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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향기 맡으려면 ‘머위·참나물·원추리’ … 비타민·섬유질 풍부

머위, 해열·기침치료 탁월 … 참나물, 시력강화·나트륨배출 도와

입력 2016-04-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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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왼쪽부터), 참나물, 원추리 등 산나물을 제대로 씻지 않거나 데치지 않고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이지만 건조한 날씨와 황사,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기관지질환, 안구건조증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평소 체력과 면역력을 키우려면 운동과 함께 제철음식을 먹는 게 도움이 된다. 비타민, 섬유질, 무기질 등이 다량 함유된 봄나물은 피로회복과 혈액순환에 특효약이 된다. 특히 머위, 참나물, 원추리 등은 쑥이나 미나리보다 덜 알려졌지만 맛과 영양면에서 손색이 없다.


머위는 국화과 여러해살이풀로 한국을 비롯한 북반구 온대 및 아한대 지역에서 분포한다. 습기가 많은 산등성이나 협곡에서 옹기종기 무리지어 자란다. 2월말부터 땅 속에서 줄기가 뻗어 오르면서 꽃을 피운다. 숫그루의 꽃은 옅은 노란색이며, 암그루는 흰색에 가깝다. 굵은 땅 속 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끝에서 잎이 나온다.


겨우내 강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고 봄에 꽃을 피운다며 ‘관동화’(款冬花)로도 부른다. 한방에서는 ‘봉두채’(蜂斗菜)로 칭하며 ‘머구’, ‘머우’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머위는 산자락, 밭둑 등에서 자라는 것을 채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워낙 번식력이 뛰어나 밭에 조금만 심어도 순식간에 재배지 전체를 덮기 때문에 굳이 작정하고 재배할 필요가 없다. 주변에서 자라는 머위를 몇 포기 캐 뿌리에 눈을 붙여 빈 땅에 조금만 심어둬도 금세 무성해진다. 과도하면 지력을 소모해 경작에도 지장을 준다.


머위는 4월까지 수확하는 게 가장 향긋하고 맛이 좋다. 날이 따뜻해질수록 잎사귀는 거칠어지고 잎자루는 칡넝쿨처럼 억세져 먹기 힘들다. 머위 어린잎을 바로 채취해 먹으면 떫은 맛이 난다. 끓는 물에 한 번 데친 후 찬물에 하루 정도 우려내 이용하는 게 좋다. 머위로는 머위쌈, 머위나물, 머위된장국, 머위장아찌 등을 만들 수 있다.


예부터 머위의 땅 속 줄기는 해열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뿌리는 어린이 태독(胎毒) 치료에 쓰였다. 꽃, 잎, 잎자루(머위대) 등 모두 식용 또는 약용으로 쓰인다. 특히 머위대는 비타민A, 비타민B1·B2·B6, 비타민C, 비타민E 등 다양한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식이섬유, 아연, 칼륨, 칼슘, 인, 철분, 나트륨, 베타카로틴, 나이아신 등 다양한 영양소도 갖고 있다.


머위 잎과 대를 짠 생즙은 생선으로 인한 식중독 치료에 효과가 있다. 머위 달인 물은 천식으로 인한 기침을 멈추는 데 좋다. 특히 폐결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꽃, 잎, 뿌리 등을 12시간 이상 오래 달인 물을 틈틈이 먹으면 효능을 볼 수 있다.


참나물은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은 산 속 나무 그늘 밑에서 자란다. 털이 없고 향긋한 냄새를 풍긴다. 줄기 높이는 50~80㎝ 가량에 이른다. 잎자루가 줄기 아래쪽에서는 길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짧아진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은 “참나물의 잔잔한 흰 꽃들은 원반 모양으로 둥글게 모여 핀다”며 “꽃이 워낙 작아 수십개가 넘는 꽃들이 모여 있음에도 그다지 눈에 띄는 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줄기마다 세 장씩 잎을 달고 있어 다른 식물과 구별하기 쉽다”고 밝혔다.


참나물 1회 분량(70g)을 먹으면 비타민A를 하루 섭취권장량의 약 25%, 칼륨은 8.6%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A는 시력을 보호하고 피부 건강과 면역기능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을 낮추는 데 좋다.


참나물에는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돼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은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한다. 해열 작용을 하므로 몸이 찬 사람에게 추천되지 않는다.


참나물은 일반적으로 데쳐서 무침으로 해 먹거나 김치를 담아 먹는다. 봄과 초여름에 연한 잎을 잎자루와 함께 생으로 쌈을 싸서 먹거나, 데쳐서 나물로 즐긴다. 쌈으로 먹으면 미나리처럼 은은한 향기가 난다. 일본에서는 참나물 열매를 이용해 소스나 과자 향료를 만든다.


원추리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로 산과 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시름을 잊게 해준다는 의미의 ‘망우초‘(忘憂草)로도 불린다. 원추리 잎과 꽃을 무쳐 내는 ‘넘나물’은 과거 조상들이 즐겨 먹던 봄나물 중 하나다.


원추리에 함유된 콜히친(colchicine)은 알칼로이드 성분 중 하나로 독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10∼15㎝ 정도의 어린 순만 골라 익힌 뒤 무쳐 먹어야 한다. 잎이 부채 모양으로 핀 어린 순을 손가락에 끼고 땅속의 밑동에서부터 비틀어 따야 한다. 뿌리 쪽 하얀 부분이 파처럼 끈적거리고 미역처럼 부드럽기 때문에 된장으로 무치거나 국으로 끓여 먹으면 맛있다. 어린 싹을 볶음, 국거리, 튀김 등으로 활용해 먹어도 좋다.


원추리는 독초인 여로와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여로는 민간에서 살충제로 쓸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여로와 원추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잎 표면의 주름 여부다. 여로잎에는 세로주름이 있는 반면 원추리잎에는 주름이 없다. 원추리잎은 6~8㎝로 여로보다 길다. 끝이 둥글게 젖혀지고 흰빛이 도는 녹색이다. 여로잎은 2~3㎝ 길이로 좁은 피침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아래로 갈수록 밑부분이 좁아진다.


한방에서는 원추리를 황달, 혈변 등을 치료할 때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한다. 민간에서는 자양강장을 위해 원추리꽃술을 만들어 취침 전에 소주잔으로 1~2잔씩 마신다. 뿌리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시력이 상할 염려가 있어 말린 것을 40g 이상 사용하면 안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발표한 ‘식중독 발생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연평균 식중독 환자 수는 6307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32.3%인 2035명이 봄철인 4~6월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월 평균 환자 수 981명(15.6%)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봄나물을 뭣 모르고 채취해 먹다가 배앓이를 하는 경우가 적잖은 셈이다.


머위, 참나물 등 산나물을 제대로 씻지 않거나 함부로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높다. 원추리는 끓는 소금물에 충분히 데친 뒤 찬물에 2시간 이상 담가 독성을 충분히 녹여내야 한다. 평소 봄나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다면 함부로 나물을 채취하지 않는 것도 식중독을 막는 방법 중 하나다. 도심 하천변에 자라는 봄나물은 농약, 중금속 등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 가급적 활용하지 않는 게 좋다.



정종우 기자 jjwto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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