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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꼬부랑 허리 '척추관협착증', 자연회복 안돼 꼭 치료해야

입력 2023-06-13 07:00 | 신문게재 2023-06-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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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영 센터장(신경외과 전문의) (1)
황주영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센터장(신경외과 전문의)

국가기술표준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고령 인구의 인체 치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70~84세 고령 인구 중 허리와 등이 곧은 이른바 ‘바른 체형’인 비율은 83.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자기 관리를 꾸준히 하는 어르신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유모차에 기대어 이동하거나 허리를 구부리고 지팡이나 보조 기구를 짚고 걷는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960년 52.4세에 불과했던 기대 수명이 2021년에는 83.6세로 30세 이상 늘었다.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면서 노인성 질환에 대한 치료와 관리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척추의 퇴행이 진행되는데, 통증과 보행 장애로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으로 척추관협착증이 꼽힌다. 흔히 말하는 꼬부랑 허리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고 압박을 받으면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환자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좁아졌던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에 걷다가 멈춰서 허리를 숙이는 자세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점차 허리가 굽어지는 꼬부랑 허리로 바뀌게 된다.

보통 나이가 들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여기거나 눕거나 쉴 때는 통증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어 방치하기 쉽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자연적인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보행 장애, 감각마비, 대소변 장애, 하지 근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기를 위해서는 제때 치료해야 한다.

일단 증상이 의심되면 X-ray, CT, MRI 등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이 되면 처음부터 수술을 권유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보통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을 병행해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척추신경 주변부의 유착이 심하거나 통증이 극심하다면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고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시술 후 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만약 이마저도 효과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통증이나 보행 장애가 없는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그래서 완치라는 말 대신 주로 ‘호전’이나 ‘완쾌’라고 표현한다. 이는 곧 꾸준하게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신경이 장기간 압박을 받아 생기는 신경변성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주영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센터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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