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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기현 대표의 의원 정수 10% 줄이기 제안이 아쉬운 이유

입력 2023-07-02 13:46 | 신문게재 2023-07-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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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재욱
빈재욱 정치경제부 기자

제헌의회는 지난 1948년 5월 10일 총선거를 실시해 구성된 헌정사상 최초의 의회다. 국회의원 정수는 200명이었다. 당시 인구가 약 2000만이라 의원 1명이 국민 10만명 정도를 대표했다. 이후 국회의원 정수는 현 21대 국회 기준 300명까지 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이 펴낸 ‘2022년 각국의 선거제도 비교연구’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전체 평균, 의원 1명이 10만 5294명을 대표했다. 한국 국회의원 1명이 대표하는 인구수는 약 17만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대표성이 낮다. 국민을 대변할 국회의원 숫자가 현저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최근 정치 쇄신 방안으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많다고 하시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정치 과잉이라는 것이다. 입법 남발로 자꾸 경제공해, 사회분열을 일으킨다고 야단치시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제헌의회가 구성된 1948년과 비교해 다양한 가치를 지향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독재-반독재, 민주-반민주 같은 단순한 이분법적인 가치를 넘어 다양한 가치들이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 들이 환경, 성소수자, 외국인노동자, 낙태 등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다. 이런 다가치, 다양성의 시대에서 현 정당들이 대변하지 못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국회의원들도 필요하다.

그런 이유에서 김 대표의 제안은 아쉬움이 남는다. 차라리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을 내려놓는 제안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면 국회의원들이 받는 세비와 각종 혜택을 줄이는 등 특권을 없애, 뜻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국회로 들어올 수 있는 장을 넓히는 편이 옳기 때문이다.

빈재욱 기자 binjaewook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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