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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미·중 패권전쟁의 최종 승자는 누구?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꺽이는 중국 vs 버티는 미국

입력 2023-02-11 07:00 | 신문게재 2023-02-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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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패권을 놓고 끊임없이 맞붙는다. 최근에는 중국의 정찰풍선 문제로 시끄럽다. 미국과 중국은 그러나 서로를 견제하고 공격하는 와중에서도 늘 ‘최악의 사태’만은 피하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대만’ 문제는 예측불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시기의 문제일 뿐, 멀지 않은 미래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 나라 패권 전쟁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한 때는 2020년 이전에 중국이 ‘원 톱’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성장률이 확연하게 꺾인 중국’과 ‘버티는 힘이 센 미국’에서 요즘은 후자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과연 그럴까.

 

 

◇ 마이클 베클리 & 할 브랜즈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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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중국이 2020년까지는 무섭게 미국을 추격했지만 이후 성장동력을 잃어 지금은 정점을 지나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한다. 바로 그런 내재적 불안 요인이 단기적으로 중국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한다. 시진핑이 암울한 미래를 타개할 탈출구로 대만 침공을 포함한 군사도발을 감행하려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시기를 2030년 이전, 구체적으로는 앞으로 4~5년이라고 보았다. 이 책의 원제도 <Danger Zone>이다. 미중 경쟁이 바로 이 ‘위험 구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미국이 이 위험 구간을 무사히 건너려면 긴급하고도 치밀한 대 중국 봉쇄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군사도발을 예방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중국을 국제 사회에서 배제하고 고립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핵심적인 수단은 미국을 중심으로 우호 세력을 결집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중미 전쟁을 맹렬한 단거리 경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이 훨씬 빨리 ‘쇠락하는 강대국’이 될 것이라는 기본 인식 때문이다. 중국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급격한 경제둔화와 엄청난 인구 재앙과 맞닥뜨려 점차 자신감을 잃고 있다고 판단한다.

시진핑은 20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00주년까지 세계 선도국가가 될 것임을 천명했었다. 하지만 과욕 탓에 중국의 부흥을 지원하던 초강대국을 적으로 돌리고, 세계 도처에서 공포와 저항을 불러왔다. 스스로 글로벌 초강대국의 표적이 되었다. 전략적 고립에서 벗어나려 러시아와 우호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려 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진핑에게 골칫거리만 안겨 주었다.

저자는 시진핑이 중국몽의 실현을 위해 세심하게 계산된 강압 정책과 팽창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걸친 경제 대국 구축 노력을 배가함으로써 배타적 경제구역을 개척하고, 자유의 한계선을 후퇴시켜 반민주주의를 확산하고, 전쟁 준비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럼으로써 ‘제국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대만 장악 플랜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한 세대 또는 그 이상 도전적인 전제주의 중국을 상대하기 위한 장기전략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장기적인 승리를 담보할 ‘위험 구간’을 잘 통과하려면 미국은 과거 냉전 때 경험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강압적인 패권을 휘두르기 보다 여러 나라를 불러모을 능력을 발휘하라고 주문한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다양성’을 갖춰 집단적인 회복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하면 중국이 ‘분할 정복 전술’, 즉 대놓고 반발하는 민주 국가 하나를 본보기로 응징해 나머지 입을 막는 전술을 구사할 여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한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기는 2030년대쯤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2020년대에 미리 무력 충돌을 억제하거나 이길 수 있는 전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이 대만 침공으로 큰 대가를 치르도록 대만해협의 국제 수역을 ‘죽음의 덫’으로 바꿔놓고, 대만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돕고, 대만 인근에서 미국의 군사적 존재감을 높이고, 중국의 군용 통신 시스템을 방해할 능력을 개발할 것을 주문한다. 이 모두가 중국의 경제적 파탄을 겨냥한 ‘장기전’ 전술이다. 그는 “이런 위험구간 전략의 모든 발상은 전쟁을 피하는 것이지, 전쟁을 유발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저자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책과 신중을 기하는 정책 사이에서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은 10년 후에도 미국을 이길 가능성이 낮으며, 새로운 냉전 속에서 경제 침체와 국제적 반감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미국이 중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할 10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공존공영일지, 길고 암울한 투쟁일지를 먼저 결정하고, 속도 완급을 조절하면서 궁극적으로 미중 경쟁구도를 민주와 전제 간 ‘체제의 경쟁’으로 만들라고 주문한다. 중국이 줄기차게 대가를 치르게 하고, 미국은 핵심적인 강점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 준비도 함께 하라고 조언한다. 전략적 긴급성 만큼이나 중국에 대해선 전략적 인내가 따라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 최윤식의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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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미·중 패권전쟁이 처음 시작됐을 때 미국의 승리를 점쳤다. 연 8% 이상 성장해 2016년쯤 중국의 GDP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 누구나 예측했을 때도 미국의 ‘버티는 힘’을 더 신뢰했다.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의 3자 패권 게임이 시작되었다. 러시아가 중국을 도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저자는 이번에도 궁극적인 승자는 미국이 될 것이라고 확언한다.


그는 중국의 약점으로 부동산 버블과 가계부채, 미완성의 기업 구조조정을 지적한다. 러시아도 전쟁으로 촉발된 경제 및 산업의 고립, 미국 주도 국제금융시스템 밖의 금융위험,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약점으로 꼽는다. 저자는 특히 중국이 곧 대만에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얘기한다. 종신집권을 꾀하며 5년 내 확실한 치적을 쌓아야 하는 시진핑에게 ‘대만 통일’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시기를 ‘시진핑 3기’ 중 4~5년차인 2026~2027년 정도로 보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대만은 미국 주도의 새 글로벌 공급망에 완전 편입되어 손쓸 수 없게 된다는 게 근거다. 대만은 미국에게 지정학적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요충지다. 러시아가 유럽의 미국 지원을 방해하거나 미 태평양함대 후방을 교란하고 유럽 천연가스 공급을 끊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도 하와이 앞바다에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미·중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도 GDP의 5%인 1조 2000억 달러에 이르는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향후 반도체 전쟁의 향배가 결정된다. TSMC가 중국에 넘어가면 큰 낭패다. 누구도 TSMC를 갖지 못하게 파괴해 버려도 대 재앙이다. 변수는 중국의 내부 사정이다. 성장률이 2007년 이후 속락세다. 2022년 상반기에는 2.5%까지 추락했다. 급속히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부채 문제도 심각하다. 2022년 현재 GDP 대비 273%로 사상최고다. 중국 지방정부는 ‘부채 돌려 막기’로 버티고 있다.

저자는 2024년 대선 이후 새 행정부(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가 환율전쟁을 벌일 수 있다고 내다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에게 환율전쟁은 버겁다. ‘슈퍼 301조’가 발동되면 수출기업의 줄 도산이 불가피하다. 홍콩을 공격해 중국을 붕괴시키는 방법도 있다. 미국 수출의 우회통로인 홍콩에 무역 및 금융제재를 가하면 중국 본토까지 큰 타격을 입는다. 홍콩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을 공격해도 효과적이다.

시진핑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65개 나라를 자국 영향력 안에 묶어 놓으려 했지만 최근 큰 고비를 맞고 있다. 대규모 투자지원을 받은 저개발국가들이 속속 빚더미에 올라앉고 있다. 전세 역전의 카드로 디지털 기축통화 ‘CBDC’를 앞세워 미국 달러를 위협하는 전략은 그나마 주목을 끈다. 현재 미중 패권전쟁에서 전반적으로 미국이 우세하지만, 디지털 법정화폐라는 이슈에서는 중국이 미세하게 우위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저자는 가파른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급감과 5070 세대 일자리 부족, 가중되는 사회복지 부담 등이 중국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반면에 미국은 ‘버티는 힘’이 강해 2030년 이후에도 G1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첨단 및 미래형 산업의 경쟁력이 최고인데다 선진화된 경영능력, 세계 최고 수준의 노동 생산성, 지속적인 기술혁신 능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명목 GDP 추이나 GDP 격차를 감안할 때 중국의 미국 추월 시기는 2050년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군사적 긴장감을 낮추고, 러시아와 중국의 경제적 힘을 적당히 빼고, 중·러 중 한 곳과 손 잡고 나머지 한 나라를 압도하는 ‘적절한 균형점’이 미국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때 미국은 중국과 손 잡는 게 얻을 것이 많다고 말한다. 그래도 중국은 미국 달러를 받쳐주는 숨은 공신인데다 특히 중국 시장을 완전히 망쳐 버리면 장기적으로 달러 위상이나 미국 경제에도 실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국으로선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궁지로만 몰아서도 안된다. 저자는 “중국도 미국과 저작권 및 기술보호만 합의해 주고, 미·중간 무역수지만 적절하게 양보하면 타협의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차이메리카 어겐(Chimerica Again)’ 시나리오가 절대 불가능한 미래가 아니라고 결론 맺는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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