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연합)

 

최근 업계 일각에서 불거진 삼성전자의 중국 텐진공장 철수설이 현지 진출 기업은 물론 국내 산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낳을 조짐이다. 현재 까지도 사드 보복의 여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동차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 기업인 삼성전자마저 현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자칫 우리 기업들의 ‘무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브릿지경제가 16일 취재한 결과 이번 철수설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중국 텐진 생산법인(TSTC)에서 추진해 온 휴대폰 생산을 연내 중단하거나, 이를 베트남으로 이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일부 물량조절 수준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오포, 화웨이 등 현지 휴대폰 업체들의 물량공세 등으로 시정점유율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및 고정비 상승 등 현지 시장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 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에 대해 삼성전자가 지난 4월, 현지 내 인건비 상승 등으로 자사의 해외 첫 통신장비 생산기지였던 선전공장을 철수, 베트남으로 이전키로 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생산비 등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략적으로 톈진 공장 철수 등 글로벌 생산기지에 대한 재편 작업을 통해 최근 부상 중인 인도와 베트남 시장 등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0.8%로, 전체 12위를 기록하는 등 악전고투하고 있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한국 수출 기업의 자존심이자 ‘마지막 보루’로 인식돼 온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밀려 생산거점을 다른 나라로 옮길 경우 현지 시장 내 한국 주력 수출품 및 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일거에 해소되지 못하다 보니 현대차 등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마저 백기를 들 경우 현지 우리 기업들도 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고 말했다.


당장 삼성전자의 텐진공장 철수설이 최근 중국 언론으로부터 보도된 직후부터 관련 협력사는 물론 현지 진출 기업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선양을 오가며 무역 사업을 하고 있다는 김아무개씨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 사이에서 현대차나 삼성이 갖는 상징성은 상당하다”며 “이번 소식도 중국 지인을 통해 들었는데 삼성이 생산량은 물론 생산설비를 다른 국가로 옮길까봐 현지 한국 기업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더욱이 또 다른 주력 수출 기업 중 한곳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사드 무역보복 여파로 중국에서 지난해 직격탄을 맞은 뒤 올 초부터 회복 조짐을 보이다가 지난달 다시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소매기준 중국에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 11.1%씩 줄어든 5만1008대와 2만401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중 간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중국의 경제위기 가능성이 제기된 후 현지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올해 판매량이 기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중국 내 판매 감소에 따른 시장점유율 등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공업화신식부가 지난 8일 발표한 2018년 8차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계 3사가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한 친환경차는 제외됐다. 중국의 ‘몽니’에 배터리 3사는 보조금 철폐 시점인 오는 2020년 만 바라보고 있는 형편이다. 이 대목에서 중국 정부로부터 이미 보조금을 받고 있는 현지 업체들과 다른 나라의 경쟁 업체들에게 현지 시장 주도권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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