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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무더위에 맥 못 추는 '주하병'… 물은 가까이, 술은 멀리해야

입력 2023-06-20 07:00 | 신문게재 2023-06-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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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이종훈 원장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1년 중 해가 가장 길어지는 ‘하지’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여름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시기가 찾아온다. 이맘때가 되면 성인들은 몸이 힘들어서, 아이들은 갑자기 체력이 떨어져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있다. 더워지면서 ‘맥’을 못 추는 증상으로, 단순히 기운이 없을 수도 있지만 지나치면 두통이나 어지럼증까지 생긴다.


외부 온도가 많이 오르면 우리 몸은 체온이 지나치게 올라가지 않도록 열을 발산하는데, 주로 체표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땀을 흘려 조절한다. 그런데 이런 열 조절 반응이 오래 지속되면 몸 전체 체액량과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지면서 두통과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늦봄에서 초여름 정도에 두통과 함께 입맛이 떨어지거나 다리에 힘이 풀리고 열감을 느끼는 병을 ‘주하병’이라고 한다. 평소 체력이나 비위 기능이 약한 사람이 덥고 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쉽게 생긴다.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맥을 보면 동맥관 자체는 크지만 힘이 없는 허한 맥이 잘 나타난다. 우리 몸이 체내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해 체표 혈관을 확장시키다 보니 맥관은 커지고 체액은 부족해져 맥관의 주 내용물이라 할 수 있는 혈장량이 줄어들어 맥에 힘이 없어지는 것이다.

주하병은 원인이 명확한 만큼 예방과 관리도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햇볕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3시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피하고 꼭 해야 하는 경우에는 틈틈이 그늘에서 쉬면서 수분 보충을 해야 한다. 수분 보충용으로는 수박 같은 과일이 도움이 된다. 수박 껍질 흰 부분은 서과피라고 해서 여름철 체액 부족에 약재로도 쓴다. 실내 온도는 에어컨으로 지나치게 낮추지 말고 적정 온도인 24~27도를 유지하면서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깊고 충분한 수면도 빠른 체력 회복을 위해 중요한 요소다. 실내 온습도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저녁에 잠들기 직전에 열을 올릴 수 있는 격한 운동이나 음주 등은 피해야 한다.

특히 술은 빠른 입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깊은 수면이 유지되지 못하고 자꾸 깨도록 하기 때문에 몸을 더 피곤하게 만든다.

주하병의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보중익기탕과 생맥산이 있다. 보중익기탕은 평소 기운이 없고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잘 맞는다. 기본 처방에 약재를 가감해서 처방하게 된다. 생맥산은 더위에 맥을 못 추는 증상이 보일 때 ‘맥’을 살려주는 처방으로, 기를 도우며 심장의 열을 내리게 한다. 생맥산은 인삼, 맥문동, 오미자 3가지 약재로 구성된다. 기본 처방에 황기와 감초를 소량 가해서 맥문동 70g, 인삼 35g, 오미자 20g, 황기 4g, 감초 4g, 물 20컵과 꿀 적당량을 함께 넣어 끓인 후 냉장 보관해 두고 여름 음료로 복용하는 것도 좋다.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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