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hallenge(창업‧창직)

[비바100] 주문만 하세요! 원하는 대로 만들어 드립니다

[스타트업] 외식업 '커스터마이징' 창업 부상

입력 2023-07-05 07:00 | 신문게재 2023-07-05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3070410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빅데이터 및 IT 산업의 발달로 소비자의 니즈를 보다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고객 한명 한명을 위한 맞춤형 제작 및 서비스,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 확산되고 있다.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일찍부터 도입한 곳은 화장품 업계다. 화장품 케이스부터 안에 들어갈 제품까지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합할 수 있도록 하거나 피부 상태 진단 후 필요한 성분을 추가할 수 있는 에센스를 판매하기도 한다.

패션업계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수작업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옷을 소비자 취향에 맞게 디자인하고, 3차원 아바타에게 옷을 입혀본 후 주문하는 방식이다. 생산협력업체로 패턴이 전달되면 24시간 안에 제품이 완성되는 자동화 시스템이다.

식품업계에서는 나만의 메뉴를 만들어 먹는 ‘푸디족(Food+DIY)’이 증가하고 있다. 몇 해전 국내 한 편의점이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5종의 밥과 반찬을 조합해 만드는 도시락 상품을 내놓았는데, 한 달 만에 100만 개가 팔리며, 일반 도시락 대비 40% 이상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커스터마이징 바람이 외식업계에도 불고 있다. 소비 과정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찾는 이른바 ‘펀슈머(Fun+Consumer)’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이 소비의 재미를 발견하는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커스터마이징이다.

 

써브웨이
대표적인 커스터마이징 외식 브랜드인 써브웨이 매장에서 고객들이 주문을 하고 있다.(사진=써브웨이페이스북)

 

외식업계에 커스터마이징 바람을 일으킨 대표주자는 역시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다. 써브웨이는 고객이 메뉴를 선택한 후 빵 종류와 토핑, 소스를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인기를 모았다. 써브웨이는 메뉴와 토핑에 따른 조합 수만 무려 6336가지에 달할 정도로 고객들의 취향을 세분화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며 1등 샌드위치 전문점으로 올라섰다. 현재 가맹점 수만 무려 529개에 달한다.

이밖에도 도미노피자는 국내 피자업계 최초로 고객 맞춤형 주문 서비스 ‘마이 키친(My Kitchen)’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도우, 토핑, 소스 등을 활용한 피자를 만들고 주문까지 할 수 있다. 2가지 토핑을 선택해 메이킹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피자를 만나볼 수 있는 ‘마이키친 투 토핑 피자’도 있다.

 

본죽 맞춤형 서비스
‘본죽’.(사진제공=본아이에프)

 

본아이에프가 운영하는 죽 전문점 ‘본죽’과 한식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 ‘본죽&비빔밥 카페’는 전국 1500여 개 매장에서 죽의 농도와 간 조절, 포장 용기 등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주문할 수 있는 커스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죽보다 조금 더 부드럽게 즐길 수 있는 ‘약간 고운 죽’과 재료가 씹히지 않을 정도로 아주 부드럽게 취식할 수 있는 ‘가장 고운 죽’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죽의 염도의 정도에 따라 ‘약간 싱겁게’와 ‘아주 싱겁게’로 간을 조절해 주문할 수 있다.

 

풀리김밥
김밥을 취향에 따라 ‘커스터마이징’해 판매해 인기를 얻고 있는 풀리김밥(사진=풀리김밥인스타그램)

 

최근에는 기업형 프랜차이즈가 아니라도 소규모 외식업 창업에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풀리김밥’은 ‘써브웨이’처럼 기호에 맞게 재료를 선택해 나만의 메뉴를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인기다. ‘풀리김밥’은 김밥을 총 260가지 조합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 구성을 갖추고 있다. 밥은 백미밥, 현미귀리밥, 흑미밥 세 종류이며, 소불고기, 소시지, 훈제오리 등 주재료 13가지를 갖추고 있다. 토핑과 채소 역시 각각 아보카도, 묵은지 등 5가지, 단무지, 오이 등 채소 6가지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풀리김밥은 SNS상에서 ‘김밥계의 서브웨이’로 이미 유명세를 타며 매일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매일 최대 150줄 이상 김밥이 공급되는데 매일 재료 조기 소진된다고 한다.

해외에 오랫동안 거주한 이곳 대표는 한식 자체를 프랜차이즈화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 형식의 음식을 고민하다 김밥 가게를 열면서, 저렴한 음식이라는 김밥의 이미지를 바꾸고자 커스터마이징 콘셉트를 추가했다고 한다.

현재 풀리김밥은 2호점을 준비중인데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다른 한식 메뉴에도 확대할 방침이다.

 

내맘대로 순대국 안내문과 메뉴
서울 강동구 ‘내맘대로 순대국’ 안내문과 메뉴.(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내맘대로 순대국’도 손님의 취향에 따라 순대국을 만들어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 입구에는 “저희 내맘대로 순대국집은 서브웨이처럼 고객님이 원하시는 순대국을 직접 만들어드립니다. 직원에게 주문표를 요청해 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주문표에서 순대국 사이즈, 육수, 고기·순대·내장 종류, 공깃밥·청양고추·숙주 유무, 맵기 등 9가지 항목을 체크하면 된다.

이곳 점주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순대국 가게에서 1년 동안 일하며 순대·내장 등을 더 넣거나 빼달라고 요구하는 손님들을 자주 접하고, 손님 취향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순대국을 출시하면 전망이 있겠다고 생각해 창업을 결심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대부분의 손님이 신기해하며, 맛있다며 만족해했다고 한다. 특히 이것 저것 선택할 수 있어 젊은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게 대표의 말이다. 실제로 ‘내맘대로순대국’은 포털 맛집 평가에서 평점 4.96점(5점 만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이곳은 순대를 뺀 모든 재료를 직접 준비하는데 순대도 직접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한다. 직접 만든 순대를 출시하면 순대도 손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사동 음음
고객이 취향껏 꾸민 인사동 와인바 ‘음음’의 와인잔들.(사진=음음인스타그램)

 

음식이 아니라 식기에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서울 인사동에 자리잡은 와인바 ‘음음’은 내추럴 와인(인공적 첨가물과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자연친화적 와인)과 정갈한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이 유명해진 또 다른 이유는 고객에게 ‘마카펜’을 주어 고객들이 와인잔에 그림을 그리거나 낙서를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