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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100] "인생과 가치를 함께 나눈 삶의 동지이자 컨설턴트로 큰 보람을 느껴요"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백종일 채움경영컨설팅 대표

입력 2023-01-09 07:00 | 신문게재 2023-01-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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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일 채움경영컨설팅 대표

 

“열정적이라는 것을 무엇인가에 애정을 가지고 끝없이 집중하는 행위를 나타내는 말로 정의한다면, 제 인생이야 말로 그렇게 살아왔고 현재도 그렇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백종일 채움경영컨설팅 대표는 “나이가 들수록 열정의 대상이 재능과 부합하면서도 자신과 상대방에게 무엇인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는 신념이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그의 전문 분야는 스타트업들을 위한 기술창업과 기술사업화 컨설팅이다. 때문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창업진흥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경기경제과학진흥원, 테크노파크,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 주로 기술개발과 사업화와 관련된 공공기관들에서 각종 평가 및 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건국대학교 전문경력창업학과와 경인여자대학교 펫토탈케어학과 융합트랙의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이며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벤처경영 석사과정 강의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컨설팅 하려면 알아야 할 현장지식과 노하우가 필수다. 백 대표는 “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새 경영지도사 뿐만 아니라, 기업·기술가치평가사, 기술거래사, 창업지도사, 기술사업화 코디네이터, 농어촌개발컨설턴트, 6차산업지도사, 평생교육사 등 10여개의 국가공인 또는 민간공인 자격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아마도 어떠한 강의 요청이 있을 때 수십페이지에서 백페이지가 넘는 교재를 1주일 이내에 만들어 내거나, 연구용역 보고서의 레퍼런스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노하우는 이러한 노력과 열정에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 컨설팅 업계에 진출하신 계기는

다소 말을 꺼내기가 민망하지만, 스스로 창업해 사업 성과를 내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배운 지식과 노하우, 인맥으로 ‘안될 것이 무엇이냐’는 심정으로 시작한 제조업 사업은 한때 작지 않은 규모로 성장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한번의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있는 자금을 모두 모아 유통업으로 재창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실패의 좌절을 맛봤습니다.

창업을 실패한 이후, 내가 왜 실패하게 되었는가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받아 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두 번의 사업실패는 모두 예상할 수 없었던 외부환경의 급격한 변수가 시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기에는 이미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소진한 상태였습니다.

사업에 실패한 이후 실패 이유를 기어이 찾고 싶었습니다. 몇 개월 동안 집 인근 용인시립 중앙도서관을 아침부터 자정까지 매일 출입하며 닥치는 대로 경영 관련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업을 하기전까지 깨닫지 못했던 내용들이 그제서야 하나하나 생생하게 무슨 의미였는지가 가슴으로 읽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책의 문구는 “사업가란 ‘계산된 리스크’를 감수하는 자이다”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사업이란 운칠기삼(運七技三)이며 나의 역량 30%보다 외부 변수70%를 내다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또한 사업의 궁극적 목적이 Exit에 있다는 것도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다시 또 사업에 도전했고 이번에는 성공적인 출구로 사업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그즈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사업에 실패한 CEO를 대상으로 자금지원을 하기 위해 운영되는 재도전 교육 프로그램에 강사로 참석해 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이유인 즉, 아무리 명문대학의 교수나 저명한 강사를 초빙해서 교육을 시켜도 당췌 사업에 실패한 CEO들의 교육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업에 실패한 CEO들에는 직접 사업을 한번도 해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강사로 등장하여 전달하는 이론적 교육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우연히 참여하게 된 재도전 프로그램은 저의 강의를 수강하는 CEO분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고, 계속해서 다른 경영과목과 더 나아가 현업 컨설팅으로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산업 현장에 나가 스스로를 컨설턴트라고 소개하면, 적지 않은 분들이 달갑지 않은 눈초리로 “컨설턴트가 뭘 해줄 수 있는 사람이냐?”, “요새는 너도 나도 컨설턴트라고 칭하더라”라는 등의 시큰둥한 반응을 접할 때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공인된 자격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국가전문 자격사인 공인 경영지도사를 취득해 본격적으로 컨설팅 업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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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일 채움경영컨설팅 대표

 

- 잊혀지지 않는 컨설팅 기업이 있으신지

2018년 남녀 학생 2명이 창업을 하고 싶다고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유명 국립대학교의 재학생이었기 때문에 취업을 하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어렵지 않았을 터인데, 무엇 때문에 창업을 하려 하는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들의 대답은 “도시공간을 철학이 있는 콘텐츠로 디자인해보고 싶어요”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컨설턴트의 입장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차원에서 창업의 동기도, 목적도 뚜렷하거나 구체적이지 않았고, 더욱이 사업화 하고자 하는 아이템도 추상적이었습니다. 막연하여 헛웃음이 났지만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찬찬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두 대학생의 순수와 열정, 발칙한 발상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과의 만남은 바닥부터 스타트업을 제대로 만들어 보자는 저의 특별한 프로젝트로 추진됐고, 몇 년의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이후 이 스타트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대기업을 상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꾸준히 유지하며 컨설팅이 없이도 스스로 비즈니스를 고도화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점차 연락도 뜸해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한동안 연락이 없던 대학생 커플 사업가로부터 ‘한번 찾아 뵙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속으로는 사업화 과정에서 ‘심각하고 급한 문제가 발생했구나’라고 짐작했는데, 연구실을 찾아온 그들이 내민 것은 청첩장과 함께, 주례를 부탁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요새는 주례를 하지 않는 결혼식도 많고, 또 주위에 주례로 모실 수 있는 훌륭한 분들이 얼마든지 있었을 터인데, 그들이 나에게 굳이 주례를 청한 까닭을 물으니, 그들의 보낸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20대 청춘의 시간을 돌이켜 보았을 때, 내가 그들의 젊음의 가까이에서 시간과 가치를 나누고 함께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사업가 커플에게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기능적으로 유능한 컨설턴트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과 가치를 함께 나눈 삶의 동지로 존재감이 기억되었다는 것 자체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사업의 성공은 기술이나 아이템의 차별성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례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기업입니다.



- 컨설턴트가 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모든 직업이 그러하듯 가장 중요한 것은 자질과 역량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역량 보다는 자질에 더 초점을 두고 싶습니다. 역량은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행동특성이나 능력을 말하는 반면 자질은 타고난 성품과 소질에 좀더 방점이 찍힌 개념입니다.

행복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역량을 길러내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컨설턴트로서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하는가 이전에 반드시 되짚어 봐야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컨설턴트를 표현하는 몇가지 중 “컨설턴트는 지식 보부상 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선택하기전에 “끝없이 지식을 배우고 전달하는 일이 나에게 즐거운 일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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