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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팹리스 살려야 반도체가 산다

입력 2023-06-25 15:09 | 신문게재 2023-06-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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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평 기자
전화평 산업IT부 기자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에 불과하다. 인텔, 퀄컴 등 글로벌 팹리스 공룡이 있는 1위 미국(68%)은 물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를 보유한 대만(21%)에 비교하기조차 힘든 수치다. 상대적으로 칩 제조 기술력이 뒤쳐지는 중국(9%)도 한국에 앞선다. 전세계에서 선두를 다투는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빈약한 팹리스 생태계는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칩워(Chip War)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제조가 설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양산하는 파운드리의 경우 칩을 수주하는 팹리스의 성장이 파운드리 기술의 성장으로도 이어진다. 대만 역시 TSMC를 발전시키기 위해 1980년대에 정부 차원에서 팹리스를 육성한 바 있다. 80년대 팹리스가 3개 밖에 없는 대만은 현재 250여개의 팹리스를 보유하며 제조와 설계 양 부문에서 글로벌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한국의 팹리스 기업은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한국팹리스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200개 이상 있던 것으로 알려진 팹리스 기업들이 최근 150개 가량으로 떨어졌다. 토양이 고르지 못한 팹리스 생태계에서 인텔, 엔비디아, AMD 같은 팹리스가 나오기 힘든 게 현실이다. K칩스법 역시 팹리스 지원에 대한 내용이 담겼지만 그 중심은 어디까지나 제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업계에서 한숨만 나오는 이유다.

김서균 한국팹리스산업협회 이사는 지난달 시스템 반도체 상생포럼에서 “시스템 반도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팹리스가 핵심이 돼서 생태계가 육성이 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전화평 산업IT부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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