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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홍콩보안법 충돌] 후강퉁·선강퉁에 韓기업까지 위협

입력 2020-06-01 04:20 | 신문게재 2020-06-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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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둘러싼 미중 대립에 위안화 가치 급락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위안화와 달러화가 놓여있다. (연합)

 

미국과 중국 갈등이 심해지면서 홍콩 증권시장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모양새다. 그 주변에 있는 한국에까지 불똥 튀게 생겼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시작해 홍콩 국가보안법까지 걸고 넘어졌다. 중국은 지난 28일(현지 시각)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는 홍콩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을 특별 대우하는 정책적 면제를 없애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받아쳤다.

미국은 1992년 홍콩정책법을 제정했다. 홍콩이 자치권 행사한다는 전제로 비자 발급, 투자 유치, 법 집행 등에서 본토와 달리 특별하게 대우했다. 이 덕에 홍콩이 아시아 금융·물류 중심지로 커졌다.

홍콩이 특별 지위를 잃으면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부과하는 최대 25% 추가 관세를 물어야 한다. 금융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외국계 자본이 홍콩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현지 언론에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과시켰으니 외국 자본이 탈출할 것”이라며 “홍콩이 더는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적연금은 중국 기업에 투자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홍콩이 특별 지위를 빼앗기면 중국 본토 역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외국인이 후강퉁·선강퉁으로 중국 주식을 사고 파는데, 홍콩이 금융 중심지 역할을 못하면 후강퉁·선강퉁 또한 위축될 수 있다.

후강퉁은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주식 거래를 연결하는 제도다. 홍콩 증권사 통해 중국 본토 상하이 거래소 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후구통 제도와 중국 본토 증권사 통해 홍콩 거래소 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강구통 제도가 합쳐졌다. 상하이를 뜻하는 ‘후’와 홍콩을 의미하는 ‘강’자를 붙인 말이다.

선강퉁은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를 이어준다. 해외 투자자가 홍콩을 거쳐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선구통, 중국 투자자가 선전 증시를 경유해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강구통으로 이뤄진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중국 금융시장이 부진했다”며 “후구통과 선구통을 통해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지만, 그 강도가 4월보다 약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홍콩은 총수입 가운데 89%를 다시 수출하는 중개 무역 거점이다. 총수입 절반이 중국으로 재수출된다. 홍콩은 한국의 수출 대상국 4위이기도 하다. 홍콩으로 수출하는 우리 제품 114%(하역료·보관비용 등 포함 금액 기준)가 제3국으로 재수출되고 이 중 98%가 중국으로 향한다. 낮은 법인세와 안정된 환율 제도, 항만·공항 등 국제 금융·무역·물류 중심이라는 이점을 써왔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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