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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 경쟁에 불똥 튄 한국 경제…교묘한 ‘양다리’ 경제 외교 필요

바이든 "미중 관계 곧 해빙될 것"
세계 공장·시장, 중국과 관계 개선 모색 해야

입력 2023-05-22 16:39 | 신문게재 2023-05-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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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중국발전포럼 개막<YONHAP NO-2934>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이후 주최하는 첫 대규모 오프라인 국제회의인 중국발전고위급포럼(이하 발전포럼)이 지난 3월 25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 국빈관에서 개막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첫날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

 

22일 추경호 부총리가 “중국은 우리의 제1 교역국이자 가장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라며 다시 ‘탈중국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의 대미 관계 강화와 미국의 대중 견제 노선 편승에 따른 반발로 중국이 한국을 패싱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해명’이다.

대중국 수출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줄었고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1~4월)만 100억 달러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 이유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중국 자립화, 중국 내 소비 부진 등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요소가 영향을 줬지만 미국·중국 패권 경쟁의 불똥이 튀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억제하려고 하고 있고 이는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축시키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전체 매출 중 중국 비중은 18.8%로 2014년 이후 처음 20% 미만을 나타냈다. 반면 미주 매출 비중은 31.8%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3월 내놓은 ‘2023년 양회로 살펴본 중국 경제·산업정책 방향’에 따르면 반도체와 이차전지 및 핵심 광물자원 공급망 분야에서의 미국의 대중 정책이 커질수록 중국의 대응도 신중하지만 강경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압박도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수출 감소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화장품, 핸드폰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중국 제품의 품질 경쟁력이 높아졌고 또 반한 감정으로 인한 ‘한국산 구매 안하기’ 영향도 크다. 최근 중국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최근 0%대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이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단절할 수 없어 중국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미국도 중국과 관계 개선 메시지를 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종료 후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풍선을 미국이 격추한 이후 냉각된 미·중 관계가 곧 해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분리(디커플링)하려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제거(디리스크)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다변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존 대 중국 강경 기조에서 관계 개선을 바라는 분위기로 메시지가 변했다고 읽힌다.

이에 한국은 경제 실리를 위해 경제적으로 밀접하고 영향을 크게 받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세종연구소가 지난 3월 발표한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중국시각 고찰’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은 미국의 본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이 야기시킨 미중 신냉전 분위기 출현과 국제정세의 대변화에 따라 한국 정부가 줄곧 견지해 온 소위 안미경중(安美經中)식 대중, 대미정책은 점차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중간 정치 체제와 이념은 다르나 경제무역 분야에서 밀접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어 경제와 사회-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해 새로운 공통 이익 창출과 상호 신뢰를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대중 수출 부진은 중국 산업구조 변화도 있지만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의 경우 중국과 관계가 안 좋은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우리 산업구조를 한 번에 바꿀 수가 없고 미중 사이에서 ‘양다리’ 혹은 ‘세다리’를 타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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