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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심장질환의 종착지, 심부전

입력 2023-06-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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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센터 이승화 원장 (2)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심장내과)

고혈압, 심근경색 등의 심장혈관질환이나 심장근육질환, 판막 질환 등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심장기능이 떨어지고 그러다 우리 몸에 충분한 혈류를 보내지 못할 정도로 심장의 기능이 약해진다. 심장은 쿵쾅쿵쾅 뛰면서 펌프처럼 쪼그라들었다가 부풀어오는 것을 반복하는데, 쪼그라들 때 혈액을 짜내는 힘이 약해져 혈액을 온몸에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서 피로와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심부전이다. 심부전은 다양한 원인질환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나 심근경색에 의한 심근 이상이 가장 흔한 심부전의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심장에서 피를 보내는 비율인 심박출률을 기준으로 심부전을 분류한다. 좌심실박출률이 40% 이하인 경우에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 50% 이상인 경우에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으로 정의하며 그 사이에는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진단 기간에 따른 분류도 존재하며 심부전 진단 후 서서히 질병이 진행하는 경우는 만성 심부전이라 부르고, 갑자기 혹은 서서히 악화되는 경우 모두 ‘비대상성’으로 부른다. 또 갑자기 심부전 증상/징후가 악화되어 계획에 없던 입원이나 병원방문을 하는 경우는 급성 심부전으로 정의한다. 우심실 기능저하로 발생하는 우심부전도 있는데 가장 흔한 원인은 좌심실 기능저하에 의한 이차적인 심부전이다.

심부전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중요한 증상이 바로 숨이 차는 것(호흡곤란)이다. 계단을 올랐을 뿐인데 과도하게 숨이 차고, 이것이 지속되거나 밤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서 잠을 깨기도 한다. 그리고 기침, 부종, 피곤함, 식욕부진,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나 심전도, 흉부방사선촬영, 심장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관상동맥조영술, 심장 MRI 등을 시행한다.

1주일 이내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 심부전의 경우 대개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많고, 이땐 심부전의 원인이나 악화 요인을 찾아 제거해야 한다. 만성 신부전은 병의 진행을 막아 심장의 기능저하를 막아야 하므로 저염식, 금연, 금주, 규칙적인 운동, 혈압조절 및 당뇨 치료 등이 기본이다. 추가적인 시술, 수술적 치료로는 관상동맥 질환에 동반된 심부전에서의 심혈관 중재술 혹은 우회술, 부정맥에 의한 급사를 예방하기 위한 심율동전환 제세동기 삽입, 심장 재동기화 치료 (cardiac resyncronization therapy) 등을 시행하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심부전의 경우에는 삽입형 좌심실보조장치 (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및 궁극적으로는 나이 등을 고려하여 심장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심부전 환자의 유병률은 2.25%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매년 20만 명이 넘는 환자가 심부전으로 병원을 찾고 있으며, 대한심부전학회는 앞으로 초고령화시대를 맞아 심부전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심부전 환자의 18%가량이 1년 안에, 50%는 5년안에 사망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장암(24%)이나 위암(26%)환자의 5년이내 사망률보다 2배 높은 수치이다.

심부전은 심장돌연사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그전에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가벼운 증상이기 병원에 간다거나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 다리가 붓고 피곤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계단을 올랐을 때 호흡이 가쁘다면 ‘운동 부족인가보다’라고 생각한다. 혹은 ‘나이가 들어서 체력이 약해졌다’라고 여기기 쉽다.

심부전은 모든 심장질환의 종착지라 불린다.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들에 의해 한번 기능이 떨어진 심장은 원래대로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심장 상태에 따라 평생 치료받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근경색, 고혈압, 당뇨 등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진료와 검진을 받고, 급성 호흡곤란이나 부정맥 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한다. 금연과 금주는 필수다. 유산소 운동과 하체 위주의 가벼운 근력운동으로 신체활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심장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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