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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신용리스크 현실화될라… 경기 불확실성에 하방압력

은행株가 무거운 다섯가지 이유
대손충당금·신용비용 증가, 좀비기업 디폴트 위험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 제약에 저금리 장기화에다 미국 대선 혼조까지 겹쳐”…고개 못드는 은행주가

입력 2020-10-19 16:33 | 신문게재 2020-10-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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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5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대손충당금과 신용비용(credit cost)이 증가하는가 하면 한계·좀비 기업 디폴트 위험 가중, 배당과 자사주매입 제약, 저금리 기조 장기화, 미국 대선 혼조가 주요 원인이다. 주가는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급감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큰 차이가 없으나 대손비용이 증가해 순이익이 대폭 줄었다.

코로나19로 최근의 경제상황을 반영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한 것이다. 상반기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원(157%) 늘었다.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올해 1분기 110.6%에서 2분기 121.2%로 높아졌다.

여기에 부채 상환유예 조치 등을 통해 표면적으로 유지되는 좀비 기업들의 수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향후 디폴트 증가 시 은행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현재 신속한 유동성 투입으로 기업들이 위험을 넘기고 있다. 그러나 지불능력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은행들의 피해도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업 전반의 건전성 지표는 일부 착시효과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에도 잠재 부실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8월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최근 10년 사이 최저 수준인 0.38%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규제 유연화로 은행들의 대출 여력과 자산 건전성이 어느 정도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잠재적 리스크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주요국 금융당국들이 은행들에게 배당금 지급을 자제하고 자사주 매입을 중단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주가 상승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금 공급 기능 훼손을 막고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하자는 취지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국내 금융사는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고 실물경제에 원활히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했고,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위한 자사주 매입 금지, 배당금 제한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고 은행권을 압박했다.

유럽중앙은행도 3월 배당금 지급 연기를 첫 권고한 이후 7월에는 2021년 1월까지 중단을 재차 권고했다.

국제금융센터 주혜원 책임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은행주(株)의 특성상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하방압력이 작용한다”면서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및 배당유보 등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 나선 상황이나 경기회복 지연과 함께 누적된 신용리스크가 현실로 드러날 경우 추가 주가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전례없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금리가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은행권 순이자마진(NIM)과 수익성이 하락하는 추세다.

또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가 선거 전에는 사실상 어려운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금융규제 완화에 부정적 입장인 조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우세하면서 은행주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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