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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2080] 노년의 코 호흡법… 깊고 느리게, 편안하게 숨쉬기

입력 2024-03-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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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에게 호흡, 즉 숨쉬기는 대단히 중요한 신체활동의 하나다.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가장 첫 단계의 처방이기 때문이다. 깊고 느리게, 그리고 편안하게 숨쉬는 것만큼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평안함을 주는 것이 없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금이라도 입이 아닌. 코로 숨 쉬는 습관을 일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일상에서 실천하는 ‘깊고 편안한 호흡’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는 추천하는 호흡법이 있다. 우선, ‘마음 챙김 명상’을 활용한 호흡이다. 호흡을 억지로 통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숨 쉬는 방법이다. 편안한 자세에서 가벼운 미소를 띈 채 들고 나가는 호흡을 하나하나 느낀다. 여러 생각이 떠올라도 괘념치 말고 자연스럽게 호흡에만 집중한다. 마지막으로 깊은 심호흡으로 마무리한다. 이런 방식으로 하루에 5분이나 10분 정도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리면 좋은 호흡법을 얻는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놓치는 심호흡도 좋은 호흡법이다. 정 교수는 “심호흡은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심장박동을 느슨하게 해주며,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가라앉혀 주기도 한다”고 말한다. 편안한 자세에서 깊게 코로 숨을 들이마신 후 잠시 숨을 참았다가 입을 통해 숨을 내뱉는 과정을 하루 5~10분 가량 생활화하면 건강 수면에도 좋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복식 호흡’이라고 말하는 ‘황경막 호흡’도 있다. 심폐 기능이 낮은 사람들에게 더욱 좋은 숨 쉬기 법이다. 편안하게 앉거나 누워서 한 손은 배 위에, 다른 한 손은 가슴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배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되도록 가슴은 크게 움직이지 않게 하고, 코나 입으로 천천히 숨을 내쉰다. 역시 하루 5~10분이면 충분하다.

‘5:5 공명호흡’이라는 것이 있다. 호흡의 패턴을 조절해 몸과 마음을 이완하는 호흡법이다. 긴장을 풀고 편안한 자세에서 눈을 살며시 감고 5.5초 정도 코로 편안하게 숨을 들이쉰 후 5.5초 동안 코나 입으로 깊게 숨을 내쉰다. 이 과정을 5~10분 가량 반복한다. ‘4:7:8 호흡법’도 있다. 편안한 자세로 4초 동안 코로 깊게 숨을 들이쉰 뒤 7초 동안 숨을 멈추었다가 8초 정도 코나 입으로 편안하게 숨을 내쉬기를 4회 정도 반복한다.

알렉산더 테크닉이라는 훈련법에 응용되는 위스퍼 ‘하’ 호흡법은 목과 후두의 긴장을 줄이고 호흡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운 자세에서 머리에 적당한 높이로 작은 배게를 대고, 무릎을 세우고 손은 배 위에 가볍게 둔다. 이 자세를 ‘세미-수파인’ 자세라고 한다. 코로 부드럽게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숨을 내뱉으며 ‘하’라고 소리를 낸다. 부드럽게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잠공’ 호흡법은 태극권이나 기공에서 흔히 활용된다. 서서 하는 명상법의 일종이다. 좌선이 잘 안될 정도로 허리나 목이 안 좋은 사람들에게 추천된다. 양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편안하게 서서 눈을 가볍게 감고 정면을 향한다. 높은 의자에 앉은 것처럼 무릎을 살짝 굽히고 살짝 엉덩이로 앉는다. 팔은 편안하게 벌려 나무를 안듯이 하고 혀를 입천장에 댄 채로 코로 편안하게 숨을 쉰다. 5~10분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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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장수하려면 ‘입 호흡’을 ‘코 호흡’으로 바꿔라

<호흡의 기술>을 쓴 제임스 네스터는 ‘숨쉬기의 과학’을 얘기한다. 그는 인류가 올바른 숨쉬기 방법을 잃어버리고 잘못된 호흡법으로 숨을 쉬고 있다고 비판한다. 인류 대부분이 ‘만성 과호흡증’을 앓고 있다고 진단한다. 정 교수가 언급한 ‘5:5 공명호흡법’이 그의 지론이다. 코 호흡으로 ‘충분히, 느리게’ 숨쉬기를 권한다.

그는 ‘코로 숨쉬기 훈련’의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입으로 하는 호흡은 인체 외형을 바꿔 놓는 것은 물론 기도까지 변형시킨다고 경고한다. 입으로 호흡을 하면 신체 수분의 40%를 더 잃게 되어 밤에 갈증을 느끼며 깬다고 말한다.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고 뇌가 판단해 목이 타고 소변이 마렵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코가 우리 몸의 문지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코 호흡만으로도 우리 몸에 필수인 산화질소를 6배나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는 우리가 입으로만 호흡하는 것보다 18% 가량 더 많은 산소를 흡수케 해준다고 강조한다.

코 호흡은 장수의 비결로도 언급된다. 조지 캐틀린은 150년도 전인 1862년에 <생명의 숨>이라는 책에서 코 호흡의 경이로움과 입 호흡의 위험을 경고했다. 당시 평균 수명의 약 2배인 76세까지 살았던 그는 “장수의 비결은 항상 코로 숨쉬는 것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오늘날 의학적으로 정상으로 여겨지는 호흡 수는 분당 12회~20회다. 우리는 회당 평균 0.5리터 정도의 공기를 들이 쉰다. 정상호흡 최고치는 지난날의 약 2배에 이른다고 한다. 과식 문화와 마찬가지로 ‘과호흡 문화’가 일반화되었다는 것이다.

만성 과호흡으로 고통받는 현대인이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전문가들은 “해결책은 간단하다. 호흡수를 줄이면 된다”고 말한다. 인도에서는 실제로 휴식을 취할 때 들이쉬는 공기의 양을 줄이는 훈련을 한다. 더 적은 횟수로 더 적은 양을 들이쉬고 내쉬기를 한다는 것이다. 숨을 쉬되, 적게 쉬라는 얘기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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