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그저 '신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반짝이는 미드 '헤일로' 하예린

[Hot People]단언컨대, 올해 가장 무서운 소녀들

입력 2022-06-20 18:00 | 신문게재 2022-06-21 11면

연기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상이 있다. 바로 신인상이다. 데뷔한 후 뒤늦은 스포트라이트로 주·조연상을 받을 순 있어도 신인상 만큼은 뉴페이스(New Face)를 가진, 엄밀히 말하면 그 해의 발견상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각 극장과 전세계 안방을 사로 잡은 두 명의 신인이 있다.

지난 15일 4년 만의 속편으로 돌아온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과 한국에서 16일 정식으로 선보인 파라마운트+의 ‘헤일로’ 속 주인공이다. 전작이 1408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신시아에 시선이 쏠렸다면 후자의 하예린은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발탁된 한국배우라는 점에서 남다른 내공을 기대하게 만든다. 왕관의 무게를 기꺼이 견딘 그들의 내면은 단단했고 당찼으며 자신감이 넘쳤다.

◇ 외모, 외국어, 연기 다 되는 마드리갈 행성의 소녀 ‘헤일로’ 하예린

동양미가 가득한 얼굴은 하예린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다. ‘헤일로’를 위해 한국에 일시 귀국한 하예린이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파라마운트+)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게임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헤일로’는 26세기를 배경으로 인류와 외계 종족의 갈등을 다룬다.

액션과 모험은 기본으로 각 인물 간의 풍성한 드라마 스티븐 스필버그, 대릴 프랭크, 저스틴 팔비가 제작에 참여했다. 액션과 모험을 기본으로 각 인물 간의 풍성한 드라마가 9개의 에피소드에 펼쳐진다.

아버지이자 반란군 리더인 ‘진 하’(공정환)의 딸 관으로 출연하는 하예린은 첫장면부터 말괄량이 기질이 다분한 모습으로 등장해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한국어와 영어, 우주어를 오가는 장면에서 글로벌적인 경험이 빛을 발한다. 해외에서 태어나 계원예고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하예린은 다시 호주로 건너가 연기를 전공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한국은 모든 작품이 ‘한 배를 탄 운명’이라고 가르친다면 해외에서는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가르친다는 게 유일한 차이”라고 웃었다. “다양한 인종과 성별이 어우러진 ‘헤일로’의 촬영현장에서 국어로 연기하는 게 유난히 뿌듯했다”는 그는 “관은 마드리갈의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의 길을 이어가려고 한다. 실제로 현장에서 아빠 같았던 공정환 선배님과 둘이서 현장을 주도하는 듯한 자부심을 매 순간 느꼈다”고 고백했다.

우주가 배경인 탓에 거대한 블루 스크린을 배경 삼아 대부분 상상력에 기대 연기해야 했던만큼 한국보다 약 3개월 전 해외에서 먼저 공개된 ‘헤일로’에 대한 만족도도 상당해 보였다. 곧 시즌2를 촬영하러 다시 부다페스트로 가야 한다는 하예린은 “한국 콘텐츠들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끄는 만큼 그 연결고리를 잘 해내는 것이 제몫”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헤일로' 하예린(사진제공=파라마운트+)

실제로 드라마 속 관의 모습은 누가 봐도 한국적인 설정이 많이 등장한다. 한글을 변형한 문자와 아버지의 추도식은 씻김굿 특유의 구슬픈 음조가 흘러나온다. 여러 시공간과 종족들이 교차되며 대치하는 만큼 SF특유의 차가운 톤을 상쇄하는 역할이 상당하다. 그 중심에서 하예린의 연기톤은 시종일관 당차고 안정적이다.

인류 최고의 군인으로 탄생된 스파르탄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목도하고 결국 버림받지만 그마저도 투지로 불태우는 캐릭터를 날 것 그대로 소화하기 때문이다.

번역은 배우의 몫은 아니지만 ‘헤일로’의 한국어 대사를 자연스럽게 고쳐서 역으로 감독에게 제안할 만큼 하예린의 열정은 남달랐다. (사진제공=파라마운트+)

“무엇보다 ‘헤일로’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간성을 들여다보는 작품이에요. 앞으로 더 보여줄 모습이 많으니까 기대해주세요. 개인적으로 좀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작품에 끌리는 편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기생충’에서 보여준 봉준호 감독님의 서글픈 블랙코미디도 하고 싶어요. 롤 모델인 메릴 스트립과 비올라 데이비스처럼요!”

다른 듯 닮은 두 사람

신시아와 하예린, 둘 다 한국 나이로는 만 24세로 극 중 나이는 열일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사실 극 중 하예린의 나이는 영어 대사로 틴에이저(Teen-ager)로 나올뿐 외계 행성의 나이법으로는 몇 살인지 등장하지 않지만 앞으로 나올 시즌2의 설정상 17살로 추정된다. 신시아의 경우 2초 정도 나오는 실험체 보고서에 성별과 나이가 나와 눈길을 끈다. 신시아 역시 “그 나이대를 염두해 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제2의 누구’라는 호칭

신시아와 한때 같은 소속사였던 김다미는 ‘마녀1’ 편으로 데뷔해 그해 모든 신인상을 휩쓸었다. 2편의 캐스팅 후 베일에 쌓인 채 영화를 촬영했던 신시아는 전임 마녀(?)과 비교를 피할 수 없다. 그는 “닮아 보인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좋다”면서 “전작에 누가 되지 않게 제 몫의 연기를 열심히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원로배우 손숙의 외손녀로 알려진 하예린은 “어렸을 때 한국에 올 때마다 관객들을 웃고 울리는 할머니의 연기를 보며 다른 사람을 흔들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에 존경심을 가졌다. ‘헤일로’를 통해 동양 배우로서의 근성 그리고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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