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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지구를 바꿀 따뜻한 기술들… 작은 아이디어가 큰 희망을 만든다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세상을 바꾸고 희망을 만드는 미래기술

입력 2023-02-04 07:00 | 신문게재 2023-02-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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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따뜻하게 만드는 착한 기술들이 눈길을 끈다. 남아프리카 사회적기업이 만든 ‘리퍼포스 스쿨백’은 가방 뒷 편의 네모난 햇빛판에서 전기를 만들어 최장 12시간이나 작동된다. 덕분에 전기가 부족한 아프리카 아이들은 밤에도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지구와 이웃을 보듬을 ‘착한 아이디어와 착한 기술이 관심을 끈다. 변택주의 <이토록 다정한 기술>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자회사인 닛케이BP가 펴낸 <2023 세계를 바꿀 테크놀로지 100>를 보면 ‘인간애’에 바탕을 둔, 미래의 따뜻한 기술들이 한 눈에 보인다. 없는 것이 더 많은 이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인류 전체의 삶을 보다 가치있는 것으로 바꿔 줄 착하고 따뜻한 미래 신기술들을 살펴 보자.

 

 

◇ <이토록 다정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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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공감의 대안금융공동체’를 표방하는 청년연대은행 ‘토닥’은 국내 젊은 조합원 150명이 십시일반 모은 1500만 원으로 2013년 2월에 시작했다. 지금은 조합원 수가 400명에 이르고 출자금도 5000만 원을 넘어섰다. 누적 대출 건수가 500건, 누적대출금은 4억 원 안팎에 이른다. 토닥이 남다른 것은 이자를 내고 싶을 때 낸다는 점이다.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선 금융·재무 관련 생활밀착형 맞춤식 재무관리 교육도 해 준다.


필리핀 서민 가옥에서는 햇빛 페트병 전구 ‘모저 램프’를 볼 수 있다. 물이 담긴 페트병을 지붕 틈새에 끼우면 페트병이 빛을 굴절시켜 내부를 환하게 비춰준다. 열 달에서 길게는 5년이나 쓸 수 있다. 병이 클수록 밝기가 더해진다. 덕분에 전기누전 화재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해가 있는 날에는 40W에서 60W까지 빛을 낸다. 1W 짜리 햇빛 발전 패널을 함께 달면 밤에도 환하다.

지난해 전 세계 말라리아 사망자는 63만 명에 육박했다. 최선의 예방법은 말라리아 기생충을 없애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생명공학자 마누 프라카시는 무게 9g에 종이 한 장과 콩알 만한 렌즈지만 최대 2000배까지 확대 가능한, 단돈 1달러 짜리 휴대용 현미경 ‘폴드스코프’로 문제를 해결했다. 의료용 원심분리기 ‘페이퍼 퓨지’도 만들었다. 환자 피를 넣고 빠른 속도로 돌리면 15분 만에 기생충을 분리해 낸다. 가격은 20센트에 불과하다.

‘리퍼포스 스쿨백’은 전기를 만드는 가방이다. 남아프리카 사회적 기업 레타카(Rethaka)의 작품이다. 가방 뒷 편에 네모난 햇빛판을 달아 전기를 만든다. 배터리에 쌓인 전기로 LED 램프를 길게는 12시간이나 밝힐 수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밤에도 책 읽기가 가능해졌다. 가방 값은 23달러지만 대부분 후원으로 충당한다.

제품 포장을 벗겨 파는 독일 슈퍼마켓 ‘오리지널 운페어팍트’는 쓰레기를 원천배제하는 ‘프리사이클링’을 실천한다. 쓸 만큼 사가되 소비자가 용기를 가져온다. 와인, 샴푸, 샤워젤 같은 액체 제품은 큰 통에서 쓸 만큼만 담아간다. 치약은 알약으로 돼 있다. 포장재가 불필요하니 값이 싸다. 국내에선 유기농 제품들을 파는 성수동의 ‘더 피커’, g 단위로 친환경 인증 제품들을 파는 망원동의 ‘알맹상점’이 비슷한 콘셉트다.

독일에 가면 ‘길거리 냉장고’가 흔하다. 처치 곤란한 식재료나 음식을 가져와 채우거나 마음대로 꺼내가는 냉장고다. 우리나라에도 8명의 직장인이 만든 145L짜리 중고 냉장고 ‘빵빵이’가 경희대 앞 카페에서 2015년 3월 처음 문을 열었다. 서울대 재학생들도 음식을 공유하면 현금으로 환급 가능한 포인트를 쌓는 ‘그린 냉장고’를 세웠다. 하지만 광고부착형으로 활용하려 했다가 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에 사업을 접는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에는 ‘거북이 택시’가 있다. 느릿느릿 가는 택시다. 신와 교통그룹이 ‘빠르게’ 보다 ‘편안하게’ 가길 원하는 손님들을 위해 만들었다. 운전자 뒤쪽의 ‘느릿느릿 달림’ 단추를 누르면 알맞은 속도로 달린다. 급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니 연비도 좋아지고 매연도 덜하다. 이 회사 고객의 15% 가량이 거북이 택시를 이용한다고 한다. 요코하마에서 10대로 시작해 현재 전국으로 확대 중이다.


◇ <세계를 바꿀 테크놀로지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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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친환경 기술 가운데 DAC(Direct Air Capture) 기술이 눈길을 끈다. 플랜트에 설치한 장치를 사용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직접 회수해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이다. 스위스와 캐나다의 스타트업이 대형 플랜트를 건설중이며, 자사 이산화탄소 회수량이 배출량을 웃도는 ‘탄소 네거티브’를 지향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유수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 도입을 추진 중이다.


기름 제거 필름으로 얼굴의 피지를 닦기만 해도 파킨슨병 여부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200~400 종류의 RNA(리보핵산) 가운데 파킨슨병과 관련된 RNA가 포함된 피지를 비침습으로 피부 절개 없이 채취한 후, 나이와 성별 정보를 이용해 구축한 기계학습모델로 분석해 파킨슨병 여부를 판별한다. 카오와 준텐도대학 등이 독자 기술을 개발 중이다.

2021년 11월에 마쓰다가 선보인 ‘코-파일럿(CO-PILOT)’은 운전자가 운전 중 쓰러지거나 조는 이상을 감지해 차를 안전하게 정지시키는 기술이다. 현재의 핸들·페달 조작량과 평소 조작량 차이, 머리 진동이나 시선의 치우침 같은 이상을 예측·판정하는 알고리즘을 장착했다. 사망 중상 사고의 30%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에 2.0 업 그레이드 버전이 나올 예정이다. 완전자율주행 시대에 걸맞는 기술로 평가된다.

주행 중인 전기차에 도로와 가로등이 전기를 공급해 주는 ‘충전 도로’도 눈길을 끈다. 도로에 매설된 코인으로 충전이나 레이저광을 활용하는 광 무선 충전기술로, 주행 중 충전이 이뤄진다. 신호대기로 정지시간이 긴 교차로 등에 코일을 묻어 전자 유도로 차량에 충전한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자율주행 자동차 메이커와 고속도로 회사, 전자회사 등 27곳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앉기만 해도 심장과 혈관 상태를 진단해 주는 의자가 있다. 델타공업 등이 공동개발한 심장 진동 감지 음향 센서다. 0.5~80Hz의 진동을 포착하는 콘텐츠형 마이크로폰과 3D-NET를 이용해 심장 진동을 감지한다. 가청역 주파수 진동인 ‘심음’ 등을 파악해 대동맥판막 협착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흉부뿐 아니라 등과 허리에서도 심장 진동을 감지할 가성이 높아 연구 영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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