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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스타트업] 이동훈 디비퍼스트 대표 “고속도로 트럭마다 광고로 물들일래요”

트럭 광고플랫폼 ‘탱고’, 내년 상반기 출시 … “가성비 높은 광고로 광고주와 트럭주인에 이익 공여”

입력 2018-12-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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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디비퍼스트 대표
“무조건 새로운 것만이 혁신은 아닙니다. 기존 아이디어와 제품을 융·복합해 가성비와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혁신이죠. 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배우고 경험하고 주변을 둘러보세요. 혁신적인 창업 아이템은 지금 우리 옆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경기불황으로 극심한 취업난과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청년층의 좌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공무험시험에 ‘올인’하는 청년층이 급증했고, 일부 청년들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취업을 포기해버리기도 했다. ‘프리터족(특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젊은층)’, ‘캥거루족(대학 졸업 후에도 부모에게 얹혀사는 청년층)’, ‘니트족(일하지 않고 직업교육도 받지 않는 청년 무직자)’ 등은 청년들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신조어다.

하지만 취업난이라는 위기를 스타트 업 창업으로 극복하는 청년 사업가가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과거와 달리 사회경제 구조가 한층 복잡 다변화된 터라 용기와 배짱만으로 창업에 도전했다간 필패다. 시장 사전조사, 소비자 수요 분석, 최소기능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 제작 등 철저한 준비만이 성공의 필수요건이다.

다행히 최근 정부와 교육기관들이 창업을 4차 산업혁명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면서 필요한 네트워크와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창업 특강, 해외 연수프로그램 등 창업교육도 한층 체계화·다양화되고 있다. 미국내 전도유망한 조달 분야 기업에 근무하다 최근 성신여대 창업지원단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 중인 이동훈 디비퍼스트 대표를 만나 스타트업 창업 동기와 노하우, 사업체 운영 중 힘들었던 경험,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 ‘탱고’라는 광고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했다. 어떤 사업인가.

탱고는 쉽게 말해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의 옆면과 뒷면에 광고를 부킹(예약)할 수 있는 웹 플랫폼이다. 광고주에겐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광고효과, 트럭 운전기사에겐 운행료 외 부가수입이라는 이점을 안겨준다. 통계에 따르면 서울외곽순환도로,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등 서울과 수도권 고속도로를 다니는 트럭은 340만대, 총 교통량은 1400만에 달한다. 즉 트럭만 제대로 활용해도 충분한 광고효과를 볼 수 있지만 아직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하철, 버스, 택시 등은 모 회사가 존재해 광고주가 운송회사를 접촉해 광고를 넣을 수 있는 인프라가 있다. 반면 트럭은 5t 이하부터 대부분 개인사업자라 체계적인 광고 부킹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맹점을 파고들어 지난 6월부터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들어갔으며 테스트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탱고’를 출시할 예정이다. 트럭기사 스마트폰에 탱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현재 광고가 얼마나 노출되고 있는지, 트럭 위치는 어디인지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방식으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 옥외광고, 버스광고, 지하철광고만으로도 광고시장이 포화 상태인데 탱고만의 강점은?

탱고의 강점은 우수한 가성비다. 지하철 강남역은 하루 유동인구가 40만명 정도인데 벽에 붙는 광고가 월 300만원 정도다. 탱고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300만~800만명에게 광고가 노출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트럭의 옆·뒤면에 광고를 설치하면 다른 차 운전자와 광고의 눈높이가 비슷해 일반 옥외광고보다 더 가깝고 확실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출·퇴근 시간에 차가 밀리면 자연스럽게 더 오랜 시간 광고가 노출된다. 예컨대 하루 중 고속도로가 가장 막히고 허기가 밀려오는 오후 4~8시 시간대에 햄버거나 레스토랑 등 음식 관련 광고를 트럭 전광판에 노출하면 효과가 좋을 것이라 판단된다.

또 고속도로는 톨게이트와 한국교통공사에서 정확한 차량 입·출입 데이터를 확보하므로 이를 통해 얼마만큼의 광고 노출 효과를 거뒀는지 데이터화할 수 있다. 트럭기사는 스마트폰에 탱고앱을 설치만 하면 원래 운행 일정을 방해받지 않고 부가수입을 얻을 수 있다. 제품 개발 전 300여명의 트럭기사들을 대상으로 탱고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창업자의 개인 역량만으로는 스타트업 운영이 어려운 시대다. 성신여대 창업지원단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고 있나?

2016년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 컨설팅 회사인 디비퍼스트를 설립하고, 이듬 해 가을부터 탱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시장조사를 거듭할수록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지만 전문 분야가 아니다보니 광고 아이템을 어떻게 사업화하고, 자금은 어디서 조달해야 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막막했다. 그러던 중 주변 지인들과 사업자들로부터 성신여대 창업지원단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말을 듣고 올 봄에 지원을 신청했다.

무엇보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플랫폼 기술 개발, 카탈로그 제작 등 마케팅, 사업화 등에서 6000만원 가량을 지원받았다. 또 탱고는 국내에 없는 사업모델이다 보니 새로운 형태의 표준계약서 작성에 필요한 자문도 받았다. 창업지원단을 통해 해외시장을 분석하고 시장진출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올해에는 글로벌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홍콩을 방문해 중국 최대 인터넷·IT기업인 텐센트와 홍콩 재벌그룹으로 유명한 뉴월드그룹이 주관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지원서를 넣었다. 또 최근 핀란드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창업박람회인 ‘SLUSH(슬러시) 2018 ’에 참석해 다임러 AG, 에티하드 항공, PwC, KPMG, Oliber Wyman, Indiegogo 등의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탱고의 미래 잠재력에 주목해 탱고의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었다.

- 한국은 한때 ‘스타트업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창업 환경이 좋지 못했다. 안정적인 미국 생활을 접고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사업을 처음 결심하게 된 것은 우주여행 때문이다. 군대 전역 후 23살이 되던 해에 신문에서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우주여행객을 모집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우주여행은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기사를 읽어보니 우주여행 티켓을 구입하려면 수억 원에서 최대 200억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했다. 결국 일반 회사원으로는 평생 일해도 안되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꿈꾸게 됐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 조지워싱턴대를 졸업한 뒤 5년간 연매출 3000억 규모의 미국 조달사업 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개인사정으로 한국에 들어왔고 2016년 디비퍼스트를 설립, 약 2조원 규모의 주한미군 조달시장에 뛰어들었다. 관련 업무경험도 충분했고 미국 현지 네트워크도 있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이런 가운데 사업 다각화모델을 찾던 중 트럭 광고시장에 주목하고 탱고 개발에 나서게 됐다.

- 치열한 광고시장에서 어떻게 생존할 계획인가.

‘홍익인간’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탱고를 모든 이해 관계자가 이익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꾸릴 것이다. 광고주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광고효과, 트럭기사는 추가소득, 우리 회사는 광고노출 정도에 따른 수익을 얻으면 1석 3조다. 내년에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홍콩과 싱가포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 탱고는 사업모델이 단순해 다른 나라에 진출하더라도 쉽게 적용이 가능하다. 현지 사업화가 완료되면 특정 브랜드를 국경과 시간애 구애받지 않고 현지 광고지사를 통해 스마트폰앱과 트럭을 활용해 일괄 홍보할 수 있다. 진출국의 에이전시를 거치지 않아도 되니까 업무가 단순해지고 빨라진다.”

- 창업 선배로서 예비 창업자를 위해 조언한다면?

참신한 아이디어에만 집착하는 예비 창업자들이 많은데 기존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응용, 융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혁신이다. 내가 전공한 시스템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혁신을 ‘적은 비용으로 같은 퍼포먼스를 이뤄내는 것’으로 정의한다. 단 기존 아이디어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면 업계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공부하고 관련 회사를 다니며 업무 경험을 쌓아야 한다.

나는 다행히 제일기획 출신 30년 경력의 사업파트너가 협력업체와 광고주를 연결하고 인맥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또 사업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시작해야 한다. 지원금만 갖고는 1년을 채 버티기 힘든 데다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많다. 나도 계약서를 잘못 써 돈을 떼인 경험을 겪었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나니 통장에 겨우 3000원이 남은 적도 있다. 실패를 최소화하려면 창업 전 미리 사업자금을 모아두고 시장조사를 통해 시장 현황과 소비자 수요를 파악하는 한편 마음에 맞는 동료들과 창업팀을 꾸리는 게 바람직하다.




장준형 기자 zhenr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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