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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저런것까지?!… 모두 바다로 갑니다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마이클 스타코위치의 '우리가 바다에 버린 모든 것'

입력 2023-07-01 07:00 | 신문게재 2023-06-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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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은 해양 쓰레기를 ‘바다와 해변에서 폐기·유기되어 장기간 잔류하는 모든 종류의 제품 가공품 고형물’이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간단히 “우리가 바다에 버린 지저분한 것 중에서 절대 맨발로 밟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다. 해양 쓰레기는 자연 생물과 인간의 생명을 위협한다. 어업과 선박 운항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며 관광산업을 망치기도 한다. 저자는 “바다와 해변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범죄’”라고 말한다. 해양 쓰레기 종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음을 상기시키면서, 해양 오염 전반에 관한 더 깊은 이해와 복원 노력을 촉구한다. 살아 숨쉬는 해변을 복원하자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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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활용·내구성 강화가 시급한 유리와 전구

담배꽁초를 제외하고 유리 제품은 비 플라스틱 쓰레기 중 가장 많이 발견된다. 소금물과 햇빛에 잘 견뎌 잘 분해되지 않고, 강한 햇빛을 모아 갑작스럽게 화재를 일으키기도 한다. 위험물 라벨이 찍힌 유리병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유리는 재활용과 업 사이클링이 최선이다. 깨진 유리조각이라도 만들 수 있는 물건이 무궁무진하다.

전구는 1920년대부터 의도적으로 짧은 수명을 갖도록 설계되었다. 전 세계 1만 개 석유·가스 시추 플랫폼의 밤을 밝히고 있다. ‘오션 컨서번시’의 25년 통계에 따르면 해변에서 수거된 전구와 형광등이 44만 개에 육박한다. 전구는 매우 얇기 때문에 부서지기 쉽다. LED 전구 중에는 유독 물질이 포함된 것 들도 있어 위협적이다.



◇ 녹과 첨가제로 위협하는 금속, 타이어, 자동차


모든 금속은 바다 속에서 녹이 슬어 자연생물의 삶을 위협한다. 알루미늄 캔은 해변에서 가장 많이 수거되는 쓰레기 10위 안에 늘 자리한다. 냉장고나 주방 싱크대, 쇼핑 카트에 난파선이나 조난선도 꽤 발견된다. 폐 자동차는 물론 그 바퀴 자국도 환경을 망친다. 새끼 바다거북이 갇혀 그대로 죽거나, 바다 쪽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타이어에는 나일론과 천, 철장까지 들어 있다. 해변에는 놀이터용 폐타이어가 많다. 정박한 배의 충격 완화 대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인공어초를 만들려 일부러 바다에 버려지기도 한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억센 내구성에 유연성을 더해주는 첨가제까지 들어 있어 자연과 인간의 건강과 안전에도 대단히 위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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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 오염의 주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플라스틱과 해양 쓰레기는 거의 동의어다. 매년 800만 톤이 바다로 흘러 들어 간다. 비닐봉지, 통발, 낚싯줄과 어망 등 가장 위험한 해양 쓰레기 톱 10이 모두 플라스틱이다. 향유고래까지 소화기관이 막혀 굶어죽거나 얽힘 사고로 희생된다. 플라스틱 속 화합물은 서서히 바다를 오염시킨다. 크루즈선에서의 클레이 사격 탓에 산탄용 탄피와 금속 총알, 플라스틱 충전재 쓰레기도 발견된다.

스티로폼은 물에 잘 뜨기에 파도를 타고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간다. 문제는 분해에 500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해양 생물들은 수면에 뜬 작은 조각을 삼켜 목숨을 위협받는다. 해변에서 스티로폼을 태우면 독성 물질과 발암 물질이 방출된다. 예전 뉴욕시처럼 최대한 일회용 스티로폼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이다. 바이오플라스틱도 좋은 대안이다.



◇ 불결한 위생용품과 의료 폐기물


머리 끈은 해변에서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위생용품 1위다. 해변 데크에서는 많은 콘돔과 포장지가 발견된다. 일회용 면도기에 변기까지 발견된다. 전적으로 다른 차원의 불결함을 안겨주는 쓰레기가 의료 폐기물이다. 약물, 연고, 반창고, 수액용품 등 모두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폐기물이다. 낮은 수준이지만 방사능도 함유하고 있다.

해변에서 가장 위험한 해양 쓰레기 중 하나가 주사기다. 하루에 수 만 개가 발견된다. 마약 투약용 주사기였을 가능성이 크다. 주삿바늘은 속이 비어 있어 유독 물질과 병원균이 묻어 있을 수도 있다. 위탁업체가 바다에 의료 폐기물을 불법 투기할 때도 있다. 1987년 여름에는 110㎞ 해안선을 덮쳐 뉴저지주 해변이 두 번이나 폐쇄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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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재 쓰레기’ 해변가구·설비와 어구


해변의 선 베드와 파라솔은 순식간에 해양 쓰레기가 된다. 소금기 많은 바닷바람은 해변 가구들을 서서히 쓰레기로 만든다. TV, 전화기 등 각종 전자 폐기물의 양은 2009년과 2014년 사이에 이미 두 배로 뛴 바 있다. 요즘은 셀카 봉도 가끔 발견되지만 대부분은 부엌과 화장실, 세탁실 물품들이다.

어업은 해양 쓰레기의 최대 원인이다. 의도치 않게 ‘혼획’ 되었다가 죽은 채 바다에 버려지는 생물이 매년 2700만 톤에 달한다. 이들은 바다에 뭘 버리기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어구가 대표적이다. 북대서양에서만 매년 2만 5000개가 유실되거나 버려져 해양생물을 질식시킨다. 저자는 워낙 고가 제품이라 소유주나 선박 이름이 적혀 있어 주인을 추적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속증하는 수상스포츠 쓰레기와 유기성 화합물

일반 신발은 물론 서퍼들이 신는 네오프렌 부츠나 다이버용 다이빙 핀은 분해가 극히 어렵다. 수상스포츠 용품 시장이 커질수록 분해되지 않는 해양 쓰레기는 늘어 간다. 저자는 “사람들이 물에 뛰어들 때 가지고 들어가는 물건 개수보다 물에서 나올 때 손에 들고 나오는 개수가 더 적다”고 비판한다.

매년 생산되는 식품의 3분의 1, 무려 13억 톤이 그대로 버려진다. 인간과 야생 동물의 배설물은 기생충이나 박테리아 같은 병원균으로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매년 200만~800만 톤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된다. 시추선과 항구는 물론 노후선박 해체나 선박 내부 탱크를 세척 때도 기름이 버려진다. 저자는 “유류 오염의 궁극적인 책임은 소비자인 인간에게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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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로 분해 어려운 나무와 종이


가공된 목재가 문제다. 선박용 목재에는 독성이 강한 약품이 묻어 있다. 사고로 부서지는 선박에 보험금을 타려고 일부러 버려지는 배들도 있다. 무엇보다 나무는 물에 뜨기에 먼 거리를 이동해 외래종을 유입시켜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 나무판자를 엮어 만든 팔레트는 1년에 최소 5억 개 넘게 생산되어 해양 환경과 안전을 위협한다.

종이는 생각보다 잘 썩지 않는다. 더 질기고 강한 내구성을 내려고 염료와 화학약품이 사용되거나 코팅되기 때문이다. 책이나 잡지, 종이컵 등 해변의 종이 쓰레기는 대부분 해수욕객들 탓이다. 종이 포장지와 두루마리 휴지도 자주 발견된다. 최근에는 택배상자가 골칫거리다. 저자는 “폐지 1톤을 재활용하면 1~2톤의 목재를 아낄 수 있다”고 말한다.


◇ 최악의 초소형 유독 폐기물 ‘담배 꽁초’

개수로 따졌을 때 가장 많이 버려지는 쓰레기다. 언제나 큰 격차로 1위다. 해변 정화의 날에는 하루에 200만 개가 수거된다. 1년에 소비되는 담배 6조 개 가운데 4조 5000억 개가 자연에 버려진다고 한다. 담배꽁초에 들어가는 필터는 플라스틱이라 분해도 힘들다. 담배를 태우면 4000개 이상의 화학 물질이 생성된다. 최악의 초소형 유독 폐기물인 셈이다. 최근에는 전자담배가 새 골칫거리다.

저자는 “담배 꽁초 버리는 사람에게는 해변의 모든 꽁초를 손으로 줍는 벌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담배회사들이 생분해 필터 연구에 더 많이 투자하고, 꽁초를 가져오면 보증금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담배연기나 오염물질을 걸러주지 못하는 필터를 아예 빼버리도록 규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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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쓰레기로부터 인간과 지구를 구할 방법은?


저자는 자발적이고 주기적인 해변 청소를 강조한다. “우리 모두가 쓰레기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만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해변에 가져가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권한다. ‘지구 해변은 공공재’라는 인식 아래 ‘반려해변 프로그램’을 통해 인근 해변을 입양해 1년에 한 번 해변을 청소함으로써 건강하고 안전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만들자고 호소한다.

그는 ‘6R’의 실천을 강조한다. 다시 생각하고(Rethink) 거절하고(Refuse), 적게 쓰고(Reduce), 다시 쓰고(Reuse), 고쳐 쓰고(Repair), 재활용(Recycle)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치우기(Remove)’라는 또 하나의 R을 추가할 것을 권고한다. 대중은 환경 의식 수준부터 높이고, 정부는 관련 법안과 인프라 구축을 촉구한다. 기업에는 재활용 가능한 재료와 기술개발 등 더 나은 통찰력을 요구한다.

저자는 EU와 북미가 전자 폐기물 처리에 관한 법령을 가지고 있음에도 각각 40%와 12%의 전자 폐기물만 자체 처리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국제 규약 제정을 촉구한다. 전자 폐기물 수입국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기금도 조성하고, 소비자의 책임을 명시한 규제를 신설하자고 힘주어 말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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