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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항문거근증후군’과 치질의 차이… 출혈, 만성통증 여부가 갈라

최신 전기자극치료가 약해진 항문근육 부활 도와 … 약물치료는 대증적 그쳐

입력 2023-05-1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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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기 웃는모습1 (4)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항문이 뻐근하고 아프면 무조건 치질일까. 치질이 아닌 경우가 허다해 대략 2000년부터 의사들이 명명해온 병명으로 항문거근증후군(항문거근증후군(Levator Ani Syndrome)이란 게 있다. 항문거근경련(Levator spasm)이라고도 한다. 이를 정식 병명으로 인정하지 않는 의학자도 많아 ‘항문불편감’ ‘만성직장통’ ‘미골통’ 정도로 호칭하기도 한다.

항문거근증후군은 사실 성인 10명 중 한두 명이 걸릴 정도로 흔하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항문주위근육에 피로가 쌓여 발병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직장인이나 학생처럼 오래 앉아 있거나, 용변을 볼 때 항문에 무리하게 힘을 주는 사람에서 흔히 발견된다. 여성에선 출산 후에 생기기 쉽다.

항문거근(肛門擧筋, Levator ani muscle)은 항문올림근으로도 불리는데 항문괄약근 중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배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에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근육세포가 약해지고 손상되면서 마치 항문에 무언가 끼어 있는 또는 빠질 것 같은 느낌, 잔변감, 화끈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항문거근증후군이라고 한다. 증상의 강도는 심하지 않지만 일상적이고 장기화된 통증이라는 점에서 환자의 고통을 결코 쉽게 넘겨볼 수 없다.

항문질환 중 가장 흔한 치질(치핵)과 항문거근증후근의 차이는 뭘까. 일반적으로 치질은 출혈이 보이고, 항문 주변에 탈출한 덩어리가 만져진다.

반면 항문거근증후군은 출혈을 일으키지 않으며 덩어리가 잡히지도 않는다. 치질은 대체로 배변 과정에서 통증이 심했다가 점차 나아지는 양상을 보이지만, 항문거근증후군은 배변할 때 외에 평소에도 통증이 느껴진다. 치질은 주로 항문 입구에서 불편감과 통증이 나타나지만 항문거근증후군은 좀 더 깊숙한 곳에서 야기된다.

치질수술은 치핵 덩어리가 만져지고 출혈이 심할 때 권고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더라도 환자 본인이 강한 의지로 수술을 통해 일거에 항문불편감을 해소하고 싶어할 경우에도 종종 수술치료가 시행된다.

그러나 환자의 과도한 치료 의지나, 의사의 오진으로 인해 항문에 가려움을 느끼는 항문소양증, 항문통증을 유발하는 항문거근증후군, 변비 증상이 심한 과민성장증후군 등을 수술로 해결하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현재 일선 병의원에서는 항문거근증후군(항문불편감 또는 항문통증)에 진통제, 근육이완제, 신경안정제, 항염제 등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하면서 온수좌욕과 근육운동(바이오피드백) 등 보존적 치료를 병행한다.

이런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주사치료(트리암시놀론 등 스테로이드)나 전기자극치료, 마사지 등을 시행해서 증상이 나아지도록 유도한다. 약물치료는 효과가 일시적이며,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양을 투여해야 동등한 효과를 보는 약물내성이 생기기 마련이다.

필자는 전기자극치료를 항문거근증후군 치료의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일반적인 경피전기신경자극치료(TENS)는 전기에너지의 침투 깊이가 피부 아래 수 mm 정도에 그친다. 이런 정도로는 항문거근에 임상적 효과를 기대할 만한 전기자극을 가할 수 없다.

반면 필자가 개발한 ‘엘큐어리젠요법’은 일반 전기자극보다 약 10배 높은 고전압 미세전류를 피부 깊숙이 주입시켜 항문거근증후군을 야기하는, 기능이 마비된 항문근육 세포에 전기자극을 가한다. 그 결과 세포가 부활하고, 손상된 인접 신경의 회복이 촉진돼 항문불편감과 통증이 개선된다.

이 신치료는 기능이 약해진 항문 근육세포에 전기에너지를 충전해 세포내의 떨어진 음전하를 정상으로 돌려줄 뿐만 아니라 세포 주변에 쌓인 림프찌꺼기를 녹여 배출해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포괄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약물 부작용이 없고, 튼튼해진 항문 근육세포 덕분에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항문거근증후군 때문에 전기치료숍이라는 체험방이나 자기방(磁氣房) 다녀봤다는 환자들이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병원을 방문한다. 일반적인 TENS가 아닌 엘큐어리젠이라는 신무기로 이들을 치료할 수 있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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