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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티빙 '헤일로', 제작은 스필버그… 숨은 주인공은? 'K배우의 힘'

[#OTT] 공정환, 하예린 등 한국 배우들의 존재감 남달라
게임팬들 호불호 갈리지만 시즌 2제작 확정

입력 2022-08-31 18:30 | 신문게재 2022-09-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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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O
영화 ‘헤일로’의 한 장면. (사진제공=티빙)

 

파라마운트+ 오리지널 ‘헤일로’는 국내 관객들에게 두 가지 화제성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할리우드 미다스의 손’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자로 나섰다는 점과 ‘한국 연극계의 대모’ 손숙의 손녀 하예린의 캐스팅이었다. 미국 파라마운트+가 제작했으며 티빙과 파라마운트사 계약을 통해 국내 OTT 중 티빙에서만 스트리밍 중이다. 


엑스박스를 대표하는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26세기를 배경으로 인류와 코버넌트라는 외계 종족의 갈등에서 출발한다. 인류는 외계인에게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연합체 ‘UNSC’를 구성하고 UNSC는 강화된 인간을 육성하는 ‘스파트탄 계획’을 세운다. 

 

헤일로
인류가 만들어낸 최강 전사 ‘마스터 치프’는 외계 종족 ‘코버넌트’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잊었던 자신의 과거를 찾아 나선다. (사진제공=티빙)

왕년에 게임 좀 해봤다는 사람일수록 ‘헤일로’는 게임 자체가 가진 거대한 액션과 모험 그리고 미래에 대한 무한 상상력으로 이미 정평이 자자했다. 

 

게임 원작 작품은 ‘잘해야 본전’이란 편견이 있지만 극 중 두터운 팬덤을 지닌 마스터 치프의 얼굴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렸다. 되려 이 사실이 ‘헤일로’에게는 득이 된 듯하다. 원작 게임의 세계관과 모티프는 가져가되 설정과 스토리는 할리우드 특유의 상상력으로 완성됐기 때문이다.

게임 출시 20년 동안 단 한번도 얼굴을 공개한 적 없던 주인공 마스터 치프의 숨겨진 사연은 이렇다. 타고난 군인으로 길러진 그는 코버넌트의 유물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잊혀진 과거와 맞닥뜨린다.

 

어린시절 어딘가에서 부모와 행복했던 한때가 기억난 것. 살생의 도구로 자랐지만 외계인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한다는 자부심으로 기계적인 삶을 살던 그는 마드리갈 행성에 사는 소녀 관하(하예린)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상부의 명령을 어기게 된다.   

 

총 9개의 에피소드는 마스터 치프의 세계관이 무너지고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에 충실하다. 하지만 관하의 아버지이자 반란군 리더였던 진하(공정환)의 등장만큼이나 한국어를 비롯해 누가 봐도 동양적인 설정이 친근함을 더한다. 

 

‘헤일로’ 속에서 한국식 살풀이 음악과 더불어 영혼의 무사평안을 비는 씻김굿 스타일의 장례문화를 보는 재미도 친근함을 더한다. ‘손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처럼 DNA로 이어진 한 배우의 탄생을 보는 것도 의미 있다.

메인 플롯은 ‘마스터 치프의 진실찾기’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한 소녀의 성장기인 동시에 호주에서 활동해온 한국 배우 하예린의 인상적인 데뷔작임을 알 수 있기 때문. 그간 여러 작품에서 선 굵은 연기를 주로 해온 공정환의 글로벌적인 인지도 확장도 박수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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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안전 그리고 부의 확장이 보장되는 사회 시스템에서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를 되묻게 만드는 ‘리더 진’을 훌륭히 연기한 배우 공정환.(사진제공=티빙)

 

그는 극 초반 죽음을 맞이하는데 원작 게임에는 없었던 인물이다. 지난 6월 진행된 파라마운트+와 티빙의 협약식에 참석한 공정환은 “외국어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촬영하면서 대사 외우기에 바빴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대사에 한국어로 나오는 ‘아빠’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미드(미국 드라마) 안에서 한국 세계관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기대해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각 캐릭터가 지닌 서사도 SF물에 특화됐지만 무엇보다 극중 대립되는 갈등의 지점이 세련되게 변주된 것도 ‘헤일로’를 보는 재미다. 행성에서 가장 유능한 과학자지만 자식보다 스파르탄의 육성과 권력에 치중하는 여성 캐릭터와 딸의 반목, 우주평화라는 미명 아래 그려지는 인간들의 이기심 등이 주는 울림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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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에서 대부분 촬영된 ‘헤일로’에서 하예린은 “시즌2의 촬영이 기대된다. 외롭지만 뿌듯함을 느낀 현장”이라고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사진제공=티빙)

 

촘촘히 구성된 에피소드들의 완성도 역시 기대 이상이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실제 게임을 보는 듯한 생생한 전투 장면이 펼쳐지다가도 아날로그적 감성이 온도를 더한다. 원작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스필버그 감독은 사전에 집필된 드라마 대본을 전부 읽고 캐릭터별 캐스팅에 직접 관여한 것은 물론 드라마 제작 전반을 꼼꼼히 챙겼다는 후문이다. 지난 6월 국내 공개 직후 “스필버그가 만들면 드라마도 영화가 된다”는 리뷰가 올라오는 것도 그의 작품 대부분이 지닌 인류애에 대한 증명이다.  

 

인간을 멸종시키려는 외계인과의 대결은 진부하다. 하지만 ‘13시간’으로 국내 팬이 많은 파블로 슈라이버를 중심으로 나타샤 맥엘혼, 보킴 우드바인, 젠 테일러 등이 보여주는 장르적 연기가 아쉬움을 덮는다. ‘월드 인베이전’ ‘타이탄의 분노’를 만든 액션 전문가 조나단 리브스만 감독이 연출한 에피소드가 4편이나 되는 터라 믿고 봐도 좋다. 시즌1 인기에 힘입어 현재는 시즌2 제작이 확정된 상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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