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더불어 문화

[B그라운드] ‘오픈마인드’면 ‘달리’ 보일 ‘달리’를 만나다…‘살바도르 달리’展

입력 2021-11-27 16:15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살바도르 달리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오픈마인드면 돼요. 달리는 워낙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작가였죠. 마음을 열고 그 당시 달리가 한 생각을 달리의 입장에서 관람한다면 더 와닿을 거예요.”

‘달리’가 달리 보일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11월 27~2022년 3월 2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디자인전시관)를 기획한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Fundacio Gala-Salvador Dali) 수석 큐레이터 카르멘 루이즈 곤잘레스(Carmen Ruiz Gonzalez)는 이번 전시 관람에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 “오픈마인드”라고 당부했다. 

 

살바도르 달리
26일 DDP에서 열린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살바도르 달리 재단의 수석 큐레이터 카르멘 루이즈 곤잘레스(왼쪽부터), 미국 플로리다 달리 미술관 보드멤버 이사장 캐런 랭 존스턴, 살바도르 달리 재단 후안 마누엘 세비야노 대표이사(사진=허미선 기자)

 

“첫 대규모 회고전으로서 다양한 달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우선이었어요. 워낙 다양한 커리어를 지닌 달리와 개인적인 모습까지 다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달리 작품을 소장한 3개 기관이 함께 했어요. 그 만큼 다양 작품들 중 엄선해 각 주제(피리어드)에 맞게 배치하는 등 엄청난 정성을 들였죠.”

곤잘레스 큐레이터의 설명처럼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이하 살바도르 달리)展은 스페인의 초현실주의(Surrealism) 거장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으로 살바도르 달리 재단의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 미국 플로리다 달리 미술관(Salvador Dali Museum), 스페인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de Arte Reina Sofia)의 소장품 140여점이 총망라된다.  

 

살바도르 달리 전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26일 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살라도르 달리 재단의 후안 마누엘 세비야노(Juan Manuel Sevillano) 대표이사는 이번 회고전에 대해 “달리만을 위한 독보적인 전시”라며 “달리의 다양한 분야를 짚어 집중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 다양한 기법과 디자인, 프린터, 과학적 진보에 대한 관심, 영화까지 아우르는 달리의 행보를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그 어떤 전시와도 비교가 어렵죠.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린 만큼 기대와 감명이 큰, 실제 결과물도 뿌듯한 전시예요.”

세비야노 대표의 전언처럼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를 비롯한 삽화, 설치작, 영화와 애니메이션, 사진 등에 응집된 달리의 초현실주의,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기록하는 자동기술법(Automatisme), 사물에 대한 강박과 집착, 왜곡 등을 표현한 편집광접 비판(Paranoiac Critic) 기법, 전통 회화 기법과 정밀 소묘 등이 선보인다.  

 

살바도르 달리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 중 ‘네로의 코 주위의 탈 물질화’를 작업하고 있는 살바도르 달리(사진=허미선 기자)

 

2주 동안 배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이 자리에 서게 돼 영광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미국 플로리다 달리 미술관 보드멤버 이사장인 캐런 랭 존스턴(Karen Lang Johnston)은 “달리가 살아 있다면 했을 전시”라고 소개했다.

존스턴 이사장의 설명처럼 전시는 ‘천재의 탄생’ ‘초현실주의: 손으로 그린 꿈 속의 사진들’ ‘미국: 새로운 기회와 자유’ ‘그래픽 아티스트, 이상한 나라에서 온 돈키호테처럼’ ‘나의 영원한 왕국, 포트이가트’ ‘시각적 확상에 대한 탐구’ ‘영원불멸한 거장들의 천국’ ‘달리의 꿈속으로 떠나는 여정’ ‘메이 웨스트 룸’ ‘전설과 함께, 살바토르 달리’ 10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살바도르 달리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展에서는 삽화가로서의 살바도르 달리 작품도 만날 수 있다(사진=허미선 기자)

 

각 섹션에서는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돈키호테 데 라만차’ ‘삼각모자’ ‘셰익스피어에 대한 소동’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을 재해석한 삽화가로서의 달리, 고향 포트이가트(Portlliga)와 아내 갈라, 지인 등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 그만의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설치작, 편집광적-비판기법·이중형상·스테레오스코피·홀로그래피·4차원 탐구, 핵-신비주의(Nuclear Mysticism)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영원불멸한 거장들의 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 작가에 대한 가치 비교 리스트’는 매우 흥미롭다. 10여년에 걸쳐 작성된 이 리스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메소니에, 도미니크 앵그르, 피카소, 라파엘로, 마네, 몬드리안 등 거장들을 ‘기법’ ‘영감’ ‘색감’ ‘타이틀’ ‘천재성’ ‘구성’ ‘독창성’ ‘신비로움’ 등 각 항목별로 비교하고 있다.

 

살바도르 달리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展 중 파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을 재해석한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사진=허미선 기자)

 

각 항목별로 높은 점수를 준 디에고 벨라스케즈,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라파엘로, 요하네스 베르메르에 반해 거의 대부분이 0점인 몬드리안, 존재감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마네, ‘신비로움’ 항목에서 2점을 받은 피카소 등. 이 ‘가치 비교 리스트’에서는 달리의 취향과 철학이 고스란히 만져진다.

이 섹션에서는 피카소 ‘아비뇽의 여인들’, 미켈란젤로의 ‘로렌조 메디치의 무덤’ 조각상과 ‘피에타’ 등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재해석한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존스턴은 “(달리의 아내 갈라가 등장하는 초기작품인) ‘슈거 스핑크스’(Tje Sugar Sphinx)가 잘 전시돼 특별하다”고 추천했다. 

 

‘슈거 스핑크스’는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 속 인물을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존스턴 이사장은 “오렌지빛으로 둥글게, 해가 뜨는 것처럼 잘 꾸며진 것 같아서”라고 특별한 이유를 설명했다. 

 

살바도르 달리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展 중 미국 플로리다 달리 미술관 보드멤버 이사장 캐런 랭 존스턴이 특별하다고 추천한 ‘슈거 스핑크스’(사진=허미선 기자)

 

살바도르 달리 재단의 세비야노 대표와 곤잘레스 수석 큐레이터는 “달리가 실제로는 어떤 사람이었는가”라는 질문에 각각 “시대를 40, 50년은 빨리 산 사람” 그리고 “다양한 면모를 가진 작가”라고 털어놓았다. 달리에 대해 “시대를 40, 50년은 빨리 산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세비야노 대표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과학과 기술의 진보에 관심이 많았어요. 혁신적으로 상식을 깨부수는, 끊임없는 도전을 하는 작가죠. 그런 부분이 이번 전시에 잘 반영됐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시대의 진보한, 세계의 중심이 되는 한국과 달리의 전시는 잘 조화를 이룬다는 생각이 들어요.”

곤잘레스 수석 큐레이터는 “달리는 초현실주의가 꼭 열어야할 새로운 창문을 열어준 사람”이라고 표현한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의 표현을 빌어 달리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살바도르 다리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展 중 대형 설치작 ‘메이 웨스트 룸’(사진=허미선 기자)

 

달리는 항상 새로움을 갈망했으며 초현실주의에 엄청난 영향을 준 작가죠. 초현실주의는 글쓰는 작가는 들에 의해 시작됐지만 화가들로 확산돼 발전한 운동입니다. ‘달리’ 하면 생각하는 언어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한 작가이기도 해요. 달리는 당시 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투영되고 접목되는 작가죠.”

세비야노 대표와 곤잘레스 수석 큐레이터의 평처럼 ‘살바도르 달리’展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지금 봐도 기발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정도로 진보적이며 현대적이다. 전시장의 출구 앞 대형 설치작으로 ‘메이 웨스트 룸’(Mae West Room)에서는 달리 특유의 번뜩이는 상상력과 기발함을 만날 수 있다.

달리와 건축가 오스카 투스케츠(Oscar Tusquets)와 협업한 프로젝트로 따로도 작품으로 존재하는 가구, 회화, 인테리어 소품 등이 한데 합쳐지며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