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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한다고 출산율 오를까

입력 2023-06-21 13:56 | 신문게재 2023-06-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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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 정치경제부 기자

얼마 전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화두에 올랐다. 정책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가다 “그래서 한 달 100만원에 가사도우미를 쓸 수 있다면 아이를 낳을 것 같아?”라는 질문에 모두들 고개만 갸웃거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이라는 결과가 나온 이후 각종 저출산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서 도입을 제안하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논쟁의 중심에 휘말려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올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상 유례가 없다는 저출산 시대에서 ‘시도라도 해보자’는 절박한 심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월 100만원 외국인 가사도우미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저출산이 해결될지는 의문이 든다. 만 12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통한 아동돌봄 이용 의향을 물어본 결과,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7%에 불과했다는 조사도 있다.

외국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에서는 통계상 유의미한 관계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가사근로자들의 근로자성이 인정 된지 고작 1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법적 최저기준인 최저임금마저 보장하지 않는 정책이 제시된 이유도 의문이다.

다둥이 아빠로 알려진 개그맨 정성호씨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아이는 돈으로 낳는게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데 부모가 희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저출산의 근본적인 대책은 ‘국가가 아이를 키워준다’는 인식이 아닌 ‘내가 아이를 키울 환경이 된다’가 먼저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랄 뿐이다.

 

김성서 정치경제부 기자 bible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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