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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와 美금리상승, 시장 영향 주목

입력 2021-02-21 14:41 | 신문게재 2021-02-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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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각국 정부의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로 공급된 대규모 유동성에 힘입어 금융시장의 자산은 급등해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9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도 지난 15일 3만선을 넘어섰다. 1990년 8월 이후 30년만의 일이다.

현재 각국 정부가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점과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타격을 입은 실물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도 일본은행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양적완화를 유지하고 있고, 이들 정부도 대규모 재정지출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재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책이 주가를 부양할 것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합리적인 명분 속에 주가는 역사적인 수준으로 상승해왔지만 시장을 신경 쓰이게 하는 움직임이 있다. 미국 장기금리의 상승세다.

미국 장기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금리)은 1%대를 웃돌고 있다. 19일에는 장중 한때 1.35%를 넘어서기도 했다. 금리가 이미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기 이전 수준까지 올라온 셈이다.

기본적으로 금리는 경제의 온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경제성장의 신호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역사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주가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워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가 되기도 한다.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 부담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화두다.

국제금융센터와 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앞으로의 인플레이션 시나리오는 ‘좋은 인플레이션’과 ‘리플레이션(경제가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지속 하락현상인 디플레이션 상태에서 벗어났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지 않은 상태) 이후 디플레이션으로의 회귀’ 가능성이 비슷한 수준으로 판단되며, 아직까진 미국 금리상승이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시장의 컨센서스는 무게를 두고 있다. ‘좋은 인플레이션’이란 경기확장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기대 인플레가 안정되면서 목표 구간(최대 2.5%)내에 유지되는 것이다.


지난 1월초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블루웨이브(백악관과 상·하원의 민주당 장악)가 실현됐고, 민주당의 대규모 경제정책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1조9000억 달러 규모 추가 경제대책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예상되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미국 경제의 조기 정상화 예상도 커지고 있다.

정책당국은 경제의 성장과 점진적인 물가상승이 공존하는 골디락스(경제가 고성장하면서도 물가상승이 없는 상태)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성장이 지속되면서 위험자산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금리 상승이 급격해지면서 주가 상승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우려된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말까지 미국 장기금리 예상치를 기존 1.3%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장기금리가 1.5%를 넘어설 경우 고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역풍이 될 가능성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노무라 애널리스트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5%를 넘어설 경우 주가가 8% 가량 하락할 가능성을 예상했다. 일각에선 주가가 붕괴되는 미국 장기금리의 구간을 1.5%에서 2% 사이로 예상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닛케이는 올해 안으로 2%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금리와 주가의 동반 상승이 공존할 수 있는 2가지 조건은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 것과 미국 국채 수급이 악화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물가가 서서히 상승하는 움직임이다. 지난 2020년 4월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0달러선을 회복했다.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끄는 인플레이션 과열로 인한 경기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연준이 이른 시기에 금리인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미즈호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TI가 100달러대에 접근하는 것을 위험신호로 보았다.

미 국채의 수급이 악화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미 정부가 대규모 경제대책을 추진하면서 미국채는 증발할 전망이다. 월 800억 달러 규모의 현 매입 속도를 초과해 국채를 발행한다면 금리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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