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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文대통령 경축사 비난…"南과 할 말 없다"

입력 2019-08-1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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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삼창 외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연합)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하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전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이번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조미(북미)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 보려고 목을 빼 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남대화의 동력이 상실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자의 자행의 산물이며 자업자득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은 문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미, 남북 대화 교착과 관련해서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반응으로 분석된다.

또한 조평통은 특히 이달 말 종료하는 한미 연합지휘소훈련과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을 언급하면서 “명백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우리를 궤멸시키자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 시점에 뻐젓이 북남 사이의 대화를 운운하는 사람의 사고가 과연 건전한가 하는 것이 의문스러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평화경제’ 실현 구상에 대해서도 “남조선 당국자의 말대로라면 저들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의 경축사가 나온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대남전담기구인 조평통이 이같이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신속하게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조평통 대변인 담화는 북한이 북미 간 협상이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남북대화를 후순위에 두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 교착국면에 빠졌던 북미대화가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판문점 회동’을 통해 재개 발판을 마련하면서,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면서 한미군사훈련을 비롯한 한반도 무력증강 정세에 대한 불만 표출의 초점을 남측에 맞추는 상황이다.

앞서 한미연합훈련 첫날인 11일에도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를 내고 한미훈련을 즉각 중단하거나 이에 관한 해명을 하기 전에는 남북 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앞으로 대화에로 향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남측을 조준했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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