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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집값 양극화는 당연한 일… 정부 과도한 개입 말아야"

[브릿지 초대석]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입력 2024-04-16 07:00 | 신문게재 2024-04-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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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부동산시장의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장원석 기자)

그는 “어쩌다보니 지금이 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보통의 전문가들과 달리 그는 어떻게든 기회가 닿는 대로 현장에 부딪혀가며 사업계획안을 어떤 식으로 짜는지도 들여볼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 만큼은 끊임없이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이것이 그가 다른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살아온 과정이라고 요약했다.


계획적인 것이 아니었지만, 그는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 결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행전안전부 장관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고 수 십 곳의 공공기관에서 자문 위원으로 위촉됐으며 기자들이 어떤 이슈가 터지면 가장 먼저 찾는 전문가로 입지를 굳혀가는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남들이 겪지 못한 다양한 분야의 전공과 경험을 거치며 신뢰받는 건설·부동산 전문가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에게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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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장원석 기자)

-올초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을 상저하고로 전망했다. 남은 하반기 전망을 어떻게 보나?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은 강남3구와 용산, 마포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수도권은 주요 지역에 한정하면 하반기에 소폭 상승 가능하나, 보합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권과 지방으로 나눠 봐도 서울은 상승하겠지만 이 둘을 합친 전국은 그 만큼의 상승세가 못나올 공산이 크다. 지방을 주요 도시와 기타 지역으로 나눠도 동일 맥락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 매매시장 폭락론도 있었는데 폭락은 없고 대신 양극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지난 2022년말부터 2023년초에 걸쳐 미국 기준금리의 인상으로 마치 세상이 멸망할 듯이 부동산시장의 대세하락을 주장하는 의견이 부각됐다. 물론 모든 여건이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고 인구감소 등의 문제는 한국에서도 차후 현실화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 전체, 모든 지역의 집값을 장기하락할 것으로 바라보기는 어렵다. 얼마가 되든 경제성장과 함께 지역별 양극화의 여지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구가 감소해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기본적인 양상·선호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쾌적한 주거환경과 학군, 교통접근성, 직주근접 등에 대한 선호는 바뀌지 않는다. 이것은 만국공통이다. 한국보다 경제력 등이 뒤떨어지는 후진국에 가도 그 나라의 좋은 주거지역에 있는 집은 비싸다. 결론짓자면 부동산이 하락해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오르는 양극화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올해 주택시장에 가장 큰 변수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

미국의 기준금리와 정부의 정책 모기지 상품이다. 우선, 지금의 위축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시작된 지점을 생각해보면 그건 2년 전의 갑작스런 미국 기준금리의 급등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시장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상황에서 그런 외부요인의 영향을 국내 정책으로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올해 주택시장이 오름세로 전환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웬만한 변수가 나와도 적당하거나 소소한 것 이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지만 종전과 다른 시도로 기대감을 갖거나 현 시점에서 필요한 정책은 이미 나왔다. 바로 출산장려 관련 정책이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 청년 주택드림 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모기지 상품이다.

물론 대상자나 효과는 젊은층 등 일부 계층에 제한적일 수 있지만,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국가소멸이 예정된 미래처럼 다가오는 지금 시점에서는 꼭 필요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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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사진=장원석 기자)

 

-임대차 시장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빌라나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발생한 전세사기의 여파로 전세 역시 아파트, 특히 대단지 아파트 전세에 대한 선호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는 단순히 표준화와 시세산정이 용이하다는 점만이 아니라 비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주거의 질이 더욱 부각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전국의 모든 주택가격이 오르던 시기가 지나고 주택상품의 성격에 따른 가치가 다시 종전처럼 자연스레 차별된 결과이기도 하다.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와 청약경쟁률이 상승하는 것과 정비사업에 고밀도 개발을 적용하는 것 등도 결국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주택수요에 부응하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개별 수요자의 자금여력이 비슷한다면 이들의 전세수요도 비슷하게 쏠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부는 집값 폭락이나 급등을 막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이상적인 것은 집값이 급락하거나 급등없이 경제성장률 정도의 변동이 나타나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서 인위적으로 집값을 떠받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집값의 변동이 크더라도 그대로 시장에 맡기는 선택도 해야 한다. 그것이 공공의 역할이다.

지금 시점에서 착공물량이 줄어든다는 건 향후 신축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연결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시장수요가 높은 신축아파트 공급과 수요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는 존재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미국 기준금리 같은 외부요인의 영향으로 인위적인 건설경기 부양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택관련해서 할 수 있는 것은 기존에 계획된 수준의 공공주택 공급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그 이상으로 무리하게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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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장원석 기자)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는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 사이클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PF사업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거나 감소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므로 시장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는 동안은 부동산 관련 사업들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 변동이 조달금리에 반영되면 PF 사업의 기대수익률이 영향받는다. 그런데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이게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소리가 되고, 결국 해당 PF사업에 대해 처음 계획했던 기대수익율에 미치지 못하거나 심한 경우 역마진도 우려할 수 있다.

또한 요즘처럼 PF사업이 진행되더라도 나중에 분양이 잘 되지 않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는 식으로 문제가 생기면 또 그것도 건설사로써는 곤란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향후 몇 년간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주택 착공물량이 감소한다는 것은 미래시점의 신축아파트 입주물량으로 연결된다. 신규택지만이 아니라 재건축과 재개발 같은 정비사업까지 포함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신축아파트의 공급과 수요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커진다. 이것은 가격이나 수요자 선호 측면에서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위한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하나?

무주택자는 본인의 경제여력이 될 때 집을 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집살 돈을 쌓아놓고 저점에 매수해서 실거주도하고 차익도 보겠다는 것은 욕심이고 현실적으로 어렵다. 청약점수를 쌓고 청약을 넣는 것을 1순위로 하고 그 와중에 기존 주택 매입가능한 여력이 되면 매물도 쭉 보러 다니는 것을 권한다.

획기적인 방법은 없다. 집은 투자나 투기수단이 아니다. 1주택자라면 특히 그렇다.

집을 사는데 무슨 비밀이 있는 것처럼 이걸 해라, 저걸 해라, 딱 짚어주는 마법 같은 것은 없다. 감당가능한 범위의 대출을 끼고 맞는 금액대의 집을 사서 대출도 갚고 저축도 하다가 다시 옮겨 타는 것이 정상이다. 고루해보여도 이게 일반인들의 최선의 루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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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장원석 기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부동산 전문 연구원으로써 지역과 사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 또 공공기관이 접할 수 있는 사실상의 모든 사안에도 익숙하다. 이와같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부산도시공사, 경기 도시공사, 강원도개발공사, 전남개발공사, 시흥도시공사,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10곳 이상의 국가, 지방 공기업의 경영자문·심의위원직을 다수 맡았다. 정확한 건설 부동산 업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문가중 한 명이다.

장원석 기자 one21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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