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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국립극장 2023-2024 시즌 ‘험난’해도 ‘열린 극장’으로 가는 출발점 “좋은 작품”

입력 2023-07-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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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9_23 24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발표 기자간담회_001
국립극장이 2023-2024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했다(사진제공=국립극장)

 

“국립극장이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게, 조금이라도 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부임한 지 4개월이 다 돼 가는데 개방이 전적으로 이뤄지지는 못했지만 로비를 열었어요. 1층에는 휴식공간, 2층에는 북카페를 조성하고 봄가을에는 매주 토요일 무슨 일이 있어도 (해오름극장 앞) 광장에서 행사를 하고자 합니다.”

부임 당시 ‘열린 극장’을 표방하며 문턱을 낮추겠다고 했던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19일 광화문 소재의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올해는 지금의 남산 국립극장으로 이주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라고 말문을 연 박 극장장은 “제가 부임하고 가장 숙제는 공사 후 없었던 관객을 위한 식당 마련”이라며 “8월에는 관객을 위한 식당이 오픈하고 2층에는 북카페를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립극장이) 접근성이 안좋기도 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셔틀버스를 증차하는 등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좋은 작품을 만들어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건 국립극장
박인건 국립극장장(사진제공=국립극장)

이어 박 극장장은 “공연 회수를 좀 늘려보자 한다”며 “앞으로 해오름극장이나 우리 예술단체 공연은 과거보다 20% 이상 늘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립극장은 9월 1일 ‘디스커버리’를 시작으로 피날레를 장식할 국립창극단 신작 ‘만신: 페이퍼 샤면’을 비롯해 6월 30일까지 신작 24편과 레퍼토리 9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13편 등 60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박인건 극장장은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2, 국립오페라단·국립발레단 등을 비롯한 7개 예술단체와 페스티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국제현대무용제(MODAFE) 등과 손잡고 다양한 공연들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박지리 작가의 동명소설을 극화한 연극 ‘합★체’,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의 이야기를 음악극으로 풀어낸 이기쁨 연출의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 밀로 라우 연출의 ‘에브리 우먼’, 세종의 ‘월인천강지곡’을 모티프로 한 ‘세종의 노래’, 김미란 각색·연출작 ‘맥베스’ 등 기획공연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나부코’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등을 선보인다.

제작극장으로서 자체 콘텐츠도 변화를 맞는다. 국립창극단의 유은선 단장 겸 예술감독은 “그간 해온 레퍼토리의 안정적 운영, 새로운 신작 개발, 창극의 세계화”에 중점을 두겠다며 “한 군데 치우치지 않고 창극 발전, 활발하고 안정적인 단체가 되기 위한 단원 기량 강화에도 힘 쓸 것”이라고 밝혔다.

유 단장에 따르면 창극단은 “8월 영국 에든버러 축제를 위한 ‘트로이의 여인들’을 준비하고 9월에는 손진책 연출, 안숙선 명창 작창의 ‘심청가’, 11월 ‘패왕별희’, 12월에는 창작자 양성을 위한 작창가 프로젝트, 내년 3월엔 창극 ‘리어’, 5월 조유아·김수인의 ‘작창 IV’, 6월 ‘완창판소리’ 그리고 신작 ‘만신: 페이퍼 샤먼’이 공연된다.”

박칼린 연출, 박칼린·전수양 극본, 안숙선 작창, 장희선 작곡의 신작 ‘만신: 페이퍼 샤먼’을 이번 시즌 기대작으로 꼽은 유 감독은 “그간 원작이 있는 서사 위주의 작품을 만들어왔는데 한국만의 이야기로 세계에 도전하기 위한 신작”이라고 귀뜸했다.

유 감독은 “그냥 단순하게 공연을 계속 올리는 것 보다 중요한 건 지금 현재 창극단 위치 파악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설정”이라며 “문화재급 명창들의 ‘완창판소리’, 12월에는 ‘세종의 노래’와 단원 전원이 참여하는 ‘송년판소리’도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립극장 산하 단체 예술감독
국립극장이 2023-2024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국립창극단 유은선 예술감독, 국립무용단 김종덕 예술감독, 국립국악관현악단 여미순 예술감독 직무대리(사진제공=국립극장)

 

김종덕 국립무용단장 겸 예술감독은 “새롭게 진화하는 국립무용단이라는 슬로건 아래 작품을 준비하며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다양하게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티베트 불교 경전에서 영감받은 ‘사자(死者)의 서(書)’라는 작품을 2024년 신작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종덕 단장의 안무작인 ‘사자의 서’에 대해서는 “죽음과 삶에 대한 고찰로 오랜만에 국립무용단 전원이 무대에 오른다”며 “6월에는 고블린파티 안무의 ‘신선’과 차진엽 안무가의 ‘몽유도원무’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더불어 국내외에서 40여 차례 공연된 국립무용단 대표 프로그램인 ‘묵향’ 투어가 예정돼 있고 설 연휴를 특별하게 했던 ‘새날’ 등 기획공연들이 ‘축제’로 이름을 바꿔 하나로 통합돼 선보일 예정입니다.”

김 단장은 ‘축제’에 대해 “전통춤도 때와 장소, 대상에 따라 툴이 바뀐다”며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 하나의 작품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더블빌(두 작품이 동시에 공연되는) 형태로 선보일 ‘신선’ ‘몽유도원무’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 문화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 무용 공연들이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정체성을 발휘하는 좋은 작품을 제작하는 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전통 무용이 동시대성을 확보하고 현대예술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립극장
국립극장이 2023-2024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했다(사진제공=국립극장)

 

지난 6월 AI로봇 지휘자 에버6와 함께 한 공연 ‘부재’(不在)로 눈길을 끌었던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여미순 예술감독 직무대리는 “항상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을 위한 레퍼토리를 만들어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시즌을 여는 개막작으로 여자경 지휘자가 새롭게 탐구한 국악관현악을 선보일 신작 ‘디스커버리’를 비롯해 무대와 객석을 넘나드는 이머시브 공연 ‘관현악의 기원’, 광장에서 열리는 ‘애주가’(愛酒歌), 작곡가 이용조의 ‘시조 칸타타’와 시대의 지성 이어령이 작사에 참여한 ‘천년의 노래, 리버스(Rebirth)’을 연주하는 ‘한국의 숨결’ 등을 선사한다. 여미순 직무대리는 기대작으로 ‘관현악의 기원’과 ‘애주가’를 꼽았다.

“얼마 전 ‘부재’로 많은 관심과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고 있죠. 비슷한 맥락으로 VR을 활용한 공연이 ‘관현악의 기원’입니다. VR을 활용한 실험으로 기술, 타 장르 영역과 협업하죠. ‘애주가’는 저희가 했던 연주 형태 중 가장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공연입니다. 전통주에 우리 음악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곡들이 연주되는지 기대감을 가지고 있어요. 관객들도 전통주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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