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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뷰] 호러에 세련됨을 더하면?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입력 2021-11-2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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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픽쳐스
두 배우가 거울을 보는듯 연기하는 모습도 이 영화의 색다른 매력이다.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를 통해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를 뽐냈던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이번엔 호러로 돌아왔다. 다음달 1일 개봉하는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매일 밤 꿈에서 1960년대 런던의 매혹적인 가수 샌디(안야 테일러 조이)를 지켜보던 엘리(토마신 맥켄지)가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되면서 겪는 공포와 서스펜스를 그린다.

죽은 사람의 환영을 보는 엘리는 사실 7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엄마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 남다른 패션감각으로 런던의 패션 스쿨에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똑똑하지만 학교에서는 그저 수줍음 많고 촌스러운 시골출신의 소녀일뿐이다.

엘리는 기숙사를 나와 소호에 위치한 낡고 오래된 건물 꼭대기에 방을 얻게 된다. 무똑뚝하고 정 없는 건물주인은 남자를 숙소에 들이면 안될것과 두 달치 선월세와 보증금을 요구한다. 현대적인 인테리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곳은 저렴한 임대료 대신 엄한 숙소규칙이 있었지만 엘리에게는 문제 될 것이 없었던 것. 할머니와 오래 산 탓에 과거의 팝송을 즐겨듣고, 앤틱 가구와 빈티지 옷에 익숙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유니버설 픽쳐스1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영화는 21세기에 사는 엘리가 꿈을 통해 1960년대를 사는 가수지망생을 만나면서 비극으로 치환된다. 빼어난 외모와 춤솜씨, 가창력을 갖춘 샌디는 유명 클럽의 매니저인 잭을 만나게 되고 곧 스타가 될 꿈에 부풀어 있다. 

 

자신과 다르게 당당하고 화려한 샌디에게 영감을 받은 앨리의 일상도 변화된다. 갈색머리를 샌디처럼 금발로 물들이고 의상 스케치에 당시의 패션 트렌드를 녹여내며 친구들과 교수들에게도 눈에 띄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꿈을 통해 본 샌디의 삶은 결코 빛나지 않았다. 잭은 샌디의 능력을 이용해 쇼비지니스의 도구로 삼고 엘리는 그로인해 점차 시들어가는 50년 전 자신과 같은 또래의 여성의 좌절을 맛본다. 

 

어쩌면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어디선가 반복되는 착취와 자아상실을 보여주는 영화에 가깝다. 하지만 비루한 과거라도 기꺼이 딛(묻)고 일어날 수 있음을 간과하지 않는다.

일단 이 영화는 예고편만 보고 기대를 해선 안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엘리의 눈에만 보이는 죽은 영혼들은 흡사 ‘식스센스’급 반전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분명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를 오마주 한 것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비명과 그에 준하는 식칼은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찔리는 고통이 느껴질 정도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반전에 정신이 얼얼해지는 것은 공동각본과 연출을 맡은 감독의 힘이 크지만 호러적인 요소를 탁월하게 소화하는건 배우의 힘이다. 할리우드 대세배우인 안야 테일러 조이와 떠오르는 신성 토마신 맥켄지를 한 화면에 보는 즐거움은 ‘라스트 나잇 인 소호’만의 무기다. 무엇보다 토마신 맥켄지는 같은날 공개되는 넷플릭스의 ‘파워 오브 도그’에서도 무시못할 존재감을 갖추고 있어 한국 관객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을 만 하다. 117분.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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