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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K콘텐츠 열풍의 현장, 반가운 원어민 번역가에 대한 기대…2021 한국문학번역상

입력 2021-12-0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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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국문학번역상
2021 한국문학번역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수상자들. 왼쪽부터 영어 신인상 박지혜, 프랑스어 신인상 자스망 케빈, 독일어 신인상 데니스 겝하르트, 대상 및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박인원, 대상 응우옌 응옥 꿰, 스페인어 신인상 아나 곤잘레스, 러시아어 신인상 예브게니아 담바에바(사진제공=한국문학번역원)

 

“지난해부터 베트남에는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제1외국어가 한국어인 대학이 30여개고 고등학교에서도 한국어 강의가 늘었죠. 대학의 한국학과는 한국문학을 강의하는 등 대학생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젊은 층이 한국문화, 콘텐츠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확실해요.”

7일 2021년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번역대상 수상자 응우옌 응옥 꿰(Nguten Ngoc Que)는 베트남의 K콘텐츠 열풍에 대해 전했다. 한국문학 전문 번역가이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연수평가원의 교수요원으로 재직 중인 그는 김부식의 고전소설 ‘삼국사기2’(Tam Quoc Su Ky II)를 베트남어로 번역해 소개해 2021 한국문학번역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응우옌 응옥 꿰
2021 한국문학번역상 대상 수상자인 응우옌 응옥 꿰(사진제공=한국문학번역원)
응우옌 응옥 꿰는 앞서 ‘심청전’ ‘홍길동전’ ‘삼국사기1’, 김려령의 ‘가시고백’ 등을 번역한 바 있다.

“최근 들어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가 많아졌어요. 문화, 역사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죠. 예전이라면 지원을 받아 출판해야 했지만 요즘은 출판사들이 한국 유명 작품, 팔릴 만하고 시장성이 있는 작품들을 번역해 출판하고 있습니다.”

응우옌 응옥 꿰와 더불어 독일어로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Aufzeichnungen eines Serienmorders)을 번역 출간한 박인원이 한국문학번역 대상을 수상했다. 박인원은 대상과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박인원은 ‘살인자의 기억법’에 대해 “독일에서 관심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라며 “추리라는 소재와 서사구조가 어필했다고 생각한다. 생각 이상으로 일반 독자들도 좋아하는 작품으로 오디오북으로도 제작돼 읽히고 있다”고 전했다.

1993년 제정된 한국문학번역상은 한국문학번역원이 전세계에 출간된 한국문학 작품 중 우수작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한국문학 전문·신진 번역가, 한국학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해외에서 번역출간된 24개 언어권의 136종을 대상으로 외국인 심사, 내국인 심사, 최종심사를 거쳐 2종의 대상 수상작을 선정한다.

2002년부터는 신진번역가 발굴을 위해 ‘번역신인상’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번역신인상에 대해 “현대·고대·근대작품 하나씩, 총 세 작품을 지정해 공고하고 응모자들은 세 작품 중 한편을 골라 번역해 겨룬다”고 설명했다.

올해 지정작은 고전작품인 ‘강도몽유록’, 근대작인 백신애 ‘나의 어머니’, 현대작품 최은미의 ‘여기 우리 마주’로 응모작은 총 281건이다. 이들에 대한 예비심사, 1차 외국인 심사, 2차 내국인 심사를 거쳐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아랍어 등 9개 언어권별로 하나씩 수상작을 선정했다.

박인원
2021 한국문학번역상 대상 수상자인 박인원(사진제공=한국문학번역원)

심사결과 영어권의 박지혜, 프랑스어의 자스망 케빈, 중국어 조가역, 일본어 버치 미와, 베트남어 응우옌 옥 마이 티(이상 ‘강도몽유록’ 번역), 독일어 데니스 겝하르트, 스페인어 아나 곤잘레스, 러시아어 예브게니아 담바에바, 아랍어의 살마 모함마드 아흐마드 하사넨(이상 최은미의 ‘여기 우리 마주’ 번역)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러시아어권 신인상 수상자인 예브게니아 딤바에바는 ‘우리 여기 마주’를 번역한 이유에 대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 문제도 있고 모두가 겪는 어려움이나 페미니즘적 요소도 있어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작품”이라 밝히며 “러시아 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프랑스어권 수상자 자스망 케빈은 ‘강도몽유록’에 대해 “병자호란 때 죽은 여인들에 대한 소설”이라며 “그때 죽은 여인들이 하나씩 살아나 마음을 토로하고 경험한 이야기를 한다. 사대부들이 어떤 나쁜 짓을 했고 그 일로 자신들이 얼마나 충격 받았는지 등을 털어놓는다. 소설을 읽은 후의 여운이 길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대상 수상자인 박인원은 “번역을 할 때는 구체적 줄거리보다 문체, 작품이 가진 분위기 등을 옮길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를 위해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타협을 하곤 한다”며 “저보다는 어휘력이 풍부한 독일 원어민 변역가가 더 많은 걸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곤 자신의 첫 독일어 번역서인 은희경의 ‘새의 선물’ 번역 당시를 떠올리며 원어민 번역가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번역하던 당시는 독일 유학 중이었어요. 한국어를 전혀 못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 독일 친구와 공동작업을 했죠. 두 사람이 만나 타협하듯 살릴 것과 포기할 것을 추리곤 했어요. 그러면서 많이 배웠죠. 그때에 비해 원어민 번역가가 많이 늘어서 반가워요. 다양한 작품들이 다양한 번역가들에 의해 다양한 문체로 번역될 수 있어서 기대가 큽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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