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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35주년 소극장 산울림의 기다림 그리고 희망 “누군가 아직도…”

입력 2020-10-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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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산울림
35주년을 맞은 소극장 산울림의 갈라 공연 ‘건물의 시간’(사진=허미선 기자)

 

“기다림과 미래에 대한 희망, 누군가의 인생이 그렇지 않아요? 인생은 불확실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미래를 기다리는 과정이잖아요.”

1985년 개관한 소극장 산울림의 임수진 대표는 35주년 기념공연 ‘건물의 시간’(11월 1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 대해 “인간의 삶을 닮은 기다림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다들 힘드시니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가보자는 제안”이라고 덧붙였다.

“도대체 당신은 무얼 찾아 여기에 온 겁니까?” 묻는 ‘목화 밭의 고독 속에서’로 시작한 ‘건물의 시간’은 “그럼 갈까?” “가자”라고 외치는 ‘고도를 기다리며’, “미래의 문이 열리려고 합니다. 천천히…”라 되뇌는 ‘그 여자’로 이어진다. 

 

소극장 산울림
35주년을 맞은 소극장 산울림 대표작들의 명장면, 명대사로 꾸린 갈라 공연 ‘건물의 시간’(사진=허미선 기자)

 

이어 ‘라비앙 로즈’에 실리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이 길만 길이냐? 다른 길도 얼마든지 있어”라고 아픈 소리를 하는 ‘카페 신파’,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겁니다. 침묵도 누군가의 소리라는 걸”이라고 의미심장하게 전하는 ‘챙’,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의 가치를 건네는‘이방인’ 등 7편의 대표작들이 기다림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애초 3월 11일 치러져야 했을 서른다섯 생일잔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여파로 미루고 미루다 10월에서야 소박하게 치러진다.  

 

소극장 산울림
35주년을 맞은 소극장 산울림의 아카이브 전시 ‘리플렉션’(사진=허미선 기자)

 

소극장 산울림의 대표작 7편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엮은 갈라 공연 ‘시간의 나이’와 더불어 35년간의 행보를 담은 아카이브 전시 ‘리플렉션’(Reflection, 아트앤크래프트갤러리) 그리고 지하 극장과 2층 전시장을 아우르는 통로에는 소극장 산울림을 다녀간 연출가, 작가, 배우, 스태프, 관객 등과의 기억을 담은 ‘메모리 창고’로 꾸렸다.

아카이브 전시 ‘리플렉션’에는 ‘위기의 여자’ 등 대표작들의 연도별 포스터와 팜플릿, 기사 스크랩, 대본들, 소극장 산울림의 10주년 보도자료 등을 만날 수 있다. 

 

임수진 대표가 “페이지마다 검열필증이 찍혀 있다”고 귀띔한 1969년 초연 ‘고도를 기다리며’의 대본 원본과 자유롭게 훑어볼 수 있게 배치된 복사본, 아직까지도 사용하는 작품마다의 인장 등은 희귀한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소극장 산울림
35주년을 맞은 소극장 산울림의 아카이브 전시 ‘리플렉션’ 중 작품 인장들(사진=허미선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난항 속에서 35주년을 맞은 소극장 산울림의 이후 행보에 대해 임수진 대표는 “책꽂이에 고전세계문학전집을 꽂듯 100편을 목표로 8년째 진행하고 있는 ‘고전극장’, 10년을 목표로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 차이콥스키, 슈만, 브람스에 이어 12월 드보르작 음악으로 꾸밀 ‘산울림 편지콘서트’ 등을 계속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희가 내내 극장문을 닫았다가 6월 고전극장을 하면서야 문을 열었어요. 비대면, 온라인 등이 활발해지면서 배우와 관객이 현장에서 만나 서로 교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를 깨닫고 각별해지고 있죠. 그런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더 좋은 내용으로 더 안전하게 꾸준히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너무 어렵지만 저희는 여전히 공연 중이에요. 누군가 아직도,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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