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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r Play 인터뷰] 뮤지컬 ‘킹키부츠’ 전호준·박진상·이종찬·김준·김강진·배나라 “엔젤은 롤라의 식스센스!”

입력 2018-02-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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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의 여섯 엔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종찬·배나라·김준· 전호준·박진상·김강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세상 사람들이 롤라와 엔젤만 같으면 싸울 일이 없을 것 같아요. 다 인정해주잖아요. 있는 그대로를. 그렇게 세상이 변하면 좋겠어요.”

2014년 초연 그리고 2018년 세 번째 ‘킹키부츠’(4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엔젤로 활약 중인 전호준은 이렇게 말했다.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사·작곡한 넘버로 꾸린 뮤지컬 ‘킹키부츠’는 드래그 퀸(Drag Queen 여장 게이)을 위한 부츠를 만드는 W.J 브룩스 공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도시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던 찰리(김호영·박강현·이석훈, 이하 가나다 순)가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위기에 처한 구두공장을 물려받으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성장담이다.

그의 성장에는 진정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용감하고 아름다운 롤라(정성화·최재림)와 여섯 명의 엔젤(김강진·김준·박진상·배나라·이종찬·전호준) 그리고 돈(고창석·심재현), 로렌(김지우), 조지(이우승) 등 공장사람들이 힘을 보탠다.


◇존재 자체가 편견 없음! “엔젤들은 롤라의 식스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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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 엔젤로 출연 중인 전호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희 엔젤 여섯 명의 출신들이 다 달라요. 엔젤 자체가 편견 없이 만들어 둔 캐릭터들이죠. 인종차별, 지역차별, 위아래 없이 한팀으로 묶인 그 자체로 멋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자체가 편견이 없다는 걸 보여주잖아요. 어느 하나 평범한 사람이 없지만 제일 마음이 넓은 사람들이죠.”

2016년 재연에 이어 올해도 합류한 박진상은 엔젤을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진상의 말에 전호준은 “표면적으로 엔젤들은 롤라의 쇼걸이지만 마냥 예쁘기만 해서도 안된다. 사연이 있는 것도, 개연성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여섯 엔젤은 정말 중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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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 엔젤로 출연 중인 박진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희 여섯이 다 달라요. 연기나 대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저희는 안보이는 데서도 계속 연기를 하고 있거든요. 보이진 않지만 그런 것들이 롤라 연기와 어우러지면서 활력을 더하죠. 롤라와 엔젤들, 아이돌그룹처럼 보이게 하는 게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큰형 전호준의 설명에 이종찬은 “롤라가 대장이고 저희가 서브나 백댄서가 아니다. 롤라급의 자부심을 가진 여자들”이라며 “롤라 만큼의 위치와 색깔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롤라도, 저희도 돋보일 수 없다”고 말을 보탠다.

“옷과 피부색, 헤어스타일 뿐 아니라 롤라와는 다른, 저마다 가진 색이 강한 여섯 명의 여자들이죠. 외국 크리에이티브팀에게서 엔젤들이 롤라가 가지고 있는 식스센스라고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콕 집어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누군가는 적극적이고 강한 에너지를 가진 욕망을, 또 누구는 귀엽고 재기발랄한 모습을 표출하죠. 그렇게 도도하고 차분하거나 똑똑하고 지적인 매력 등 다양한 감각들을 대변하고 있어요.”

뮤지컬 ‘이블데드’의 스윙, ‘캣 조르바’의 데카, ‘플라토노프’의 집시 등으로 무대에 올랐던 이종찬은 스스로를 “저는 검은 피부에 폭탄머리, 징 박힌 옷을 입고 도발적이면서도 강렬한 욕망, 성적 매력, 본능을 대변한다”고 부연했다.

“단지 여성스럽게만 표현하는 게 아니에요. 저희 여섯 엔젤 각각이 롤라의 식스센스 중 어떤 걸 강하게 표출하느냐에 따라 관객들도 전혀 다른 매력과 즐거움을 얻으시거든요.”

이에 엔젤 오디션 장에서 심사위원들이 요구한 주력 테스트 항목 역시 “본인의 퍼스낼러티를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욕망’ 종찬부터 ‘광기’ 김준까지 그리고 왁싱부터 다이어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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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 엔젤로 출연 중 김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배)나라는 백치미가 좀 있어요. (김)준이는 외국에서 살다 와서 그런지 표정이나 리액션의 결이 좀 다르죠. (김)강진이는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귀여워요. 우울한 척하는 것도 귀엽죠. (이)종찬이는 에너지왕이에요.”

박진상의 일목요연한 정리에 이종찬은 “진짜 신기한 게 재연에서 제 역할을 했던 (뮤지컬 ‘타이타닉’에서 보초 프레드릭 플릿을 연기하고 있는) 권용국 형이랑 모든 사이즈가 비슷하다”며 “형의 의상, 신발이 저한테 정확하게 맞는다. 수선을 하나도 안할 정도”라고 전했다.

“허벅지와 엉덩이, 바디라인을 맡고 있는 전호준입니다.” 엔젤이 되기 위해 피나는 다이어트로 5kg을 감량하고 3달 동안 텀블링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는 큰 형님 전호준과 2016년 재연에서는 ‘신선함’을 맡았고 세 번째 시즌에서는 ‘발칙함’을 대변하며 술 다이어트(안주 없이 술만 마시기) 중이라는 박진상은 남다른 인연으로 맺어진(?) 사이다. 초연에 이어 재연에서도 엔젤로 합류할 예정이던 전호준이 다른 공연 중 “군 면제를 받을 정도로” 큰 부상을 당하면서 갑자기 투입된 엔젤이 박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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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 엔젤로 출연 중인 박진상(왼쪽)과 전호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큰형(전호준)은 저한테 정말 소중한 분이에요. ‘킹키부츠’가 너무 하고 싶어서 (2014, 2016년 롤라였던) 강홍석 형한테 오디션이 있으면 좀 알려주십사 했는데 재연은 엔젤 6명이 그대로 간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다 (전호준) 형님이 다치면서 ‘뉴시즈’ 공연을 하는 도중에 부랴부랴 합류했어요. 재연 프로필 촬영이 끝나고 다 같이 모인 자리에 형님이 오셨는데 너무 따뜻하게 격려해주시는 거예요. 오실 때마다 ‘너는 너대로 하면 돼’라고 해주시는 모습에 감동 받았죠.”

전호준에 대해 “나도 저런 선배가 돼야겠다 생각했다. 이번에 형이랑 같이 하게 된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박진상에 전호준은 “그 역할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으니 대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엔젤은 나, 내가 가진 수많은 것 중 하나.” 큰형 전호준과 둘째 형 박진상을 비롯해 ‘킹키부츠’로 뮤지컬에 데뷔하는 김강진·김준, 다양한 무대에서 실력을 다진 배나라·이종찬은 “엔젤은 또 다른 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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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 엔젤로 출연 중 이종찬(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욕망’을 온몸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이종찬 뿐 아니다. “저는 광기를 맞고 있는 김준입니다.” 미국에서 살다 ‘킹키부츠’로 뮤지컬에 데뷔하는 김준은 스스로 ‘광기’를 대변한다고 목청을 높였고 김강진과 배나라는 ‘탈색’과 ‘기럭지’를 담당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김강진은 “식스센스 중 까불까불 발랄한 역할이라면 제가 가진 동질의 것과 어떻게 하면 잘 섞어 표현할까를 많이 생각했다”며 쫄쫄 굶는 다이어트, 근육운동, 탈색, 왁싱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엔젤로 거듭나면서 느낀 속내를 털어놓았다.

“엔젤이 되기 위한 노력 일순위가 왁싱이었던 것 같아요. 15cm짜리 힐을 신고 연습을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왁싱은 정말…색다른 경험이었죠.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입술이 다 터질 정도였죠. 그랬는데 신기하게도 브라질리언 왁싱까지 하고부터는 더 자부심이 느껴졌어요.”

‘레베카’ ‘프랑켄슈타인’ ‘잭 더 리퍼’ ‘경성특사’ 등 앙상블을 거쳐 ‘킹키부츠’ 엔젤로 합류한 배나라는 여전히 빨갛게 부어오른 복사뼈를 보여주며 “힐에 적응하는 데 오래 걸렸다”고 토로했다.

“힐 뒷굽이 발목을 자꾸 차는 거예요. 힐을 신고 걷는 법이 잘못된 걸 나중에야 알고 적응할 무렵엔 앞꿈치와 발바닥에 무리가 오기 시작하더니 발바닥 앞 정중앙에 구두 군살이 두껍게 배겼어요. 수시로 물집도 생겼다 없어졌다 하고….”

새끼발가락까지 말썽이라는 배나라는 발의 수난시대를 거치며 엔젤이 돼 가는 과정이 마냥 신기할 뿐이라며 웃는다. 김강진 역시 “힐 신고 엔젤을 연기하는 그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며 “힐을 신고 걷지도 못하던 제가 언젠가 ‘처음부터 다시 갈게요’라는 연출님 말에 반대편으로 육상선수처럼 뛰는 걸 느끼고는 진짜 신기했다. 이제는 힐을 벗는 게 더 이상할 정도”라고 말을 보탰다.


◇드래그 퀸 “우리와 다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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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사진제공=CJ E&M)

 

“또 다른 세상이 있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생각이나 행동이 워낙 독특하고 특이해서 그렇지 똑같은 사람이죠.”

이태원에 살면서 ‘드래그 퀸’(Drag Queen 여장 게이)을 자주 접했다는 전호준의 말에 김준 역시 “피상적으로 화려하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접하니 별다를 것 없이 똑같은 사람”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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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 엔젤로 출연 중인 배나라(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냥 좋아요. 많은 분들이 그 부분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미국에 있으면서 많이 배운 게 시선에 대한 느낌이었어요. 드래그 퀸이든, 우리가 별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든 곁눈질하고 뒷담화를 하면서 당사자가 안들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쳐다보는 것 자체가 편견이고 차별이고 평가하는 거잖아요.”


김준의 말에 김강진은 “이 작품을 하기 전에 드래그 퀸을 딱 한번 본 적이 있다. 이태원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며 일화를 전했다.

“그때도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없었지만 그냥 나랑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었는데 ‘킹키부츠’를 하면서는 좀 달라졌어요. 굳이 다름을 인정한다는 거창한 개념이 필요 없는 것 같아요. 같이 지내온 친구의 느낌이랄까요.” 

 

전혀 다른 매력의 엔젤들처럼 배우들 역시 자신들이 연기하는 드래그 퀸에 대한 이해도나 태도 역시 제각각이었다. 뮤지컬 전공자로 학창시절 성소수자에 대해 따로 공부를 할 정도였던 배나라는 “배워서 아는 것과 그들로 살아보는 건 확연히 다른 것 같다”고 솔직하게 속내를 전했다.

“실제 게이들도 만나고 드래그 퀸들도 만나면서 나랑 다를 게 없는 사람들임을 깨달았고 마음의 편견이나 벽은 꽤 오래 전에 허물어졌어요. 게이 친구도 생겼고 자연스레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게도 됐죠. 하지만 실제로 드래그 퀸을 연기하니 어렵고 힘들더라고요.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 마음을 이해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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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의 여섯 엔젤. 왼쪽부터 이종찬·김강진·박진상·배나라·김준· 전호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진지하고 깊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배나라의 말에 이종찬은 “드래그 퀸도 본인이 가진 색깔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놀랍지만 저도 춤을 추면서 선이 예쁘게 나오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지금까지는 실제로 그럴 일이 없었는데 ‘킹키부츠’에서 몸매가 다 드러나는 레깅스를 신고 춤을 추면서 알게 된 거죠. 제가 가지고 있던 색 중 평소 표현하지 못하던 걸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느낌이에요. 드래그 퀸에 대한 편견이나 생각이 바뀌기보다 제가 가진 색, 나한테 맞는 옷(역할) 등을 표현하면서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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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에 엔젤로 출연 중인 김강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리곤 ‘킹키부츠’ 중 “난 여자를 사랑해, 아니 숭배해. 나는 평생을 여자에게 사랑받고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라는 롤라의 대사에 빗대 속내를 전했다.

 

“성소수자, 자아의 개념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그리고 가지고 있는 색깔, 여자를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느껴지는 그 대사가 와닿았어요. 드래그 퀸은 그냥 옷 같아요. 그 옷이 맞는 사람이 소수일 뿐인 거고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그 옷을 입은 사람이 어색할 뿐이죠. 그런 점들을 ‘킹키부츠’의 엔젤을 통해 유쾌하고 재밌게, 관객들이 어색해하지 않게 풀어낼 수 있어서 저에게는 되게 좋은 옷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킹키부츠’의 엔젤로 무대에 오르는 요즘이 너무 행복하다는 이종찬의 말에 엔젤들이 일제히 “맞아요”라고 목청을 높인다.

“화장을 하면 호르몬이 분비돼요. 공기가 달라지면서 눈빛부터 모든 것이 달라지죠.”


그리곤 “엔젤이 아닐 때는 왜 그렇게 주눅 들고 못생겨 보이는지 모르겠다”는 박진상의 말에 다시 한번 엔젤들이 온몸으로 동의를 표한다.

“진상 형이 엔젤 분장을 하고 거울을 보면서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너 갖고 싶다’ ‘고귀하다’ ‘고결하다’…진짜 그런 것 같아요.”


◇엔젤이라는 프라이드, 행복과 성장을 주는 작품의 힘…‘킹키’하게 스마일라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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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의 여섯 엔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종찬·배나라·김준· 전호준·박진상·김강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너무 뿌듯하고 희열에 벅찬 마음이면서 부담도 엄청 커요. 이전에 한 엔젤들에 비해 아쉽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더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작품 뭐해?”라는 지인들의 질문에 ‘킹키부츠’의 엔젤이라 답하는 순간 자부심이 느껴질 정도로 극에 빠져 있다는 배나라는 “저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엔젤들과 분위기 조성이 잘 된 상태에서 방향이 잡혀가는 게 너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저에게 엔젤은 부럽고 닮고 싶은 사람이에요. 세상을 당당하게 바라보고 싸우는 용기도 닮고 싶고 자신에 대해 떳떳하고 솔직한 모습이 많이 부러워요. 그런 엔젤로 설 수 있어서 마냥 따뜻하고 행복해요.”

이렇게 말한 김강진, 배나라 뿐 아니라 김준·박진상·이종찬·전호준도 ‘킹키부츠’의 엔젤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프라이드에 행복하다며 “내년에도, 10년 뒤에도, 몸이 따라주는 한 ‘나 엔젤’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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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사진제공=CJ E&M)

“어떤 작품이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다 보니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게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여기(킹키부츠)는 신기하게도 ‘킹키’라는 단어 자체로 모두가 공감대가 형성되고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아요. ‘킹키’라는 말 자체가 별나고 특별하고 남들과 다른, 특색있는 이라는 뜻인데 저희가 그런 것 같아요. 엔젤들을 포함해 모든 배우가 ‘킹키부츠’라는 작품 안에서 궁금할 게 전혀 없을 정도로 모든 걸 보여주고 있죠.” 

  

이종찬의 말에 전호준과 박진상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단한 작품의 힘”이라고 강조한다. 전호준은 “‘킹키부츠’하면 떠오르는 많은 것들 중 ‘성장’이라는 단어가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며 “극 자체가 두 남자의 성장스토리인데다 저희 또한 엔젤로 무대에 서면서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이든 그냥 그 자체로 좋은 것 같아요. 누군가 뜬금없이 어떤 매력을 보여줘도 의아해하기 보다 다 받아들이거든요. 상견례 이후 프로필 촬영을 하면서 처음 만났는데도 마음을 터놓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던 것 같아요. 대뜸 형들(전호준·박진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년들아 즐기자’하는데 저희도 그냥 훅 빠져들었죠. 작품이 가진 힘과 영향력 그리고 그에 걸맞는 좋은 사람들이 모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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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의 여섯 엔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종찬·배나라·김준· 전호준·박진상·김강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이종찬의 전언처럼 ‘킹키’라는 단어에 열려버린 마음의 문처럼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신나게 무대에 오르고 있다”는 배나라는 “요즘은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한참을 “행복하다” 반복하던 배나라는 전호준·박진상을 가리키며 “형들이랑 해서 행복하고 종찬이 형, 준이 형이랑 해서 또 행복하고 강진이가 있어 또 행복하다”고 아우성이다. 그 아우성에 전호준은 “스마일라이징! 쇼 하는 우리도 행복하고 보는 분들도 행복하게”라고 말을 보탠다.

“이 작품을 하면서 저희 자체도 달라졌어요. 못받아들일 게 없어졌죠. ‘네 자신이 돼라’ 너무 멋있잖아요. 누군가 ‘지금 당장 행복하니’라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답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저희는 하루하루 킹키한 게 느껴지고 정말 행복하거든요. 매일 킹키하면 좋겠어요. 저희 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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