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기자수첩

[기자수첩] 소금대란서 드러난 소비자 불안

입력 2023-07-03 14:04 | 신문게재 2023-07-04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clip20230703104507
장민서 생활경제부 기자

지난달부터 소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자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소금을 구매하고 나선 것이다. 소금 대란은 겉잡을 수 없이 번졌다.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가격은 치솟고,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소금 20㎏을 판매하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급기야 소금 업체를 사칭한 판매 사기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부터 비축 소금 400t을 공급하기로 하자 일부 대형마트 앞에서는 이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오픈런이 벌어졌다.


비단 소금만 아니다.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 역시 소금과 같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해조류의 판매는 전월 대비 2배 가량 올랐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미역과 다시마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을 때와 오버랩된다.

유통업계는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되면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원물을 비축하거나 세분화된 검사 체계를 구축하는 등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좋은 음식만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싶은 소비자들이 행여나 건강에 해가 될까봐 불안한 먹거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먹거리 안전과 관련해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자세로 불안감을 해소시키려는 노력보다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지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소비자들은 방사능 물질 유입 여부에 대한 책임론보다 내가 먹는 음식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조 바닷물 먹방’ 같은 여론전이나 괴담으로 치부하기보다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차원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태도로 불안감을 해소시켜주려는 모습이 필요할 때다.

 

장민서 생활경제부 기자 msjang@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