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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전기항공기·전기선박시대 온다

입력 2023-10-11 06:22 | 신문게재 2023-10-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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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남석 산업IT국장
석기시대가 돌이 없어 끝난 것이 아니 듯, 전기차시대 역시 내연기관 자동차가 없어서 저무는 것이 아니다. 필름 카메라나 전화기의 운명도 매 한가지였다. 세상만사, 필요와 효용의 법칙이 신기술 잉태를 흡인하는 게 순리인가 보다. 어느 시대나 멈추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채워주기 위한 진화의 산물, 우리는 그것을 문명의 진보라 일컫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격랑 속에 빠져 들고 있는 자동차시장의 변화상을 보며 문득 떠오른 단상이다. 사실 130년 이상을 탄탄하게 자리 잡은 채 인류를 ‘지구촌’으로 끈끈하게 압축시킨 주역이자 산업 발전의 원동력인 4사이클 기반 엔진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도로 위에 굴러다니는 자동차 10대 중 1대가 전기차라고 한다. 10년 안팎의 짧은 시간, 전기차가 불러온 ‘격세지감’이다.

작년 한 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가 1000만대에 육박했다고 한다. 올해는 1500만대 넘게 팔릴 것 이라고도 한다. 매년 팔리는 자동차 수가 8000만대 안팎이라고 하니, 전기차 열풍이 가늠되고도 남는다. 게다가 앞으로 7년 내 전 세계 전기차 비중이 65%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엔진차는 10대 중 3~4대 정도만 남는다는 얘기다. 시대적 발명품 엔진시대가 ‘퇴출시계’를 가리키고, 전 세계 각국의 보조금과 기술 발전은 엔진차 멸종을 윽박지르는 결정타를 준비 중이다.

엔진과 모터 간 균형추는 테슬라발 가격 인하에서 무너지고 있다. 통상 동급 차량 기준, 엔진차 대비 30~40% 비싼 것이 전기차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 동안 그 갭은 각국 정부의 보조금이 메워 왔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특히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은 핵심 소재인 배터리의 원자재 공급 안정과 신기술 등이 강력한 촉매라는 대목이다. 얼마 전 뉴욕타임즈가 올해 중, 전기차와 엔진차 가격이 비슷해 질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치킨게임’을 논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게임체인저급’ 이슈가 예상보다 일찍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 7월, 모델 Y(후륜구동) 국내 판매가격을 5699만원으로 대폭 인하한데 이어 이달에 미국 현지에서는 또 다시 3~4% 더 낮추는 파격 행보를 놨다.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에 생산비가 싼 중국 기가팩토리가 핵심 키워드였다.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가격 싸움에 참전을 선언했다. 당장 현대차가 지난달 연식변경 모델인 2024년형 아이오닉6의 일부 트림 가격을 인하했다. 현대차가 신차 가격을 낮춘 것은 이례적이다. KG모빌리티도 신형 전기차 토레스 EVX(중국 BYD산 LFP 배터리) 가격을 사전계약 당시보다 낮췄다. 사전계약 보다 실판매 가격을 낮춘 것 역시 흔치 않은 일이다.

여기에 진짜 ‘게임체인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와 전기차 전용 변속기 단수 개발 경쟁 등은 추가 옵션이다. 전기차의 진화 방향이 안정성과 효율성 쪽으로 새 길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빨라진 ‘아듀 엔진’과 전기차시대가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사이, 기술 발전은 이미 전기비행기와 전기배를 잉태하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그 날은 10년 안에 올 공산이 크다. 이제 우리는 K배터리와 전기차를 넘어서는 신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K모터와 배터리가 하늘과 바다를 누비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송남석 산업IT국장 songn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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